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서 전 어릴 적 꿈을 이뤘습니다."
㈔한국지체장애인협회 탐라장애인종합복지관이 주최·주관한 '웨어러블 재활로봇 콜라보 패션쇼'가 24일 오전 탐라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개최됐다.
이날 패션쇼의 주인공은 뇌병변 장애를 가진 청년 윤성현(28)씨다. 한때 모델이 되는 것을 꿈꿨던 그는 장애로 꿈과 멀어졌지만, 웨어러블 재활로봇 덕분에 다시 꿈에 한 발 다가섰다.
웨어러블 로봇을 착용한 윤씨는 청중들의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받으며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지만, 금세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레드카펫 위를 한발 한발 나아갔다.
아직 보조가 필요했으나 그의 걸음은 안정적이었다. 로봇은 윤씨의 생각이 전달되듯 유연하게 움직였다. 객석에서는 윤씨가 발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환호성이 나왔다. 그는 화답이라도 하는 듯 손을 흔드는 여유를 보였다.
윤씨는 이날 패션쇼를 위해 매일 스포츠센터에 출근해 치료와 운동을 병행했다. 오전에는 일을 하고 오후에는 재활로봇 운동과 치료를 받았다. 모델 수업을 받으며 자연스레 걷기 위한 연습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그가 양손을 자유롭게 하고 걸을 수 있었던 것은 웨어러블 재활로봇 덕분이다. 발끝부터 가슴까지 윤씨의 몸을 감싼 재활로봇은 그가 넘어지지 않고 걸을 수 있도록 했다.
마음처럼 몸이 따르지 않아 속상할 때도 많았지만, 운동을 포기하지 않았다.
윤씨는 "재활로봇은 손꼽아 기다리고 있던 존재"라며 "재활로봇 운동을 처음 했을 때 감격스러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엔 어떻게 하면 잘 움직일 수 있을까 혼자 많이 고민도 했지만 꿈이 있었기에 포기 하지 않았다"며 "꿈을 향한 도전은 아직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특히 "뇌병변장애인은 다리 힘이 강해진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며 "이제 재활로봇은 없어서는 안 될 동반자 같은 존재"라고 강조했다.
웨어러블 재활로봇은 뇌성마비, 뇌졸중, 척추손상 등으로 보행이 어려운 장애인의 보행 재활을 돕는 첨단 장비다.
탐라장애인종합복지관은 올해 3월 한국로봇사업진흥원의 '2024 웨어러블 재활운동기구 구입' 공모사업에 선정돼 1억1000만 원을 지원받아 재활로봇을 도입했다. 현재 10명의 장애인이 주 2회, 회당 30분씩 보행재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첨단 기술과 복지를 융합한 미래 사회복지 현장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면서 꿈을 향해 도전하는 장애인들의 노력을 응원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무대는 정신장애인과 발달장애인, 시니어모델이 함께 꾸며 그 의미를 더했다.
이날 행사는 패션쇼에 이어 아산사회복지재단의 '정신장애인 당사자가 주도하는 지역사회와의 소통 및 고립 해소' 공모사업 지원으로 설립된 직업창출 카페1660 개원식도 진행됐다.
고현수 탐라장애인종합복지관장은"이번 행사를 통해 첨단기술과 패션이 결합한 새로운 재활 패러다임의 가능성과 정신장애인의 자립, 도민과의 소통을 상징하는 공간이 도내에 널리 알려지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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