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KBS 사장 선임을 촉구하는 시민일동'이 기자회견을 통해 "무자격 이사들이 뽑은 박장범 사장 선임 중단을 인용해달라"고 법원에 촉구했다.
이들은 13일 오후 3시 서울남부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우치 박장범 KBS 사장 후보 사퇴"를 촉구했다. 이날 서울남부지법에서는 KBS사장 선임 효력 정지 가처분 심리가 진행됐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KBS는 대통령 기자회견도 검증없이 받아쓰기만 하면서 김건희 의혹을 숨기고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다"며 "이제 정권은 김건희가 받은 디올백을 조그만 파우치로 축소하며 정권 보호에 헌신했던 박장범 전 앵커를 차기 사장으로 낙점해 KBS 장악을 완성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사법부는 정권의 언론장악이 헌법 정신을 파괴하는 행위라고 판결했다. 합의제 행정기구인 방송통신위원회가 2인 체제에서 내리는 결정은 주권자인 국민에 대한 행정의 책임성과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하기 때문에 위법하다는 것"이라며 "이런 법원의 판단은 이미 여러 차례 반복됐다. 2인 체제 방통위가 의결한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의 이사 선임은 효력이 정지됐다"고 밝혔다.
이어 "법원은 무자격 이사들이 선출한 KBS 사장 후보자에 대한 효력을 정지시키라"며 "이제 공영방송을 압살하려는 정권의 시도에 맞서, 민주주의에 도전하는 정권에 맞서 사법부가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한 백경진 제주4.3범국민위원회 이사장은 "79주년 광복절날 KBS에서는 기미가요가 방영되고 이승만 찬양 다큐 '기적의 시작'을 방영했다"며 "친일매국에 입과 혀가 되기로 작정한 듯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승만은 제주4.3학살의 책임자이며 학살의 원흉"이라며 "1948년 11월부터 진행된 초토화 작전과 그해 10월 17일 제주도 계엄령으로 제주도를 불바다로 만든 책임자가 이승만"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정부가 써준 대로 방영할 사람이 사장이 되면 KBS는 정권의 영원한 시녀가 될 것이고, 공영방송의 독립성은 사라지게 된다"라며 "KBS를 국민의 품으로 돌려줘야 한다. 박민 사장과 함께 KBS를 오염시켜온 박장범 사장 선임은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류승완 KBS MBC지키기모임 집행위원장은 "MBC는 정권의 부정 비리를 얘기하고 있는데 KBS는 침묵하고 있다"며 "KBS뉴스에서도 진실을 얘기하는 그 언론인들의 모습을 너무 보고싶다. 그래서 시민들이 언론노동자들과 함께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이 되는 언론의 자유와 정도 그리고 비판정신, 이것을 가지고 국민들을 위해, 뉴스와 방송을 해주실 것을 기대하며 열심히 함께 싸우겠다"고 말했다.
신태섭 민주언론시민연합 상임공동대표는 "6공화국 이후에 우리나라는 정권의 방송 장악 그리고 그것을 통한 독재의 퇴행 이것을 한편으로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것을 극복해서 절차적 민주주의를 복원하고 방송독립성을 회복하는 이런 일을 반복해 왔다"며 "이렇게 반복이 되는 이유는 지금의 정치체제인 87년 6월 국민항쟁이 군부독재 세력과 타협으로 절반의 승리에서 멈췄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보수정권이 방송을 장악하는 독재 퇴행 시기에 유수의 국제 비교조사 연구들에서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지수와 언론자유지수는 급락하고 자유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는 나라로 공식적으로 분류되어 왔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주의와 방송 독립성이 복원되는 시기에 들어서면 그 모든 것들이 회복된다"며 "그런데 지금 우리 국민은 윤석열 정권 하에서 방송의 장악과 독재로의 퇴행을 다시 목도하고 있다. 국민을 이념으로 갈라치고 국민을 공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가처분 심판에 참여했던 정재권 KBS이사는 "무엇보다 저희 소송의 응원을 위해서 그리고 언론의 자유와 공영방송의 바른 길을 위해서 이 자리에 참석해 주신 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을 드린다"며 "KBS사장은 공영방송의 공공성, 독립성, 공정성 그리고 국민의 신뢰를 담보하는 데 가장 책임을 지고 있는 중요한 존재이다. 사장의 선임이 절차적 정당성을 획득하지 못한다면 KBS는 공영방송으로서 길을 가는데,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데 치명적인 하자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박장범 KBS 사장 선임 중단 가처분' 이유를 밝혔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불법적 사장 선임 지금 당장 중단하라' '공영방송 파괴주범 박장범은 사퇴하라' '박장범이 웬말이냐 효력정지 인용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정재권 KBS이사, 백경진 제주4.3범국민위원회 이사장, 신태섭 민주언론시민연합 상임공동대표, 이필립 조선일보 폐간 실천단 상임고문, 송덕진 AOK 상임이사, 류승완 KBS MBC지키기모임 집행위원장, 임순혜 미디어기독연대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날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법원에 박장범 사장 후보 선임 중단과 관련한 탄원서도 제출했다. 한편 오는 18일과 19일 박장범 KBS사장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가 예정돼 있다.
