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 'god'의 노래가 울려퍼지다

2001 대한민국 국회대중문화&미디어대상 시상식

등록 2001.12.31 17:01수정 2001.12.31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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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국회 의원회관에 초등학생들을 비롯해 10대들이 몰려 들었다. 그리고 3백여 석의 국회 의원회관 1층 대회의실도 금방 자리가 차는 드문 현상이 벌어졌다. 그룹 'god'가 온다는 소문 때문이었다.

이날 대회의실에서는 김덕룡 한나라당 의원이 주최한 '국회 대중문화&미디어 대상'(국회 대중문화&미디어 연구회)과 '국회과학기술대상'(국회과학기술연구회) 시상식이 열렸다. 성우 배한성 씨의 사회로 시작된 이날 시상식에는 이만섭 국회의장과 남궁진 문화관광부 장관, 김영환 과학기술부 장관 등을 비롯해 여야 의원 20여 명이 참석했다.

'올해의 과학기술인', 한국인 유전자 지도 초안 만든 서정선 대표

'머리가 하얀 남자' 김덕룡 의원은 인사말에서 "그동안 대중문화가 고급문화에 대한 상대적 개념으로 인식되어온 측면이 없지 않았다"며 "대중문화에는 그 시대를 관통하는 시대정신이 깃들어 있다는 점에서, 이제는 단순한 매스컬처(mass culture)가 아니라 다수의 국민들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향유하는 파퓰러컬처(popular culture)의 개념으로 새롭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학과 문화가 우리에게 큰 변화를 가져다 주고 있지만 우리는 그것을 충분히 보지 못하고 있다. 과학과 문화를 보는 국민들의 인식에 문제가 있다. 얼마전 텔레비전에서 <태권브이>와 <우주소년 아톰> 등 공상과학만화가 상영되었다. 그 만화가 처음 상영되었을 때 당시 어린이들은 과학자가 되는 꿈을 꾸었다. 또 배우들의 멋진 연기를 보면서 대중스타가 되는 꿈을 꾸었고 스포츠 경기를 보면서 스포츠 스타를 꿈꾸기도 했다.

그런데 이런 아이들이 자라면서 자기 꿈과는 먼 길을 가고 있다. 부모들이 자기 자식은 좀 달라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넥타이 매고 펜대 굴리고 권력을 누리는 등 편안한 자리에 앉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부모의 세속적인 생각 때문에 우리 아이들이 꿈과 희망을 잃어가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아이들의 꿈과 희망대로 자랄 수 있도록 하는 게 우리의 길이다."

'국회 과학기술대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과학기술인'에는 서정선 (주)마크로젠 대표가 선정되었다. 그는 지난 6월 한국인 유전자 지도 초안을 발표했으며 암 등 주요질환 관련 유전자의 위치 및 주요정보를 DB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 부문 지난해 수상자는 세계에서 5번째로 젖소복제에 성공한 황우석 박사였다.

또한 '올해의 과학기술단체'에는 한국과학교육단체총연합회, '과학기술대중화부문'에는 <과학신문>이 수상자로 뽑혔다. '특별상'에는 조완규 현 한국생물산업회장이 선정되었다. 그는 최근 '사이언스 북 스타트 운동'을 통해 과학도서 보내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태조 왕건>과 <지하철 1호선>, <흑수선> 그리고 'god'

이어서 '국회 대중문화&미디어 대상' 시상식이 열렸다. 총 8개 부문 대상 외에 특별상과 격려패가 주어졌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그룹 god도 대중음악 부문 대상을 수상할 예정이었다.

먼저 국악부문에서는 우리나라 최초의 순수민간 국악관현악단인 중앙국악관현악단이 선정되었다. 그리고 '만화-애니메이션부문'에서는 (주)시네픽스가 제작한 <큐빅스>(CUBIX)가 선정되었다. 특히 26부작 텔레비전 시리즈 어린이 애니메이션인 큐빅스는 국내 애니메이션 사상 최초로 지난 8월 미국 전지역 공중파 방송을 시작했는데 일본의 <포켓몬스터> 이상의 인기를 얻고 있다.

'방송부문'에서는 인기절정의 대하사극 <태조 왕건>이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태조 왕건>은 "이전의 사극이 주로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조명한 데 반해 <태조 왕건>은 후삼국과 고려를 주제로 고려통일을 향한 장대한 여정을 그림으로써 후삼국사와 고려사를 새롭게 조명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날 시상식에는 김종선 피디와 함께 최수종(왕건), 서인석(견훤), 전미선 등 6명의 연기자도 함께 참석해 많은 갈채를 받았다.

'스포츠 부문'에서는 한국 마라톤의 희망인 이봉주 선수, '연극-뮤지컬 부문'에서는 <지하철 1호선>이 선정되었다. 특히 <지하철 1호선>은 1994년 5월 첫 막을 올린 이후 8년 동안 1358회 공연을 통해 28만여 명이 관람한 한국뮤지컬의 대표작으로 평가받았다. 연출자인 김민기 학전소극장 대표는 "대학로 소극장에서 고생하고 있는 모든 공연예술인에게 주는 상으로 알고 고맙게 받겠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영화부문'에서는 거제도 간첩포로 등을 소재로 한 <흑수선>이 선정되었다. 배창호 감독을 비롯 영화배우 정준호 씨 등이 참석했다. 또 '인터넷부문'에서는 플래시 애니메이션 돌풍을 일으킨 '엽기토끼' 마시마로가 선정되었다. 토종 창작 캐릭터라는 점에서 그 의의는 더 크다.

특별상에는 부산국제영화제를 6년 동안 이끌어 오고 있는 김동호 집행위원장이 수상자로 뽑혔다. 그리고 격려패는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와 이상흡 전 KBS <국악한마당> 전 피디에게 주어졌다. 특히 <고양이를 부탁해>는 <와이키키 브라더스>와 함께 '재상영운동'을 불러일으키면서 '조폭영화 편식현상'을 보이고 있는 한국영화계에 잔잔한 충격을 주었다.

이날 '국회대중문화&미디어 대상' 시상식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대중음악부문 시상식이었다. 이 부문에는 예고된 것처럼 5인조 그룹 god가 선정되었다. god는 "어린이에서부터 중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계층으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그룹으로서 결식아동과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를 돕기 위한 행사, 환경콘서트 등에도 적극 참여함으로써 모범적인 연예활동을 전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god음악은 "삶의 따뜻함과 인간미가 담겨 있다"는 평가도 동시에 받았다.

멤버인 김태우 씨는 "국회에서 주는 상이라 더 새롭고 영광스럽다"는 짧은 수상소감을 남겼다. god의 특별공연이 준비되자 10대 팬들이 시상식 앞자리로 이동했다. 그리고 콘서트장을 연상케 하는 갈채와 응원들이 터져 나왔다. god는 <길>과 <촛불 하나>를 연이어 부르며 참석자들의 엄청난 호응을 얻었다. 이만섭 국회의장은 시상식 직전, "내가 제일 좋아하는 가수가 god"라고 얘기해 폭소를 자아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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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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