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시리즈 <흑백요리사>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그러자 중국에서 "한국이 중국 요리를 훔친다", "한국이 중국 문화를 한국 것이라고 우기고 있다"라는 반응과 가짜뉴스가 퍼지고 있습니다.
특히 온라인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에는 프로그램에 참가한 한국인 요리사가 만든 중식 '바쓰'를 가리켜 "한국인들이 한식이라 주장할 것"이라며 "한국이 훔치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글과 영상이 앞다퉈 올라오고 있습니다.
또한, 심사위원인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를 가리켜 '대도둑'이라며 백 대표가 그동안 올린 유튜브 영상을 짜깁기해 "백씨가 중국 요리를 자신이 만든 창작 요리라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공격하고 있습니다.
"한국이 중국 문화를 훔친다"... 유네스코에 등재된 강릉단오제
최근 중국에선 "한국이 중국 문화를 훔친다"는 가짜뉴스가 끊이지 않고 나옵니다. 이런 가짜뉴스의 시작은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강릉단오제'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앞두고 있었고, 중국인들은 "한국이 중국의 단오절을 베껴 문화를 약탈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중국의 단오와 한국의 강릉단오제는 차이가 있습니다. 중국의 단오는 결백과 지조를 지키기 위해 5월 5일 멱라수에 몸을 던진 초나라의 신하 굴원을 기리며 제사를 지낸 것이 시작입니다. 하지만 한국은 대관령 산신에게 제사를 지내거나 창포물에 머리를 감고, 부채를 만들거나 씨름 등 민속놀이를 즐기는 축제에 가깝습니다. 실제로 유네스코에 등재된 이유도 오랜 시간 이어져온 전통축제를 보존해야 한다는 의미였습니다.
당시 중국은 한국과 중국이 동시에 등재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명칭만 같지 그 내용이 서로 달라 문화유산으로 공동등재하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중국은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지만, 중국의 일부 언론과 민속학자를 중심으로 혐한 보도와 가짜뉴스가 극성을 부렸습니다.
가짜뉴스를 양산하는 중국 언론사들
단오제를 시작으로 중국에서는 한복과 김치, 윤동주 시인 정체성, <오징어게임> 소품 저작권에 이르기까지 한국 문화를 두고 논쟁과 시비를 벌이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논쟁과 가짜뉴스를 중국 언론이 검증 없이 오히려 인용 등의 방식으로 재생산한다는 점입니다. 특히 중국 언론들은 부정적인 논조로 한국을 공격하거나 선동적인 표현으로 혐한 정서를 조장합니다. 아울러 가짜뉴스임이 밝혀져도 정정보도를 하지 않아 가짜뉴스 확산에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기도 합니다.
지난해 국정원은 "중국 언론 홍보 업체가 국내 언론사로 위장한 웹사이트 38개를 만들어 친중, 반미 콘텐츠를 유포해 국내 여론 조성에 악용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들 사이트는 서버는 중국 등 해외에 두고 운영하면서 국내 언론 기사를 불법으로 변조 가공해 친중 여론을 유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물론 중국 당국에서도 가짜뉴스나 가짜 언론사를 단속하는 이른바 '칭랑' (인터넷 정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3일 공개된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은 웹사이트를 통해 악의적인 뉴스나 과장된 제목, 언론사 위조 계정의 활동 등을 단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일각에선 중국 당국의 기관지도 혐한 가짜뉴스를 검증 없이 재생산했다는 사실을 두고 중국 정부가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뉴스와 혐오 표현에 너무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