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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8일 오후(현지 시각) 오스트리아 빈 센터에서 열린 제28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에서 기조 강연을 하고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8일 오후(현지 시각) 오스트리아 빈 센터에서 열린 제28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에서 기조 강연을 하고 있다. ⓒ 경기도

"야구하고 다른 구기하고의 차이점이 무엇일까요?"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지난 5월 미국 서부 방문 시 샌디에이고 야구장에서 시구할 때의 모습을 PPT 화면으로 보여주면서 청중들에게 물었다. 28일(현지 시각) 오스트리아 빈 센터에서 열린 '세계한인경제인대회' 기조 강연에서다.

김동연 지사가 내놓은 답은 "다른 구기종목은 골이 점수를 내지만 야구는 공이 아니라 사람이 점수를 낸다"였다. "축구는 골대에 볼이 들어가야 점수가 나지만, 야구는 사람이 홈플레이트를 밟아야 점수가 난다"는 것이다.

김 지사는 야구를 소재로, 결국은 '사람'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세계한인경제인대회'는 '비즈니스 엑스포'로 불린다. 한민족 경제공동체를 추진하는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 World-OKTA)의 최대 행사이다. 이번 빈 대회에는 월드옥타의 해외 71개국 대표자들과 150개 지회 회원(3천여 명)이 대거 참석했다.

"한국인의 '경제 DNA' 살릴 방안은?"

강민석 경기도 대변인에 따르면, 김동연 지사는 이날 기조 강연에서 '대한민국 판갈이 전략'으로 사람중심경제(휴머노믹스)를 역설했다. '휴머노믹스'(Human+Economics)는 김 지사가 제시한 후반기 도정 핵심 전략이자 김 지사의 정책 비전이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8일 오후(현지 시각) 오스트리아 빈 센터에서 열린 제28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에서 기조 강연을 하고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8일 오후(현지 시각) 오스트리아 빈 센터에서 열린 제28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에서 기조 강연을 하고 있다. ⓒ 경기도

'한국인이 오고 있다(The Koreans are coming)'는 뉴스위크 표지를 두 번째 PPT 화면에 띄운 김동연 지사는 '세계가 인정한 한국인의 경제 DNA'로 강연을 이어갔다.

특히 김 지사는 지금의 한국이 불균형에 소득양극화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는 점을 들어 "경제 DNA 상실의 시대"라고 규정한 뒤, "그 결과 지금 우리는 불안-불신-불만의 3불(不) 시대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동연 지사는 "(상실의 시대에 있는) 한국인의 경제 DNA를 다시 살릴 수 있는 길이 '사람중심경제'"라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앞으로 대한민국은 사람중심경제로 가야 한다. 물론 우선 성장을 해야 했던 개발연대의 절대빈곤기에는 통하지 않던 얘기다. 하지만 어느 정도 삶의 양적 조건이 충족된 지금은 빨리 (과거의) 성공 경험을 버려야 한다"면서 "개발연대 경제 운영의 틀을 바꾸지 않으면 새로운 장으로 도약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사람중심경제의 핵심은?"

김동연 지사는 경기도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람중심경제 정책의 키워드를 '기회', '균형', '신뢰' 등 세 가지로 요약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8일 오후(현지 시각) 오스트리아 빈 센터에서 열린 제28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에서 기조 강연을 하고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8일 오후(현지 시각) 오스트리아 빈 센터에서 열린 제28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에서 기조 강연을 하고 있다. ⓒ 경기도

우선 김 지사는 '기회'라는 개념의 핵심을 "중산층을 키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기회를 만들어 경제의 파이를 키우고 발전과 성장을 하기 위해" '뉴ABC'(우주항공-바이오-기후테크)와 '구ABC'(인공지능-배터리-반도체)의 조화를 강조했다.

김동연 지사는 이어 경제 격차, 교육 격차, 기후 격차, 국토 격차를 열거하면서 "이 문제의 해결 없이는 질 높은 성장을 못 한다"고 단언했다.

김 지사는 마지막으로 '공동체의 신뢰'를 강조했다. 김 지사는 "(나도) 정치인으로서 누워서 침 뱉기지만 대한민국 정치판을 보시라. 둘로 쪼개져서 갈등하고 내 편 아니면 적 아니냐"고 지적한 뒤, "이것이 사회구조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통합과 지속 가능을 위해선 신뢰 구축, 신뢰라는 사회적 자본의 확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동연 지사는 "지금의 정치판, 정치인을 가지고는 통합과 공동체로 가는 데 결정적인 장애물이 된다"며 '정치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정치개혁을 위해 김 지사는 권력구조 개편(개헌), 선거제도 개선,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권력기관 개혁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경기도는 지금 유쾌한 반란 중"

김동연 지사는 "경기도는 여러 가지 면에서 대전환의 길을 가고 있다"면서 사람중심경제를 위해 그간 경기도가 해온 일들을 소개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8일 오후(현지 시각) 오스트리아 빈 센터에서 열린 제28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에서 기조 강연을 한 뒤,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8일 오후(현지 시각) 오스트리아 빈 센터에서 열린 제28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에서 기조 강연을 한 뒤,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경기도

"첫째, 중앙정부가 예산을 2.8% 늘렸을 때 경기도는 6.8% 늘려서 확대 재정을 추진한 것.
둘째, 우리나라 전체의 태양광 발전이 8% 줄었을 때 경기도는 기후위기 대응 차원에서 18% 늘린 것.
셋째, R&D예산을 중앙정부가 15% 깎았을 때 경기도는 46% 늘린 것.

넷째, 임기 중 경기도에 100조+투자유치를 약속하고, 지난 2년간 72조 투자를 유치한 것.
다섯째, 경기도에 최초로 도입되는 주4.5일제, 0.5&0.75 잡프로젝트, 365돌봄 프로젝트.
여섯째, 가치를 창출했음에도 시장의 보상을 받지 못하는 예술인-체육인-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한 경기도의 '기회소득'."

김동연 지사는 경기도의 사업들을 압축해서 설명한 뒤, "저희는 여러 가지 '유쾌한 반란'을 일으켰다"고 강조했다.

개회식 기조연설을 마친 김동연 지사는 29일(현지 시각) '세계한인경제인대회'가 개최한 전시회를 방문, '경기도관' 부스에서 도내 기업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이번 전시회에는 376개 부스에 약 300개 기업이 참여한다. 경기도에서는 이 중 51개 부스에 80개 기업이 제품을 선보인다. 전시회에 참여하는 한국 지자체 가운데 최대 규모다. 전 세계 바이어 1,900여 명이 모이는 자리인 만큼 경기도 중소기업들이 유럽진출 교두보를 확보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동연#휴머노믹스#사람중심경제#경기도#세계한인경제인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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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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