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들녘은 겨자빛 섞인 황금빛이다. 이천 들녘에서는 벼 수확도 한창이다. 콤바인은 바리캉으로 소년의 머리카락을 깎듯이 벼를 단정하게 벤다. 바로 탈곡한다. 이천라이스센터에서는 벼 수매 차량이 오간다.
정미기에서는 여느 해보다 무더운 여름을 너끈히 견딘 벼 낟알이 고품질 임금님표이천쌀로 변신한다. 임금님표이천쌀은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 공식 공급 쌀로 지정됐고 2024년 9월 3일 한국소비자브랜드위원회와 한국소비자포럼이 주최한 올해의 브랜드 쌀 부문 대상을 차지했다.
'쌀'을 주제로 한 전국 유일 축제
이천에 오면 이러한 풍경에 전통 농경문화와 현재 이천 농촌문화가 어우러진 축제를 즐길 수 있다. 16일부터 20일까지 5일간 이천시농업테마공원에서 열리는 제 23회 이천쌀문화축제이다. 이 축제는 전국에서 최고의 맛과 품질을 자랑하는 '이천쌀'을 중심에 두고 여는 종합 문화관광축제이다. 올해 축제 주제는 '쌀로 만든 모든 것, Made In Icheon'.
축제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석재우 이천농업기술센터 농촌문화팀장에게 이번 축제에 관해 들어봤다.
- 이번 축제는 23회. 대한민국 전 국민이 삼시 세끼 먹는 밥, 우리나라 사람의 주식인 밥을 짓는 쌀로 문화를 만들고 축제로 연결시키고 계속 성장시켰다.
"전국에서 '쌀'을 주제로 여는 축제는 이천이 유일하다. 이 축제는 원래 1999년 11월 10일~11까지 열린 제1회 농업인축제로 시작했다. 11월 11일을 '농업인의 날'이고 이 날을 기점으로 전후 이주간 지역마다 농업에 관한 다양한 행사를 실시한다. 당시 이천농업인축제는 농업인들의 친목도모와 농업기술교류를 위한 목적이 컸다.
이후 2001년 3회는 이천햅쌀축제로, 2004년 6회 때부터 이천쌀문화축제로 명칭을 변경한 후 지금에 이르고 있다. 그러면서 7년 연속 '문화관광 최우수 축제',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지역문화매력 100선', '2024년 경기관광축제', 제12회 대한민국축제콘텐츠대상 등을 수상하며 지역을 넘어 전국 문화관광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이천시민의 저력을 보여주는 한 사례라고 본다."
- 이천 쌀이 타 지역 쌀에 비해 맛있는 이유는.
"첫 번째는 미네랄과 마그네슘, 칼륨 등의 함량이 높고 깨끗한 물이다. 이천농가 88%가 지하수로 농사를 짓는다. 물의 영향이 없을 수 없다. 두 번째는 기온. 이천은 우리나라 내륙 중앙에 위치해 있고 광주산맥과 차령산맥과 인접해 있다. 이 산맥이 맞닿은 분지형에 남한강 수계로 계절마다 기온차와 일교차가 크고 평균기온과 상대습도는 낮다.
가을에는 일조량이 많아 벼 생육에 최적의 환경이다. 토양도 중요하다. 이천은 화강편마암(굵은 모래)과 점토 함량이 높은 회적갈색의 흙이 섞여 있어 토양이 비옥하다. 벼의 생육 후기까지 충분한 영양 공급이 가능하다. 농업기술센터와 농협에서는 수도작 재배농가를 위한 교육을 실시하고 임금님표이천브랜드관리본부에서는 쌀 품질조사도 한다. 농가는 이에 발맞춰 최선을 다한다."
- '이천명 이천원 가마솥밥'은 대형가마솥에서 갓 지은 쌀밥에 겉절이와 나물과 고추장을 비벼 먹는다. 상상만으로도 입안에 군침이 돈다. 커다란 가마솥에 밥 짓는 기술 또한 경이롭다. 유네스코에 등재돼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
"'이천명 이천원 가마솥밥'은 이천시생활개선회원 가운데 쌀밥명인들께서 대형 가마솥에 2천 명 분의 밥을 한 번에 지어서 식대로 2천 원을 받고 판매하는 프로그램이다. 지역명 '이천'의 동음이의어인 2000에 착안해 만들어진 나눔 행사다. 이 행사는 2005년 이천쌀문화축제추진위원회가 개발한 대표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로 시작됐다.
