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한 지 한 달만에 소나무가 말라 죽어가고 있다. 도심에 있고 외지 관광객도 많이 온다는데 보기에도 좋지 않다."
27일 경남 진주성 앞 진주대첩광장(역사공원)에서 만난 한 시민이 밝힌 말이다. 주말을 맞아 제법 많은 사람들이 이곳으로 나들이를 하면서, 벌겋게 잎이 마른 소나무를 보면서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진주대첩광장은 17년간 추진‧공사를 한 끝에 지난 9월 27일 개장했다. 그동안 가려져 있던 가림막이 철거되면서 광장에 나무가 식재된 데다 관람석 형태의 콘크리트 구조물(진주성 호국마루)로 인해 논란을 빚고 있다.
그런데 개장 한 달만에 소나무 3그루가 말라 죽어아고 있는 것이다. 푸른 잎을 보여야 할 소나무가 잎이 붉게 변하면서 고사하고 있어, 진주시는 관찰하면서도 재식재를 검토할 정도가 되었다.
해당 소나무는 수령 40~50년 정도로 추정된다. 다른 지역에 있던 소나무를 옮겨 심은 것이다.
박정기 조경전문가는 "지나치게 높은 키의 소나무를 심어 진주성 앞이라는 장소성에 어긋나고 경관과도 부조화를 이루어 비판을 받더니 심은 나무도 고사하여 총체적 부실이다"라며 "나무는 사람과 달리 2/3 정도의 잎이 마르면 고사한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그는 "요즘은 수목 식재 기술이 개발되고 장비와 소재도 좋아져 대형수목도 거뜬히 활착한다"라며 "그런데 식재 후 이내 고사한다는 것은 제대로 된 나무와 제대로 된 기술이 투입되지 않았다는 방증이다"라고 했다.
박 조경전문가는 "소나무는 국목(國木)이라 할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고 아끼는 나무로 도심 한복판에 벌겋게 말라죽은 소나무를 바라봐야 하는 시민들이 혀를 찰 일이다"라고 했다.
이에 대해 진주시 공공시설추진단 공공시설팀 관계자는 "계속 관찰하고 있다. 소나무 두 세 그루가 그런데 약품 처리도 하고 있다. 소나무를 옮겨 심으면 몸살을 앓는다고 한다"라며 "좀 더 상황을 지켜보고 다시 식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진주대첩역사공원이 개장한 지는 한 달이지만 나무 식재는 이전에 이루어졌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진주성 안에 있는 일부 느티나무의 가지에 잎이 떨어지는 현상이 심하다. 특히 진주성 촉석문 옆이면서 임진계사순의단 앞 마당에 있는 느티나무가 해당된다.
느티나무에 대해 박정기 조경전문가는 "노면의 복사열과 답압(토양경화)에 의한 잎의 탈수현상과 뿌리의 물과 양분을 제대로 못 올리는 현상이 생긴 것 같다"라며 "열악한 생육환경에 수세가 쇠락하였는데 특히 물올림이 미치지 못한 끝가지의 잎이 말라 일찍 떨어지는 조기낙엽이 나타나고 있다"라고 했다.
그는 "나무의 생육환경을 옥죄는 포장 바닥면을 넓혀 빗물이 스며들고 토양이 산소와 접촉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라며 "노거수, 보호수에는 미치지 못 하지만 진주성에 들어서면 첫번째 만나는, '동선과 시선이 집중되는' 위치에 있으므로 생육환경 개선이 시급하다고 판단된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