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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태일이 어렸을 적 살았던 대구 중구 남산동 옛집이 복원돼 전태일 기념관으로 조성됐다.
전태일이 어렸을 적 살았던 대구 중구 남산동 옛집이 복원돼 전태일 기념관으로 조성됐다. ⓒ 조정훈

 전태일이 어렸을 적 살았던 대구 중구 남산동 옛집이 복원돼 전태일 기념관으로 조성됐다.
전태일이 어렸을 적 살았던 대구 중구 남산동 옛집이 복원돼 전태일 기념관으로 조성됐다. ⓒ 조정훈

 전태일이 어렸을 적 살았던 대구 중구 남산동 옛집이 복원돼 전태일 기념관으로 조성됐다.
전태일이 어렸을 적 살았던 대구 중구 남산동 옛집이 복원돼 전태일 기념관으로 조성됐다. ⓒ 조정훈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며 몸에 불을 붙이고 산화한 전태일. 전태일이 열여섯 까까머리로 청옥고등공민학교를 다니며 "내 생애 가장 행복했던 시절"로 기억하는 대구 중구 남산동 2178-1번지 옛집이 복원됐다.

(사)전태일과친구들은 시민 3000여 명이 모금한 후원금으로 전태일이 14살이던 1962년부터 2년여 살았던 옛집을 매입해 복원하고 기념관을 조성했다. 담벼락에는 '전태일' 문패도 달았다.

당시 어린 태일과 가족들이 함께 살았던 셋방은 없어졌지만 집주인이 살았던 한옥을 개조해 열사의 생애와 '말과 글', 열사의 어머니이자 모든 노동자의 어머니인 이소선 여사의 생애, 전태일의 영혼의 친구인 조영래 변호사의 생애와 일기 등을 붙였다. 이곳은 강연이나 소모임 등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자 전태일 기념관으로 사용된다.

전태일이 살았던 셋방이 있던 터 옆에는 '열여섯 태일의 꿈'이라는 제목의 의자가 설치됐고 '전태일 열사 옛집'이라는 표지판도 세워졌다. 열사의 54주기를 맞아 사진과 흰 국화꽃도 놓였다.

'전태일' 문패 옛집 찾아온 사람들

 전태일 열사가 살았던 대구 남산동 옛집을 복원하고 개관식을 연 13일 100여 명의 시민들이 모여 축하했다.
전태일 열사가 살았던 대구 남산동 옛집을 복원하고 개관식을 연 13일 100여 명의 시민들이 모여 축하했다. ⓒ 조정훈
 전태일 열사가 살았던 대구 남산동 옛집이 복원된 날 열사가 다니던 청옥고등공민학교 교사였던 이희규 선생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전태일 열사가 살았던 대구 남산동 옛집이 복원된 날 열사가 다니던 청옥고등공민학교 교사였던 이희규 선생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 조정훈

 어린 전태일이 살았던 대구 중구 남산동 옛집이 복원돼 13일 열사 54주기 추모와 기념관 개관식이 열린 가운데 열사의 영정과 흰 국화꽃도 놓였다.
어린 전태일이 살았던 대구 중구 남산동 옛집이 복원돼 13일 열사 54주기 추모와 기념관 개관식이 열린 가운데 열사의 영정과 흰 국화꽃도 놓였다. ⓒ 조정훈

전태일과친구들은 13일 늦은 오후 전태일 옛집에서 '시민이 만든 기적, 열여섯 살 전태일의 귀향'을 주제로 54주기 추모식과 옛집 개관 기념식을 열었다.

개관식에는 송필경 전태일과친구들 이사장, 열사의 동생인 전순옥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희규 옛 청옥고등공민학교 교사, 이승렬 전 영남대 교수회의장, 차헌호 금속노조 아사히글라스 지회장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개관식은 액막이 도깨비굿을 시작으로 식수를 한 뒤 개회사와 유족인사, 기념사, 기념영상, 기부자 축사, 축하공연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송필경 이사장은 "이 땅의 민주화와 노동 해방을 위해 산화한 전태일 열사가 아주 기본적인 정신을 다진 곳이 바로 이 자리"라며 "전태일과 함께하자고 했을 때 수많은 시민들이 돈을 보태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감사의 인사를 올렸다.