당시엔 축제 기간 동안 매일 1회 배식했으나 방문객들의 호응에 힘입어 다음 축제 때부터 연이어 이번 축제도 하루에 2회 배식한다. 밥값은 그대로 이천 원이다. 축제 하루 전날부터 1인분 쌀 양과 2천 명 분 쌀 량을 산출하여 그 양과 물 분량, 불 때는 시간 등을 모두 세팅한다. 이렇게 하는 곳은 이천이 유일하다. 올핸 더욱 맛있는 이천쌀밥을 드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5색의 가래떡을 600m 길이로 뽑아 나눠 먹는 행사도 축제의 즐거움을 더하리라 기대한다."
이천에서만 누릴 수 있는 다양한 체험
- 이천쌀문화축제는 2022년부터 이천농업테마공원에서 열린다.
"이천농업테마공원은 임금님표이천쌀과 이천 농·특산물의 우수성을 알리고 쌀의 소중함과 가치에 대한 대국민 인식을 제고를 위해 조성됐다. 그런 의미를 담아 공원 입구에 있는 종합안내센터는 하얀쌀 형태의 조형물이다.
그 바로 건너편 건물에 '라이스카페', '(사)임금님표 이천브랜드관리본부'가 있다. 종합안내센터를 지나 오른쪽으로 올라가면 다랭이논에서 실제로 5월에 모를 심고 가을엔 벼를 수확한다. 마옥산 아래 이천쌀문화전시관과 숙박시설, 캠핑장도 있다. 이번 축제때 다랭이 논에서 직접 모내기 체험을 할 수 있다."
- 모내기 체험을 하려면 모가 있어야 한다. 가을에 모가 있나.
모가면에 있는 농가 비닐하우스에서 육묘를 길렀다. 그 모를 가져와 실제로 모내기체험을 하고 사진도 찍을 수 있다. 일반 농업인들에겐 당연한 일이지만, 농사를 짓지 않은 사람들이 논에 들어갈 일은 없다. 논에서 사진 찍을 일도 없다. 도시민들이나 다른 일을 하시는 분들, 젊은이와 아이들한테 잠시나마 농업에 대해 알고 신선한 추억거리가 됐으면 한다.
- 이천농업테마공원 인근 모가면에 소재한 여러 기업 등에서 축제 기간이나 일정 기간 동안 관람객을 위한 할인 행사도 한다던데.
"천연온천수로 정평이 난 테르메덴 Pool & Spa에서는 온천의 주차장을 축제 임시주차장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협조했다. 또 축제팸플릿을 소지한 분한테 11월 중순부터 올해 연말까지 테르메덴 입장료를 50% 할인해준다. 시몬스에서는 축제 기간 동안 축제팸플릿 지참시 카페 시몬스 그로서리스토어에서 판매하는 모든 음료를 30% 할인해준다. 복합문화공간 라드라비 아트 앤 리조트에서는 미술관 입장료 5000원 할인, 5만원 권 숙박 바우처를 제공한다."
- 축제 세부프로그램을 보니 이천 전 지역민들이 함께 하는 즐거운 축제가 될 것 같다.
"올해 이천쌀문화축제에서는 이천에서만 누릴 수 있는 문화행사와 체험 및 먹거리, 쌀과 관련된 다양한 것을 총 10개 마당으로 구성했다. 세부 프로그램도 풍성하다. 이천쌀밥 명인전, 이천쌀문화학교, 탈곡, 볏짚 공예 체험, 거북놀이, 마당극, 이천쌀 및 쌀가공품, 농경유물, 전통음식 및 천연염색연구회 작품 전시, SK하이닉스 홍보관, 한국관광대 시음체험, 이천쌀할인행사, 제3회 이천전국사진촬영대회 등. 먹거리 마당에서는 작년부터 이천의 14개 읍면동 기관사회단체에서 음식을 준비했다. 바가지요금 없이 맛있는 이천 음식을 드실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이천시와 이천농업기술센터, 지역농업인단체, 이천시 유관기관, 관내기업, 대학, 지역봉사단체, 지역 문화예술 단체 등이 지역농경문화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고 지역의 물적 인적 자원을 발굴 활용하는 등 함께 하여 가능했다. 경찰서, 소방서 등과 협력해 축제 기간 동안 안전사고 방지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 올 가을 가족 친구 연인 등과 함께 이천쌀문화축제에 오셔서 이천 쌀 여행을 하시고 가을 정취를 즐기시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