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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창 섬진강 장군목 요강바위
순창 섬진강 장군목 요강바위 ⓒ 이완우

섬진강은 임실 덕치면 천담마을과 구담마을 앞을 지나고, 용궐산(646.7m)을 바라보며 크게 휘돌아 흘러간다. 강물은 순창 동계면 어치리 내룡마을 앞 장군목 유원지에 이른다. 지난 5일, 강물이 만들어 낸 멋진 풍경 장군목 돌개구멍 바위를 탐방하러 찾아갔다.

장군목 유원지에 아침 태양이 제법 높이 떠서 강물에 햇살을 비춘다. 그러나 높은 산들 아래에 깊숙이 강이 흐르는 지형 조건으로 햇빛은 비치지만 산그림자의 어둠이 남아 있었다. 아침 햇살이 물안개와 어울려 섬진강의 아침은 신비롭다.

▲ 섬진강 장군목의 아침
ⓒ 이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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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물줄기가 용궐산과 무량산(587m) 아래를 큰 활 형태로 힘차게 흐른다. 이 두 산이 험준하게 마주 서 있는 형세가 장군대좌형(將軍對坐形) 명당을 이루고, 강물이 흐르는 지대는 장군목(장구목)이라고 부른다.

이곳 장군목 유원지에는 섬진강이 오랜 세월 동안 바위들을 침식하여 만들어낸 기암괴석의 하식(河蝕) 지대가 펼쳐져 있다. 커다란 바위에 다양한 형태의 돌개구멍이 발달하면서 온갖 바위 형상을 조각한 자연스러운 예술 작품이었다.

 (왼쪽 위) 장군목 그랜드캐니언 바위, (오른쪽 위) 장군목 금강산 바위, (왼쪽 아래) 고래 형상 바위, (오른쪽 아래) 콩나물 형상 돌개구멍
(왼쪽 위) 장군목 그랜드캐니언 바위, (오른쪽 위) 장군목 금강산 바위, (왼쪽 아래) 고래 형상 바위, (오른쪽 아래) 콩나물 형상 돌개구멍 ⓒ 이완우

장군목의 섬진강을 가로지르는 길이 107m, 폭 2.4m의 현수교 출렁다리는 장군목 유원지의 천연 예술 작품을 감상하기에 안성맞춤이다. 흐르는 강물 수량이 많지 않아, 큰물이 질 때가 아니면 바위 지대로 들어가 볼 수 있다.

큼지막한 바위들을 징검다리처럼 건너며 바위들을 하나씩 만났다. 바위가 개성적으로 연출하는 행위 예술을 보는 듯하다. 다양한 형태로 발달한 돌개구멍 바위 중에서 요강바위는 출중한 백미(白眉)로서 흥미롭고 인상적이다.

 순창 섬진강 장군목 요강바위 돌개구멍
순창 섬진강 장군목 요강바위 돌개구멍 ⓒ 이완우

요강바위는 가로 2.7m, 세로 4m, 높이 2m의 크기로 무게는 15t 정도에 이른다는 큰 바위이다. 가운데에 두세 사람이 충분히 들어가서 앉을 수 있을 만큼 깊고 크고 움푹 파인 원통형의 돌개구멍(포트 홀 Pot Hole)이 형성되어 있다.

요강바위 옆에는 하나의 큰 바위가 가까이에서 요강바위를 지키고 있는 듯하다. 이 바위는 요강바위와 절리로 떨어져 나가 두 개가 되었음을 바로 알 수 있다. 이 두 개의 큰 바위가 형제처럼 절리 단면을 맞대는 듯 가까이 멈추어 있다.

 돌고래 형상 돌개구멍
돌고래 형상 돌개구멍 ⓒ 이완우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국토지질정보에서 이곳 순창 동계면 어치리 일대는 순창편상 화강암이 지층과 대표 암상을 이루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곳 요강바위는 강바닥의 강도가 높은 화강암의 표면이 침식되어 돌개구멍이 형성된 것이다. 강을 세차게 흐르는 물은 운동에너지가 크다. 그 세찬 물결이 오목한 바위를 만나면 그 안에서 모래나 자갈과 함께 회전하며 소용돌이를 이룬다. 소용돌이는 오랜 세월 동안 바위 표면을 연마하여 다양한 형태의 바위 지형을 만들어 낸다.

