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헌 건 눈에 뵈덜 않어(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아)"
앙투안 드 생택쥐페리의 동화 <어린왕자>를 충남도 사투리로 번역해 발간한 책(충남 사투리 한글편)의 한 구절이다.
충남 독일사무소와 독일 틴텐파스 출판사가 협업해 출간한 이 책은 2일 독일 아마존 온라인 서점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틴텐파스사는 언어적 다양성을 존중하고 토착문화를 보존하기 위해 전 세계 다양한 언어로 어린왕자를 번역해 출간하고 있다. 현재까지 219편이 있으며, 그중 우리나라 사투리편은 경상도<애린 왕자>(2020, 최현애), 전라도<에린 왕자>(2021, 심재홍), 강원도<언나 왕자>(2024, 조은혜)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앞선 세 편은 국내 출판사에서 발간한 것과 달리 이 책은 충남도가 함께했다. 번역은 충남 예산지역에서 충청말 연구가로 활동중인 이명재 시인이 맡았다.
"저기유, 염생이 점 그셔 줘유(저기요, 염소 좀 그려주세요)" "으른덜은 참말루다 요상헌 구석이 있어(어른들은 정말 이상한 구석이 있어)"처럼, 어린왕자 초판이 발행된 1943년 충남도 지역 아이들의 말과 정서를 담았다.
틴텐파스사 대표 발터 자워 박사는 "이번 프로젝트는 지방정부와 협업으로 이뤄진 의미 있는 사례"라며 "전 세계 어린왕자 도서 수집가는 물론 한글과 한국문화를 사랑하는 독자들에게 충남 사투리의 매력을 알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도 관계자는 "이 책을 활용해 독일한국어교육원 및 한국어학과가 개설된 독일 5개 대학과 협업 사업을 구상할 계획"이라며 "국내에서는 오는 11월 열리는 사투리 경연대회에서 백일장 주제 도서로 활용하는 등 다양한 문화사업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인은 "원작의 문체·비유적 특징을 살리면서 사투리로 30대 화자와 어린 왕자의 언어를 표현하고 싶었다"며 "문인으로서 문학적 장치나 주제의식에 더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충청말루다 윙긴 사람(충청 사투리로 번역한 사람)' 이 시인은 △시집 <똥집대로 산다> △수필집 <속 터지는 충청말> 1·2권 △산문집 <충청도말 이야기> △<사투리로 읽어보는 충청문화>(공저) △방은사전 <충청남도예산말사전> 1~4권 등을 펴냈다.
한편, 이 책은 내년 우리나라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남 예산군에서 발행되는 <무한정보> 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