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완도군청 앞 구도심의 적산가옥이 사라져 허탈하다는 지역 내 여론이 들끓고 있다. 당초 이곳은 도시재생사업을 위한 사업본부인 사무실로 활용된 공간이었다. 사라진 적산가옥은 도시재생 사업의 일환으로 부지 확보를 위해 완도군이 사들인 곳으로 건축물은 한약방을 운영했던 2층 구조의 적산가옥형태를 띠고 있었다.
주무부서에서는 "당초에는 다른 쪽에 부지매입 계획이었으나, 사업구간 내에서만 찾다보니 매입에 실패했다"라며 "20년대 초반에 이곳을 매입상태에서 도시재생사업 본부로 활용하다가 공모사업이 선정되어 현재까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애초부터 적산가옥 보존 활용으로 공모했던 것이 아니다. 사업공모에 따라 진행했던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조성식 도시재생사무국장은 "리모델링해서 도시재생사업 영역으로 활용하려고 했으나 D등급 판정이 나왔다"라며 "대들보만 뺀 모든 목재가 썩어 있어서 감당하기 어려웠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조 사무국장은 "옛것에 대한 활용방안을 고민하고 있지만, 주변 여건이 맞지 않는다"라며 "완도 최초의 다방이 있던 곳은 많은 지역 사람들이 이용한 의미 있는 공간이기에 보존 가치를 따져야 한다. 도시재생사업의 의미가 거기에 포함되지만, 현실에 부딪히는 게 많다"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학계에서도 "적산가옥이 문화재냐 아니냐는 건 해방 후 친일 인적청산이 부재했던 우리나라에서만 불거지는 논쟁"이라며 "일제가 남긴 침략의 증거를 보존해 다시는 침략당하는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후손에 알려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역의 향토사학자 A씨는 "모든 적산가옥이 문화재로 가치 있는 것은 아니며 역사나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건축물만이 자격이 있지만, 우리지역은 전국 3대 항일운동의 역사를 자랑한 만큼 적산가옥 보존은 교육적 가치가 있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외형이 완벽하게 보존된 일제 침탈의 상징물로는 손색이 없었던 건축물이 흔적조차도 없어졌다. 지역민들과 행정의 관심이 없는 동안 우리 지역의 역사와 주변의 이야기가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는 점이 너무 허탈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구도심의 사라진 적산가옥 부지에는 안내소, 판매장, 체험장이 구성된 3층 구조의 새 건물이 들어설 예정이다. 전통시장 리모델링 프로젝트가 아직 남아있는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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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완도신문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