다음은 기자회견문이다.
법원은 무자격 이사가 뽑은 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 선임을 중단시켜라!
KBS는 국민의 방송이다. 공영방송 KBS는 국민이 낸 수신료로 운영되기 때문에 다른 어떤 방송사보다 엄격하게 정치적으로 독립이 되어야 하고 국민의 눈과 귀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 KBS는 국민의 방송과 너무 다른 모습이다.
KBS 위기는 지난해 수신료 분리고지 추진에서 시작됐다. 윤석열 정부는 국민 편의 증진이라는 핑계를 댔지만, 실상은 공영방송 장악의 첫 단추였다. 그렇게 KBS를 흔들어 이사들을 교체하고 끝내 사장을 쫒아냈다. 새로 KBS 사장이 된 사람은 대통령의 술친구라는 박민이었다. 박민 사장이 들어선 이후 KBS는 세월호 10주기 다큐를 불방시켰다. 광복절에는 일본국가인 기미가요를 틀고 독재자를 미화한 '기적의 시작'을 방송했다. 대통령 기자회견도 검증없이 받아쓰기만 하면서 김건희 의혹을 숨기고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다. 이제 정권은 김건희가 받은 디올백을 조그만 파우치로 축소하며 정권 보호에 헌신했던 박장범 전 앵커를 차기 사장으로 낙점해 KBS 장악을 완성하려고 한다.
하지만 사법부는 정권의 언론장악이 헌법 정신을 파괴하는 행위라고 판결했다. 합의제 행정기구인 방송통신위원회가 2인 체제에서 내리는 결정은 주권자인 국민에 대한 행정의 책임성과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하기 때문에 위법하다는 것이다. 이런 법원의 판단은 이미 여러 차례 반복됐다. 2인 체제 방통위가 의결한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의 이사 선임은 효력이 정지됐다.
같은 이유로 KBS의 신임이사 7명 임명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소송도 제기됐다. 법원의 판단을 따르자면, 똑같이 2인 체제 방통위의 추천을 받아 임명됐기에 자격 없음이 분명하다. 하지만 정권은 재판부 기피신청을 반복하며 법원의 판단을 지연시키고 있다. 이 와중에 무자격 KBS 신임이사 7명이 강행한 것이 KBS 차기 사장 후보자 선출이며, 그 결과가 '파우치 박장범'이다. 무자격 이사들이 선출한 KBS 사장 후보자가 어떻게 정당한 사장이 될 수 있겠는가!
때문에 법원은 무자격 이사들이 선출한 KBS 사장 후보자에 대한 효력을 정지시켜야 한다. 오는 18일과 19일 국회에서는 '파우치 박장범'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예정되어 있다. KBS 사장은 국회의 동의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인사청문회는 요식행위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시간이 지나면 인사청문회 결과와 상관없이 정권이 KBS 사장을 내리꽃을 수 있게 된다.
정권의 KBS 장악을 막을 시간이 별로 남지 않았다. 오늘 우리는 KBS가 국민의 방송으로 다시 돌아오기를 바라는 시민들의 열망을 모아 탄원서를 접수한다. 학교에서도 배우는 민주주의의 요체 가운데 하나가 견제와 균형이라는 3권 분립이다. 이제 공영방송을 압살하려는 정권의 시도에 맞서, 민주주의에 도전하는 정권에 맞서 사법부가 제동을 걸어야 한다. 하루빨리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는 합리적이고 타당한 판단을 내리기를 법원에 요청한다.
2024년 11월 13일
올바른 KBS 사장 선임을 촉구하는 시민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