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이른바 '광주 마세라티 뺑소니 사망 사건' 운전자에게 음주운전 혐의를 추가 적용한 뒤 공범과 함께 재판에 넘겼다.
광주지방검찰청 형사 2부(부장 김희주)는 23일 이 사건 마세라티 운전자 김아무개(32)씨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사·도주치상), 범인도피교사 혐의와 함께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를 적용해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이후 관련자 주거지 등 압수수색과 계좌 추적, 통신 분석, 영상 분석 등 보완수사를 거쳐 운전자 김씨가 당시 차량 운전 전 3차례에 걸쳐 최소 소주 2병 이상을 마신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보완 수사 과정에서 확인한 사실을 기초로 '위드마크' 공식에 따라 운전자 김씨가 면허 취소 수치인 0.08% 이상의 혈중알코올농도 상태에서 음주운전을 한 혐의를 밝혀낸 뒤 경찰에서 적용하지 않았던 음주운전 혐의를 추가 적용했다고 덧붙였다.
위드마크 공식은 음주운전 후 시간이 상당 기간 흘러 당시 혈중알코올 농도를 측정할 수 없는 경우, 섭취한 알코올의 양과 운전자 체중, 성별, 시간당 감소량, 경과 시간 등을 고려해 혈중알코올농도를 역추산하는 기법이다.
앞서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운전자 김씨의 음주운전 정황을 확인했다. 운전자 김씨 역시 사고 발생 이틀 만에 검거된 뒤 음주 운전 사실을 인정했다. 경찰 역시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했으나, 단속기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03%에 미달해 음주운전 혐의는 적용하지 않았다.
"경찰이 누락한 1, 2차 술자리 영상 확보, 음주양 위드마크 적용"
검찰 관계자는 이와 관련 "보완수사 결과 운전자 김씨 등은 사고 당일 오뎅바와 노래방, 횟집에서 3차까지 술을 마신 사실을 확인했다"며 "경찰 단계에서 고려되지 않았던 1, 2차 음주 당시 섭취한 알코올 양 등을 영상으로 확보해 적용한 결과 면허 취소 수치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날 이 사건 운전자 김씨의 도피를 도운 공범(33)에 대해서도 범인도피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현재 이 사건 운전자 등 피의자들에 제기된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 등 추가 의혹에 대해서도 경찰과 협력해 진상을 규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날 재판에 넘겨진 운전자 김씨는 지난달 24일 새벽 3시 10분께 광주 서구 화정동 도로에서 술을 마신 상태로 마세라티를 몰다 앞서가던 오토바이를 들이받는 사고를 내고 달아났다. 이 사고로 오토바이에 타고 있던 20대 연인 가운데 동승 여성이 숨지고 운전자는 크게 다쳤다.
마세라티 운전자 김씨는 사고 직후 지인들의 도움으로 대포폰을 사용하며 대전·인천·서울 등으로 도피 행각을 벌이다 도주 이틀 만에 서울에서 경찰에 검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