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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세훈 서울시장이 21일 기자설명회에서 외로움-고립-은둔 종합대책 ‘외로움 없는 서울’을 발표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1일 기자설명회에서 외로움-고립-은둔 종합대책 ‘외로움 없는 서울’을 발표하고 있다. ⓒ 서울시 제공

오세훈 서울시장이 향후 5년 간 총 4513억 원을 투입해 '서울시민 누구도 외롭지 않은 도시'를 만들겠다고 21일 선언했다. 이를 위해 365일 24시간 운영되는 '외로움 전담 콜센터'를 운영하고 고립·은둔을 택한 시민을 다시 사회와 이어주기 위한 다양한 지원방안을 내놓는다. 기존 고독사 대책을 넘어서, 그 근본 원인인 외로움 문제부터 예방하고 재고립·재은둔을 막겠다는 취지다.

외로움·고립·은둔 문제가 최근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상황을 반영한 정책이기도 하다. 현재 서울에서만 취업실패와 대인관계 어려움 등으로 사회활동을 거의 않는 고립·은둔청년이 13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다. 또 보건복지부가 작년 고독사 사망자 3661명에 대한 실태조사를 한 결과, 실직·이혼 등에 사회와 단절된 중장년 남성이 그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고립된 어르신들도 급증하고 있다. 2022년 기준 서울 거주 노인 4명 중 1명이 홀로 살고 있다.

오 시장은 이날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외로움은 여러 형태의 불행의 가장 근저(根底)에 있다고 해도 과히 틀린 분석이 아니"라며 "외로움과 고립은 개인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주장했다.

다른 국가에서도 코로나 이후 심화된 외로움과 고립 문제를 '사회적 질병'으로 규정하고 대응 중이라고도 설명했다. 영국은 2018년 '외로움 담당 차관'을 신설해 제도적 대응에 나섰고, 일본도 2021년 고독고립대책 담당실을 만들고 관련법을 제정하는 등 예방정책을 도입·시행 중이라는 것.

이에 대해 오 시장은 "영국이나 일본 같은 경우 중앙정부 차원에서 (외로움 문제 등에 대해) 별도 부처를 만들고 대응하기 시작했는데 우리나라의 대책은 거기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외로움 문제에 대해) 지방자치단체에서 종합분석해서 범부서적 대책을 만든 건 국내 첫 사례 아닌가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집 밖 활동 성공하면 인센티브 주는 '365 서울챌린지' 등 추진

 서울시 문화행사나 생활체육 프로그램 등과 연계된 집 밖 활동에 도전하고 성공할 때는 한강캠핌장 이용권, 서울식물원 티켓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365 서울챌린지' 계획안.
서울시 문화행사나 생활체육 프로그램 등과 연계된 집 밖 활동에 도전하고 성공할 때는 한강캠핌장 이용권, 서울식물원 티켓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365 서울챌린지' 계획안. ⓒ 서울시 제공

'외로움 없는 서울'로 명명된 이번 대책은 ① 함께 잇다(외로움 예방 관리 강화) ② 연결 잇다(고립은둔가구 발굴 및 처방) ③ 소통 잇다(소통공간 형성 및 캠페인) 등 3대 전략으로 구성됐다.

먼저 외로움 예방 관리 강화를 위해 서울시는 외로움을 느끼는 시민이면 누구나 언제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온·오프라인 플랫폼 '똑똑 24 플랫폼'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 중 하나인 '외로움 전담 콜센터(외로움 안녕 120)'는 내년 4월부터 운영할 예정이다. 다산콜(120+특정번호)를 통해 '외로움 전담 상담원'과 1차 기초상담을 거치는 방식이다. 또한 기초상담 후에 필요에 따라 시의 '고립예방센터' 등 다양한 협업기관으로도 연결돼 추가지원을 받도록 한다.

또한 "정신건강위험군 중심의 마음상담서비스 대상을 모든 시민으로 확대(전 시민 마음투자사업)"하고, 고립감·우울증이 있는 중장년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한 '중장년 건강동행밥상'도 추진한다. 아울러 권역별 어르신 건강장수센터를 2030년까지 100개소 확대 설치하기로 했다.

서울시 문화행사나 생활체육 프로그램 등과 연계된 집 밖 활동에 도전하고 성공할 때는 한강캠핌장 이용권, 서울식물원 티켓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365 서울챌린지'도 추진한다. 챌린지 성공을 통해 성취감을 얻고 관계망 형성으로 외로움과 고립감을 해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오 시장은 서울시의 '손목닥터 8899'를 예로 들면서 "인센티브 시스템이 잘 작동해야 시민들이 활발히 참여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부연했다.

고립은둔가구를 적극발굴해서 특성별로 맞춤형 지원에도 나설 계획이다. 서울시는 이를 위해 빨래방·편의점 등 1인 가구 생활밀착업종을 고립가구 지원신청 접점으로 활용하고, 배달앱사와 협력해 할인쿠폰 제공 등으로 고립은둔가구의 외부활동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정책적 접근이 가장 어려운 은둔·지원거부 시민들에겐 고립경험 동료상담가 등을 활용한 '15분 외출 처방' 정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최대 20만 원(회당 5만 원)의 사회도약 참여비 등 인센티브를 제공해 집 밖 활동을 지속적으로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울의 다양한 장소를 열린 공간으로 조성해서 시민들이 더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소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도 밝혔다. 폐교나 빈집 등을 활용한 우리동네배움터 등 다양한 세대가 소통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을 적극 확보하고 '외로움 없는 주간'을 신설해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토크콘서트 등을 열기로 했다. 또한 외로움과 고립·은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런던, 도쿄 등 해외 주요 도시와의 국제협력도 강화하겠다고 했다.

오세훈 "범부서적 협업체계가 키포인트"

 오세훈 서울시장이 21일 기자설명회에서 외로움-고립-은둔 종합대책 ‘외로움 없는 서울’을 발표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1일 기자설명회에서 외로움-고립-은둔 종합대책 ‘외로움 없는 서울’을 발표하고 있다. ⓒ 서울시 제공

한편, 서울시는 이를 위해 2024년 526억, 2025년 691억, 2027년 1157억, 2028년 1191억 등 총 4513억 원을 향후 5년 간 투입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론 올해 내에 관련 민간기업과 MOU를 체결하고 생애주기별, 분야별 세부계획을 발표하겠다고 했다. 또한 내년엔 실태조사를 진행해 세부사업을 추진하는 등 '외로움 없는 서울'을 본격화 하겠다는 입장이다.

오세훈 시장은 "(외로움·고립·은둔 문제는) 절대 (한 부서에서) 단독해결하지 못한다. 이번 사업에 거의 모든 부서가 관련돼 있다"면서 "범부서적 협업체계가 이 정책의 키포인트"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그는 "(취임 후) 몇몇 정책을 시도하면서 뼈저리게 느낀 건 모든 부서가 함께 협업 체계를 구축하고 종합적이고 입체적으로 접근하지 않으면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며 "모든 실·국·본부가 함께 모여 회의도 하고 대책보고 때도 늘 같이 하도록 하면서 정말 입체적인 계획이 마련되도록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프로젝트는 앞으로 상당한 시행착오를 겪겠지만 그 과정에서 굉장히 튼실해질 것"이라며 "오늘 발표한 정책이 높은 자살률이나 우울감에 관한 물음에 대한 가장 실효적인 답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세훈#고립은둔#외로움#서울시#정신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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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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