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보강 : 31일 오후 8시40분]
경찰서 이송 중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수갑을 찬 채 달아난 불법체류 외국인이 18시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체포한 피의자를 놓치는 사례가 전국적으로 잇따르자, 경찰청이 시·도경찰청에 세부 지침 강화를 지시했으나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또다시 도주 사건이 발생했다.
31일 광주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15분께 불법 도박 혐의로 체포된 베트남 국적 A씨가 광산경찰서 앞에서 달아났다.
A씨는 같은 국적 외국인 10명과 도박하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으로 붙잡혀 경찰서로 이송됐으며, 경찰차에서 내려 이동하던 중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달아났다.
A씨는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 도주 당시 손을 뒤로 한 채 수갑을 차고 있었다.
이날 현재까지 올해 전국에서 발생한 피의자 도주 사건은 13건으로, 이 중 8건이 불법체류 외국인이었다. 6건은 수갑을 채우지 않은 상태에서 달아났다.
유형별로는 '호송 중'이 5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검거 현장(3건)'에서 놓치거나 '사무실 안(2건)'에서 달아난 일도 있었다.
이처럼 관리 소홀이나 수갑을 채우지 않아 피의자를 놓치는 사례가 잇따르자, 경찰청은 이달 시·도경찰청에 체포·구속 피의자의 도주 방지 절차를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지난 16일 전남 나주경찰서에서 폭행 혐의로 체포된 불법체류 태국인이 순찰차에서 내리던 중 경찰관을 밀치고 달아났다 10시간 만에 붙잡힌 사건이 발생한 직후였다.
다음 날인 17일에는 경찰청 주도로 피의자 도주 관련 긴급 영상 회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특히 불법체류 외국인들의 도주 사건이 잇따른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으나, 체포한 불법체류 외국인을 경찰서 앞에서 놓치는 일이 2주 만에 또다시 벌어졌다.
경찰은 달아난 A씨의 행방을 뒤쫓아 이날 오후 7시 15분께 경찰서 500m(직선 거리) 인근 한 사찰에서 A씨를 붙잡아 도주 혐의 등으로 조사하고 있다.
또 피의자 도주 방지 절차를 제대로 지켰는지를 살필 방침이다.
한편 광산경찰서는 지난 2023년 6월 11일 도박 혐의로 붙잡은 베트남 국적 피의자 23명 중 10명을 지구대 조사 과정에서 놓쳤다 하루 만에 검거했다. 이 사건으로 경찰서장이 경질되고 경찰관들이 징계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