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개입과 여론조사 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명태균씨가 자신이 구속되면 갖고 있는 녹취와 자료를 모두 폭로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30일 <JTBC 뉴스룸> 보도에 따르면 명씨는 29일 저녁 측근들과 만나 "내가 구속되면 갖고 있는 녹취와 자료를 다 폭로하겠다"고 말했고, 한 정치권 인사와의 통화에서도 "윤석열 대통령과 나눈 중요한 녹취가 2개 있다"고 언급했다고 합니다.
검찰 소환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음에도 명씨는 "나는 죄가 없고 개인적으로 돈 받은 것도 없기 때문에 혐의 적용이 안 된다"는 취지로 말을 했다고 전해집니다.
이 자리에 있던 명씨의 측근은 "검찰 소환이 임박했는데도 명씨가 아직 변호사도 선임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명씨는 이 자리에서 "변호사가 나를 살려주겠냐. 누가 살려주겠냐, 내 변호사는 휴대폰"이라며 무혐의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고 합니다.
이 측근은 구속될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오자 "명씨가 불안감을 토로하면서 만약 구속되면 가지고 있는 녹취와 자료를 공개하겠다고 하더라"고 말했습니다.
명씨는 식사를 마친 후 한 정치권 인사에게도 따로 전화를 걸어 "대통령과 나눈 중요한 녹취 파일이 2개가 있는데, 공개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검찰 조사에서 나온 "윤 대통령 음성, 나도 들었다"
그간 명태균씨는 김건희 여사와 윤석열 대통령과 공적 대화를 나눴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명씨를 처음 만난 건 국민의힘 입당 전인 2021년 7월 초로, 경선 막바지부턴 명씨와 문자를 주고받거나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기억한다"라고 해명했습니다.
현재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있는 김태열 미래한국연구소장은 MBC에 검찰 조사에서 "윤 대통령과 나눈 통화 녹취를 명씨가 들려줬다고 진술했다"라고 밝혔습니다.
김 소장이 들은 윤 대통령이 "나는 김영선이라고 했는데"라는 목소리는 2022년 5월 9일 재보궐 선거 국민의힘 공천 발표 하루 전 명씨가 강씨와의 통화에서 언급한 내용으로 추측됩니다.
당시 명씨는 강씨에게 "내가 대통령 전화한 거 아나? 사모하고 전화해서, 대통령 전화해 갖고. 대통령은 '나는 김영선이라고 했는데' 이러대. 내일 아마 점심 때 발표하겠지"라며 대통령이 "나는 김영선이라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국회에서 증언한 강혜경씨도 "명씨가 김건희 여사의 육성을 스피커로 해서 들려줬다"면서 "그중의 하나가 '오빠 전화 왔죠, 잘될 거예요'"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강씨가 김건희 여사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증언했지만, 일각에선 정치 브로커인 명씨가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허풍처럼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언급한 것 아니냐라며 실제 통화는 없었다는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검찰 진술서에 대통령의 목소리를 들었다는 추가 증언이 나온 만큼 검찰 조사와 수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됩니다.
검찰, 프랑스 샤넬 본사에서 재킷 확보... 시선 돌리기?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라고 부르는 '공천개입', '당무개입', '국정농단' 의혹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선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조사가 꼭 필요해 보입니다. 그러나 검찰이 제대로 수사할지는 의문입니다.
실제로 검찰은 지난해 11월 불거진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을 7개월이 지난 뒤에야 비공개 대면 조사로 경호처 부속청사에서 조사했고, 불기소(무혐의) 처분을 내렸습니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검찰이 명태균씨로부터 녹취로 확보를 왜 못하느냐. 그건 의도적으로 검찰이 확보 안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고 의원은 검찰이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의 샤넬 재킷을 프랑스 본사에서 확보했다는 소식과 비교해 " 해외에 있는 사업장까지 가서 확보할 정도의 민첩함과 강한 수사 의지를 갖고 있는 검찰이라면 지금 명태균씨가 들고 흔들고 있는 그거를 왜 가만둡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어 "윤석열 정권이 무너지는 것은 곧 검찰의 붕괴하고 똑같기 때문에 끝까지 발악하고 버티고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며 "시선을 김정숙 여사, 문재인 대통령 쪽으로 돌리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