당시 청옥고등공민학교 교사로 전태일의 은사인 이희규 선생은 "명덕초등학교 안에 청옥고등공민학교라는 학교를 세워서 당시 어려움이 많은 학생들을 무료로 가르쳤다"며 "전태일은 약 1년 조금 못 되는 시간 동안 생사고락을 함께했다"고 기억했다.

그는 "전태일은 22살이라는 아까운 나이에 어렵고 힘든 여공들과 함께 노동법을 개정하고자 했으나 어려움이 따르자 '나의 죽음을 헛되이 말라'는 말을 남겼다"며 "오늘 이렇게 와주신 데 대해 대단히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전태일이 바라던 세상, 모두 함께 만들어가는 세상"

 대구 남산동 전태일 열사가 살았던 옛집이 복원돼 기념관으로 조성된 가운데 한옥집 방에 전태일 열사의 생애와 이소선, 조영래의 생애 등이 붙어 있다.
대구 남산동 전태일 열사가 살았던 옛집이 복원돼 기념관으로 조성된 가운데 한옥집 방에 전태일 열사의 생애와 이소선, 조영래의 생애 등이 붙어 있다. ⓒ 조정훈

 대구 남산동 전태일 열사가 살았던 옛집이 복원돼 기념관으로 조성된 가운데 한옥집 방에 전태일 열사의 생애와 이소선, 조영래의 생애 등이 붙어 있다.
대구 남산동 전태일 열사가 살았던 옛집이 복원돼 기념관으로 조성된 가운데 한옥집 방에 전태일 열사의 생애와 이소선, 조영래의 생애 등이 붙어 있다. ⓒ 조정훈

열사의 동생인 전순옥 전 의원은 "3000여 명이 넘는 분들에 의해 이렇게 다듬고 만들어진 공간을 보면서 우리 온 가족이 다 모이는 자리인 것 같다"며 "우리 가족을 다시 고향인 대구로 불러모아 주신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상은 옛날에 비해 많이 달라졌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 어둠이 있고 아픔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이 공간을 통해서 전태일 오빠를 만나고 이소선 어머니를 만나는 공간이 되면 좋겠다는 간절한 바람을 담아 본다"고 인사했다.

여중생들과 함께 동아리 활동을 하며 전태일을 배우고 옛집 복원에 기부까지 한 신명여중 박재두 교사는 "옛집에 작은 보탬을 하게 된 것은 함께 동아리를 했던 아이들의 활동을 통해 이뤄졌다"며 "그가 바라는 세상은 특별한 이들만이 만드는 세상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라 생각된다"고 말했다.

 전태일 열사가 살았던 대구 중구 남산동 옛집이 복원돼 전태일 기념관으로 조성된 날 첫 행사로 액막이 도깨비굿을 벌였다.
전태일 열사가 살았던 대구 중구 남산동 옛집이 복원돼 전태일 기념관으로 조성된 날 첫 행사로 액막이 도깨비굿을 벌였다. ⓒ 조정훈

 전태일 열사가 어릴 적 살았던 대구 남산동 옛집을 복원하고 기념식을 가진 13일 송필경 전태일과친구들 이사장과 전태일의 동생 전순옥 전 국회의원이 기념식수를 하고 있다.
전태일 열사가 어릴 적 살았던 대구 남산동 옛집을 복원하고 기념식을 가진 13일 송필경 전태일과친구들 이사장과 전태일의 동생 전순옥 전 국회의원이 기념식수를 하고 있다. ⓒ 조정훈

이원규 시인은 '문득 길을 잃어 막막할 때 남산동 옛 집으로 오라'는 시를 통해 전태일 열사를 불러냈다. 이 시인은 "두고두고 설레던 첫사랑 김예옥씨를 만나 봉숭아 꽃물 깊게 물든 속마음을 고백하고 토끼풀 꽃반지 끼워주며 혼인 서약도 하면서 마침내 신방까지 차리면 얼마나 좋으랴"라고 노래했다.

"전태일을 아는 전태일이여. 전태일을 알아가는 그 모든 전태일들이여.문득 길을 잃어 막막할 때 대추밭 옆집 남산동 옛집으로 오라.잠시 방심하는 사이 역주행의 시절이 다가오면 소년 태일의 마음으로 사람을 품고

청년 전태일 열사의 깊은 눈으로 세상을 보자.대구 남산동 2178의 1번지 전태일의 옛 집으로 오시라."

#전태일옛집#전태일#남산동#청옥고등공민학교#전태일기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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