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군 골프장 출입 문제를 놓고 '안보상황이 민감한 시기에 대통령이 골프를 쳤고, 거짓 해명을 한 것이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맹공을 펼쳤다. 여당은 '대통령이 골프를 친 것이 뭐가 문제가 되느냐', '과거 노무현 대통령도 골프장에서 살다시피 했다'고 항변했다.
당초 이날 회의는 국방부와 병무청, 방위사업청 등 내년도 정부 예산안과 국방위 소관 법안 심사가 예정되어 있었지만, 여야 의원들은 윤 대통령이 최근 군 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사실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 대통령의) 군 골프장 이용 논란은 한마디로 '대통령의 거짓말'로 정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대통령이 군 골프장을 이용할 수 있지만, 그것은 시간, 장소, 상황에 맞아야 한다"면서 "맞지 않으면 지탄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윤 대통령이 지난 8월 이후 총 8회(8월 2회, 9월 3회, 10월 1회, 11월 2회)골프를 쳤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윤 대통령이 골프장을 찾은 날이 을지프리덤 실드 훈련 기간, 북한 오물풍선 부양일, 국회 개원식에 37년 만에 불참한 바로 다음날 등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김 의원은 대통령의 군 골프장 출입 제보자를 색출하기 위해 경찰 광역수사대가 골프장 근무자들의 신상정보를 가지고 갔다면서 '민간인 사찰'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추미애 의원은 윤 대통령이 전용 카트를 공수해 군 골프장에서 사용했다는 의혹을 추가로 제기했다.
추 의원은 "윤 대통령이 군 골프장을 이용할 때 골프장 카트를 이용하지 않고 대통령 전용 골프 카트를 대통령 경호처에서 직접 공수해 이용한다는 제보가 있다"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국민 혈세로 변기를 뜯어내고 전용 변기를 설치해 '변기 공주'라고 조롱을 받았는데, (전용 카트 사용은) 박 전 대통령을 연상시킨다"고 주장했다.
조국 "트럼프 당선 예측? 해리스 대비해선 무엇을 연습했나"
조국 조국혁신당 의원도 "대통령실에서는 (미국 대선 이전부터) 트럼프 당선을 예측하고 골프연습을 미리 했다고 답변했는데, 그렇다면 해리스 당선을 예상하고는 무엇을 연습했는지 좀 확인하고 싶다"고 공격에 가세했다.
조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골프를 칠 때 다른 군 장성들은 골프를 치지 말라는 명령이 내려간 상황이었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지 않느냐"라면서 "대통령실에서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라고 말하면 될 것을 트럼프 대통령 당선을 예상해 같이 골프 치기 위해서 했다라고 말하니까 이런 모든 분란이 생기는 거 아니겠느냐"고 일갈했다.
야당의 공세가 이어지자 임종득 의원은 자신이 윤 대통령을 직접 모셔봤지만 대통령은 골프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임 의원은 "그러던 분이 최근에 들어와서 골프를 7번 쳤다는 것은 분명히 이유가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 당선 가능성을 점쳤고 거기에 대비해서 골프 준비를 해야 되겠다고 결심을 하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 의원은 "그 과정에서 골프장을 찾은 건데, 트럼프 후보가 당선된 11월 6일 이전에 (골프를) 친 것은 거짓말이라며 (야당이) 하야까지 언급하는 것은 정치 공세가 아니고 뭐라 이야기하겠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강선영 의원도 "과거 노무현 대통령은 휴가 때 거기(군 골프장)서 거의 상주하면서 골프를 쳤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엄호에 나섰다.
그런데, 이날 윤 대통령의 골프 논란과 관련한 국민의힘 의원들의 발언은 이전과 비교할 때 그 결이 사뭇 달라졌다.
앞서 지난 9월 25일 열린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올해 8월 19일부터 8월 29일까지 을지프리덤실드 연습 기간이었는데, 8월 24일 성남 한성대, 8월 31일 서울 태릉 골프장, 9월 7일 남수원 골프장에서 대통령께서 골프를 치셨고 그 시간 중 많은 기존 예약자를 물리쳤다고 하는 제보가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께서는 골프를 전혀 안 치신다, 10년 이상 안 치셨다고 하고, 김건희 여사께서도 골프를 칠 줄 모른다고 이미 언론에 나온 내용 아니냐. 그런데 아니면 말고 식으로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렇게 하는 것이 맞느냐"고 반발했다.
대통령 경호처장 출신인 김용현 국방부 장관도 "저도 (대통령의 군 골프장 출입 사실을) 확인 못 했다면서 "과거에 10년 전에 치신 건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