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사로 근무할 적에는 한 달에 네 번씩 이벤트 메뉴를 해내야 했다. 매번 어떤 걸 할까 고민이 된다. 고객들은 늘 새로운 음식을, 더 맛있는 음식들을 원한다. 하지만늘 돈이 문제다.
예산이 많지 않기 때문에 고객의 입맛을 다 맞추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고 벅차다. 주방의 환경개선은 하나도 해주지 않으면서 새로운 음식 개발을 해내라고 한다. 모든 직업이 다 어렵고 힘들겠지만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이런 상황에 부딪힐 때마다 좌절감을 느꼈었다. 차라리 달마다 이벤트를 할 수 있는 만우절 혹은 빼빼로데이 같은 날이 있으면 더 좋다.
빼빼로데이에 빼빼로를 주는 것은 나도 알고 있다. 그러나 빼빼로 한 박스당 가격이 1000원이 넘어간다. 그렇다고 몇 명만 주는 건 좀 아닌 것 같고, 그럴 때 나는 오예스나 초코파이를 하나씩 주는 걸로 넘어간다.
그것도 안 되는 사업장의 경우에는 코코아를 진하게 타서 후식으로 제공했었다. 영양사를 하지 않는 지금도 달마다 무슨 이벤트를 했었지... 하는 생각이 난다.
11월 11일은 빼빼로데이이기도 하지만 농업인의 날이라고 한다. 유치원 아이들 같은 경우에는 과자를 주는 것보다 가래떡으로 요리 활동을 많이 한다. 뉴스에서 쌀 소비가 많이 안 된다고 본 적이 있다. 쌀의 활용도를 높이는 요리경연대회도 종종 열리곤 한다. 빼빼로데이에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요리활동 몇 가지 소개하겠다.
일명 '삼색떡꼬치'
가래떡에 김, 치즈, 떡꼬치 소스를 발라 꼬치에 끼워서 먹는 것이다. 맵지 않는 떡꼬치소스 레시피는 케첩 2T, 간장 1T, 올리고당 1T, 물 1T이다. 고추장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유아들이 먹기에도 참 좋다.
나는 가래떡으로 만들었지만 떡볶이떡으로 만들어도 좋다. 몇 년 전에는 소떡소떡이 유행했었다. 위에 있는 떡꼬치 소스로 소떡소떡을 만들어봐도 좋다.
다음으로는 '쌀방망이'를 만들어보겠다.
누드빼빼로나 참깨스틱에 꿀을 발라 쌀튀밥을 돌돌 굴려서 붙여주는 것이다. 아주 어린아이들도 할 수 있는 요리활동이다. 쌀튀밥을 넓은 쟁반에 풀어놓고 쌀방망이를 만들어보는 것이다. 만들면서 혹부리영감 동화책 내용을 함께 이야기해 주면 훨씬 재밌는 활동이 될 것이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누드빼빼로 혹은 참깨스틱을 중탕한 초콜릿을 발라주고 위에 달콤한 사탕을 뿌려주는 빼빼로 만들기 방법도 있다. 이 요리는 달콤한 초콜릿을 실컷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아이들이 아주 좋아하는 요리활동이다(단, 초콜릿이 뜨겁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간식 말고 요리를 만들어보겠다. 바로 '떡갈비'이다. 말 그대로 떡갈비에 떡볶이떡을 꽂아주는 요리이다. '돼지고기를 다져서 언제 떡갈비를 만드나' 할 수 있는데 정육점에 가면 떡갈비를 판매하는 곳이 있다. 그것을 이용하면 쉽게 만들 수 있다.
이 떡갈비를 활용해서 만들 수 있는 여러 음식들이 있는데 고추전, 깻잎전도 떡갈비만 있으면 쉽게 만들 수 있다. 떡갈비는 달달한 맛으로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 중에 하나인데 떡까지 꽂아 만들어주니 인기 폭발이다.
아이들과 요리수업을 하면 눈이 반짝반짝 빛이 난다. 그만큼 아이들은 요리 활동을 좋아한다. 유아들만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중학생들도 그리고 성인들까지도 요리 수업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영어와 수학과 달리 요리만큼은 성취감을 금방 얻을 수 있다. 나의 경우 스트레스받는 날은 정확하게 계량해야 하는 제과 제빵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기도 했다.
빼빼로데이가 상업적인 날이라고 하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는 초콜릿과 과자를 주고받으며 실컷 먹을 수 있는 날이기도 하다. 그냥 빼빼로도 좋지만 아이들과 간단한 요리해 보는 것은 어떨까?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브런치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