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선고 후 첫 공개 회의. 민주당 지도부는 18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재판부를 향해 일제히 방패를 들고 이 대표를 엄호했다. 최고위원들 모두가 1심 결론을 맹비난하며 무죄 주장을 이어갔다. 이재명 대표는 직접적으로 1심 결론을 거론하지 않으면서도 "법 질서 회복"을 강조했다. 타깃은 '김건희특검'이었다.
박찬대 "야당 대표는 중형, 윤석열·김건희는 왜 제대로 수사 안 하나"
|
▲ 박찬대 "야당 대표는 중형, 윤석열·김건희는 왜 제대로 수사 안 하나"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선고에 대해 "누가 봐도 명백한 사법살인이다"라며 "사법부 역사에 두고두고 오점으로 남을 최악의 판결이다"라고 말했다.
|
ⓒ 유성호 |
관련영상보기
|
이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정치의 궁극적 주체는 국민이다"라면서 "주권자 국민이 이 나라의 법 질서 회복을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질서 유지의 최후 보루라 할 검찰이 검찰권을 남용하고 범죄를 은폐하고 불공정한 권한 행사로 국가 질서를 어지럽혔다"면서 "검찰이 제대로 못하면 특별검사를 임명해 그 훼손되는 법 질서를 지켜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건희 특검'이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김건희특검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이 예상된다"면서 "그러나 이 나라는 대통령 혼자의 것이 아니다. 국민 압도적 다수가 특검을 바라므로 주권자의 뜻에 따라 반드시 실현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김건희는? 그런데 윤석열은?" (박찬대 원내대표)
이재명 대표 외 다른 지도부들은 이 대표의 1심 결론과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수사 방식을 비교하며 공세 수위를 높여갔다.
박 원내대표는 특히 "제1야당 대표와 그 배우자가 2년 넘게 수사와 재판을 받는데 김건희 여사 수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심지어 기소조차 안 됐다는 데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면서 "낙선한 후보 몇 마디에 이렇게 중형을 내릴 거면 당선을 위해 허위 사실을 수차례 반복해 공포한 후보는 얼마나 큰 죄를 받아야 하겠나"라고 질타했다.
법조인 경력이 있는 최고위원들은 대법원 판례를 인용하는 것을 넘어 최근 20대, 21대 총선 당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사건들을 전수조사한 결과를 분석하는 등 '1심 반박'에 집중했다.
최고위원들 일제히 '1심판결' 저격... 전현희 "명백한 정치 판결"
변호사 출신인 전현희 의원은 "최근 10년간 검찰의 허위사실공표 기소에 법원은 대부분 무죄 또는 벌금형을 선고했다"면서 "징역형 판결이 선고된 사안도 기부행위 등 허위사실 공표와 함께 복합된 중대 범죄 사례인 경우 단 한 건만 징역형이 선고됐다"고 말했다. "1심에 징역형 선고는 사상 초유의 행위로 사법부의 명백한 정치판결"이라는 주장이다.
역시 변호사 출신인 이언주 의원은 공직선거법의 목적을 다시 해석했다. 이 의원은 "공직선거법은 원래 반칙에 의한 승리는 불공정하기 때문에 바로잡고자 하는 목적에서 마련된 것"이라면서 "그런데 패자에게 다음 선거에 나올 기회를 원천적으로 박탈하는 것이 법의 목적인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될 시 민주당이 돌려내야 할 434억 원에 달하는 대선 선거 보전금도 같은 맥락에서 언급했다. 이 의원은 "패자에게도 그렇지만 당에 보전금을 물어내도록 하는 것도 마찬가지"라면서 "헌법상 과잉 금지 원칙에 비춰 문제가 없는지 의문이 심하게 든다"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당은 지난 16일 진행한 김건희·윤석열 규탄 특검 촉구 3차 국민행동의날에 이어 오는 23일, 30일에도 장외 규탄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둘러싼 의혹 규명과 여론전에 더 고삐를 죄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사법부 전체를 향한 비판은 자제한다는 방침이다. 황정아 원내대변인은 이날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사법부에 대한 비판은 사실 주의하고 있다"면서 "사법부 권위에 도전한다는 관점에선 (대응을) 하고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최고위원 등 각 지도부에서 나오는 비판 발언에 대해서도 "각자 책임지고 발언하는 거라 그렇게 말할 수 있다"면서도 "1심 판결일 뿐이고 2심, 3심이 남아 있으니 충실히 대응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