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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대전부청사 원형복원 계획 브리핑 이장우 대전시장이 이달 19일 시정 브리핑에서, "옛 대전부청사에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 매장을 유치하는 사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대전부청사는 원형복원을 통해 시민들에게 돌려드릴 것”이라고 발표하고 있다.
옛 대전부청사 원형복원 계획 브리핑이장우 대전시장이 이달 19일 시정 브리핑에서, "옛 대전부청사에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 매장을 유치하는 사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대전부청사는 원형복원을 통해 시민들에게 돌려드릴 것”이라고 발표하고 있다. ⓒ 대전시

다른 지역 사람들은 대전을 '성심당의 도시'라고 부른다. 대전을 찾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성심당에 들러 빵을 사 간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에 착안한 이장우 대전시장은 지난 6월 미국 출장 시 미국 시애틀, 시카고, 뉴욕 그리고 일본 도쿄, 중국 상하이, 이탈리아 밀라노 등 전 세계 6곳만 가지고 있는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를 성심당에서 50m 정도 떨어진 옛 대전부청사에 유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전부청사는 일제강점기인 1937년에 지어진 근대건축물로 해방 이후에는 대전시청사로 활용되다 1996년 민간에 매각됐다. 대전시는 지난 5월 말, 흉물처럼 방치되었던 옛 대전부청사 건물을 352억 원에 매입했다면서 시민들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노기수 대전시 문화관광국장은 "향후 원도심 근대유산과 연계해 스토리텔링화하고, 이를 활용한 새로운 관광 자원화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Starbucks Reserve Roastery)는 스타벅스의 고급형 특수매장으로, 최고급 원두를 볶는 진풍경을 감상할 수 있고 독특한 커피와 굿즈 등이 있어 외국인이 해당 나라를 방문하면 꼭 들르는 곳 중 하나로 꼽힌다. 이장우 시장은 대전시 소유가 된 옛 대전부청사에 스타벅스 고급 매장을 유치하여 성심당과의 시너지를 창출함으로써 원도심 경제 활성화를 이루겠다고 구상한 것으로 보인다.

대전시, 갑자기 '투자유치 중단' 발표

그런데 이렇게 의욕적으로 추진된 '성심당 옆 고급 스타벅스' 프로젝트가 출발 다섯 달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이달 19일 시정 브리핑을 통해,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 매장 유치 추진은 중단하기로 했다"며 "대전부청사를 원형 복원해 시민들에게 돌려드릴 것"이라고 전격 발표했다. 시민들은 깜짝 놀랐다. 도대체 그동안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지나온 과정을 살펴봐야 한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지난 6월 25일(미국 현지 시각), 미국 출장 중 시애틀 시장을 만나 처음 투자유치 의사를 밝혔고, 그다음 날 현지 스타벅스 관계자를 만나 옛 대전부청사 공간을 입점 장소로 제안하였다. 귀국 후인 7월 2일에는 "대전부청사의 스타벅스 리저브 유치 제안서를 만들어 (국내 오픈 권한을 가진) 신세계그룹 측에 정식 제안하라"고 지시했다.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었고, 8월 말에 스타벅스 코리아 관계자가 옛 대전시부청사 현장 실사를 벌이기도 했다.

여기서 꼭 짚어야 하는 점은, 이러한 상업용 시설 유치 계획이 지난해 말 조건부로 통과한 행정안전부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 내용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사실이다. 당시 대전시는 "조건부 사항을 이행하면서 2단계 심사를 통과하기 위해 옛 대전부청사를 지역 작가와 시민들을 위한 전시관, 역사관, 공연장 등 복합문화시설로 꾸미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시장의 말 한마디에 바뀌었나?

애초 계획과 달리 '공공시설'에 '상업시설'인 초대형 커피 전문점을 유치하는 움직임이 일자, 행정안전부는 기존에 의뢰한 중앙투자심사 취지와 내용 등이 달라지는 경우 재심사가 필요하다는 방침을 대전시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대전시는 공공시설인 옛 대전부청사에 스타벅스 매장을 들이는 사업을 수의계약으로 추진하는 것이 법령에 위배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확인하고, 스타벅스 코리아 측에 "공개 입찰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 제20조제1항은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행정재산에 대하여 그 목적 또는 용도에 장애가 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사용을 허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제2항에서 "제1항에 따라 사용허가를 하려면 일반입찰로 하여야 한다. 다만, 허가의 목적·성질 등을 고려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 제한경쟁 또는 지명경쟁에 부치거나 수의(隨意)의 방법으로 허가할 수 있다"고 정해놓았다.

문제는 대통령령인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 시행령' 제13조이다. 시행령 제13조 제3항에는 법 제20조 제2항에 따라 수의계약으로 행정재산 사용을 허가하려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해당 지역 특산품 또는 해당 지역 생산제품 등을 생산·전시 및 판매하는 데 필요하다고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하는 경우"라는 단서가 나와 있다.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대전시가 법률적 검토를 치밀하게 하지 못한 상태에서, 정치적 홍보 목적으로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 대전' 청사진을 서둘러 발표한 건 아닌지 의심이 드는 이유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이달 19일 시정 브리핑에서, "스타벅스 로스터리 매장 유치에 2년 이상 오랜 시간이 필요하고 커피 시장 매출 급감 등 시장 변화 요인에 따라 스타벅스 유치를 멈추게 됐다"고 프로젝트 중단 이유를 설명했다. 이 시장은 법령 위반 논란에 관한 한 언론 기자의 질문에 "투자유치는 수의계약도 가능하다. 공유재산법에 따른 지역경제 활성화 요건 등 예외 조항을 적용해 조례 제정 등 절차를 거쳐 진행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이 시장의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유재산법 위반 논란은 다툼의 여지가 있으니 논외로 하더라도, 매장 유치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스타벅스 코리아의 영업 실적이 감소세에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일단 일을 벌이고 홍보부터 했다는 말인가. 지난 반년 동안의 행정력 낭비와 혼선에 대한 사과도 없이 애초 계획인 옛 부청사 원형 복원으로 되돌아가겠다고 밝힌 것은 무책임 행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경제 활성화의 '덫'

우여곡절 끝에 대전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옛 대전부청사는 '근대유산을 활용한 복합문화공간'에서 출발했다가, '성심당 옆 고급 스타벅스 매장'으로 갑자기 방향을 틀었고, 다시 '근대건축물 원형복원'이라는 원래 계획으로 되돌아오게 되었다. 대전시는 내년 상반기에 해체 공사 1단계를 마치고, 하반기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 2단계를 준비하겠다는 복안이다. 대전시는 2027년 개관을 목표로, 시민 공개 및 의견 수렴 절차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일류 경제도시 대전'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여러 가지 사업을 벌여왔다.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지적에도 0시 축제를 대규모로 부활하였고, 환경단체의 반대와 케이블카 민자 유치 난항에도 보문산 개발 사업을 중단하지 않고 있으며, 나노·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조성과 별도로 호남지선 지하화 사업까지 추진할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지역 경제가 살아난다면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이번 옛 대전부청사 스타벅스 입점 물거품 사태가 보여주듯이, 자칫 '지역경제 활성화'의 덫에 빠져 시정에 무리수를 두어선 안 된다는 지적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

#대전부청사#스타벅스로스터리#공유재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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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대전에 있는 한 고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교사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맘껏 놀고, 즐겁게 공부하며, 대학에 안 가도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상식적인 사회를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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