장군목 유원지 돌개구멍 바위에 이름이 붙여진 것은 요강바위와 거북바위이다. 이 바위들 주위에 다양한 형태의 돌개구멍을 품은 바위들이 펼쳐졌다. 기암괴석으로 바위 형상이 특별한 것도 있고, 돌개구멍이 다양하게 발달한 모양도 찾아볼 수 있다.

 미래의 요강바위
미래의 요강바위 ⓒ 이완우

이곳에는 미래의 요강바위가 있고, 수많은 돌개구멍이 수많은 세월 동안 형성되어 가고 있다. 잘 살피면서 다양한 형상의 돌개구멍과 바위 형상을 발견하여 가면서 그에 알맞은 이름을 붙여보는 재미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위의 형상과 돌개구멍이 결합하여 발달한 모양을 따라 고래 형상 바위, 그랜드캐니언 바위, 금강산 바위라고 이름 붙여 보았다. 그랜드캐니언 바위와 금강산 바위는 하나의 큰 바위가 강바닥에 다양한 형태로 '수많은 계곡과 강의 모양'의 풍경을 조성하여 하나의 동천(洞天)을 이루었다.

 장군목 금강산 바위
장군목 금강산 바위 ⓒ 이완우

여러 곳에서 찾아볼 수 있는 비슷한 그랜드캐니언 바위와 금강산 바위는 신선이 사는 항아리 속 별천지처럼 장군목 동천을 이루었다. 바위마다 다양한 형태의 연못을 이루고 또 그 속에 섬을 이루었다. 하나의 바위 표면에 강물이 흘러가면서 다양한 돌개구멍을 형성하고 발전시켰다.

콩나물 형상의 돌개구멍이 있다. 이 돌개구멍은 길게 자라고 있는데, 콩이 싹이 터서 줄기가 자라고 작은 떡잎이 피어난 형상이다. 사랑을 상징하는 하트(Heart) 형상의 돌개구멍도 찾았다. 아직은 돌개구멍이 작지만 앞으로 돌개구멍이 커질 것으로 보이는 미래의 요강바위도 있다.

 하트형상 돌개구멍
하트형상 돌개구멍 ⓒ 이완우

이곳 장군목의 강물에 펼쳐진 화강암 바위에는 수직 절리로 틈이 생겨 바위가 벌어진 사이로 강물이 흐른다. 바위에 형성된 수평 절리도 찾아볼 수 있다. 거북바위 옆의 한 바위는 길게 지붕의 처마처럼 인상적인 형상을 이뤘다.

강물이 흐르는 장군목에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원형, 타원형과 긴 막대형의 수많은 돌개구멍을 관찰하였다. 바위에 형성된 절리를 찾아보았다. 바위들이 파도치듯 굽이치는 풍경을 보며 감탄하며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잊었다.

 장군목 그랜드캐니언 바위와 거북바위
장군목 그랜드캐니언 바위와 거북바위 ⓒ 이완우

장군목 현수교를 건너서 자전거 동호인들이 속도감 있게 강변을 달리고 있다. 장군목으로부터 순창군 일대를 흐르는 섬진강은 적성강(赤城江)이라고 부른다. 장군목 아래로 흐르는 적성강의 3km 구간에 수많은 돌개구멍이 형성된 바위들이 펼쳐졌다고 한다.

장군목 유원지는 용궐산(龍闕山) 아래에 있다. 용궐산 주차장까지 1.3km의 지척이다. 용궐산에 올라가서 수많은 돌개구멍을 품은 장군목 유원지와 섬진강 물결을 바라보고 싶었다. 섬진강 물결 따라 헤엄치고 자맥질하는 용(龍)들의 놀이터를 볼 수 있을까?

 장군목 거북바위와 요강바위
장군목 거북바위와 요강바위 ⓒ 이완우


#돌개구멍#요강바위#장군목유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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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광해설사입니다. 향토의 역사 문화 자연에서 사실을 확인하여 새롭게 인식하고 의미와 가치를 찾아서 여행의 풍경에 이야기를 그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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