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제주지역 청년 1인당 문화복지포인트 4만 원을 선착순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했는데, 정보를 미리 알고 있던 공무원들이 대거 신청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제주 청년 문화복지포인트 지원사업'은 제주도가 제주에 거주하는 청년에게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선착순 1만 명에게 1인당 연 4만 원의 문화복지비를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도는 5월 22일 오전 9시 사업을 공고하고 선착순 1만 명을 목표로 신청을 받았습니다. 당시 제주도는 접수 2시간여 만에 계획 인원을 초과해 조기 마감했다고 밝혔습니다. 원래 신청 기간은 6월 21일까지 한 달간이었지만, 하루도 채 넘기지 못했습니다.
청년 문화복지포인트 사업이 마감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제주도청 홈페이지에는 '공무원만 위한 정책인 것 같네요', '공무원 지인 없는 사람은 그냥 우롱당해야 하는 건가요' 등의 민원 글이 여러 건 올라왔습니다. 공무원들이나 지인들만 사전에 정보를 알고 신청해 혜택을 봤다는 지적이었습니다.
9시부터 접수인데, 9시 39분에 보도자료 게재한 제주도
해당 사업은 9시부터 선착순으로 모집했습니다. 그런데 제주도가 홈페이지에 공고문 관련 보도자료를 게재한 시간은 5월 22일 9시 39분이었습니다. 보통 사업 신청일 전에 보도자료를 게재하는 여타의 사업과는 전혀 다른 모양새였습니다(일부 보도자료는 '00일 0시 이후 보도 가능'이라고 단서를 달고 게재).
특히 청년 문화복지포인트 사업의 경우, 보도자료를 배포해야 지역 언론이 기사로 보도하고 도민들이 알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신청 시작 시간보다 늦게 보도자료를 배포한 것은 매우 이상했습니다.
이에 대해 제주도 감사위원회가 조사한 결과 도가 공고하기 전인 5월 20일에 본청, 직속기관, 읍면동 등에 사업 홍보에 협조해 달라는 문서를 보내면서 일부 공무원들은 일반인보다 이틀 전에 정보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조사 결과 실제 신청자 1만 명 중 공무원은 1080명으로 제주 청년 공무원(3174명)의 34.04%를 차지한 반면, 일반인 신청자는 8920명으로 일반인 대상자 (15만 5450명)의 5.7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제주도 감사위는 "행정의 공정성, 투명성,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했다"라며 특정 대상자에게만 사업 정보를 제공하는 일이 없게 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또한 해당 사업을 담당한 부서 경고와 관련자 주의를 도지사에게 요구했다고 밝혔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