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3대 석굴 중의 하나, 막고굴

겨울에 찾아가는 사막의 오아시스 둔황 2

등록 2002.01.03 11:34수정 2002.01.04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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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서역에서 둔황행 특쾌열차 침대칸에 몸을 실었다. 3박4일간의 열차 여정이 시작되었다.

기차는 다음날 아침 시안에 도착하였고, 저녁무렵에는 란조우를 지나쳤다. 열차는 12시간을 더 달려 아침이 되자 둔황 근처의 류위안역에 멈추어 섰다.

류위안역에서 둔황까지는 버스로 이동하였다. 넓다란 평온이 지평선과 함께 어울리며 이국적인 냄새를 물씬 풍기고 있었다. 둔황 시내 곳곳에는 최신 호텔들이 들어서고 있고 오가는 사람들도 많아 한국의 중소도시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이다. 버스는 미니버스로 좌석이 너무 비좁아 돈황까지 가는 게 고역이었다.

류위안역을 벗어나면 바로 사막이 나타난다. 왼편으로는 끝없이 펼쳐진 고비사막이 오른쪽으로 풀 한포기 없는 거대한 산맥이 놓여 있다. 왜 중국의 고대 왕조는 이러한 불모의 땅을 얻기 위해 서역으로 군대를 파견했는지 궁금한 생각이 든다. 둔황으로 가는 길은 류위안역에서 1시간 이상을 달려야 된다.

둔황이 가까워 오자 산맥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대신 자갈로 된 사막이 나타났다. 버스는 쉬지 않고 달려간다. 지루한 버스여행이 끝나고 버스는 둔황에 닿는다. 둔황빈관에 자리를 틀고 오후에는 점심을 대충 해결한 후 시내 관광에 나섰다.

내일은 호텔에서 승용차편으로(4인승 승용차 투어) 막고굴, 명사산과 월아천, 백마탑을 함께 둘러보기로 결정했다. 홍콩에서 왔다는 학생들과 함께 동행하기로 하였다. 박물관을 비롯한 시내투어를 발품으로 마치고, 밤이 되자 돈황의 야시장으로 갔다.

돈황은 위구르족이 많이 사는 곳이어서 시장에는 양고기로 만든 꼬치를 파는 곳이 많았다. 꼬치를 먹고 위구르족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국수를 먹었는데 맛이 괜찮은 것 같았다. 다음날 아침 7시 30분 기상.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승용차로 막고굴로 출발했다. 둔황에서 막고굴 가는 길은 사막을 지나는 길로 시내에서 약 30분 정도 걸린다. (막고굴 입장료 - 80元)

둔황 관광의 최대 하이라이트인 막고굴은 둔황에서 남동쪽으로 25km 떨어져 있다. 명사산과 동쪽의 산웨이산과 교차하는 부분에 펼쳐진 약 1.8km에 달하는 절벽에 만들어져 있다. 이 막고굴은 366년 이후 원나라 때까지 약 1000여 년 동안 계속해서 작업이 이루어져 왔다.

이 방대한 양의 막고굴은 긴 세월이 흐르는 동안 자연 붕괴와 인간들의 무지한 파괴에 의해서 현재 492개의 동굴만이 남게 되었다. 이 492개의 동굴은 수나라 이전의 것이 470개, 당나라 때의 것이 111개, 오나라 때의 것이 7개 그리고 송나라와 원나라 때의 것이 35개이다. 동굴 안에 남은 유물은 소상과 벽화가 주를 이룬다.

막고굴에 남겨진 예술작품의 내용을 보면 초기에는 민간 신화가 많았지만, 후한 시대에 불교가 중국에 전래되면서 그 내용은 불교예술이 주를 우루게 된다. 각 굴마다 들어서 있는 소상들은 표정과 자세가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내게 하고, 벽에 그려진 벽화는 보는 이의 눈을 찬란한 불교미술의 화려함으로 고정시킨다.

막고굴은 중국의 3대 석굴 중의 하나로 굉장히 유명하지만 석굴로 보기에는 좀 미심쩍어 보인다. 황토 흙이 굳어 딱딱하게 된 곳을 파서 그 안에 짚과 나무로 뼈대를 먼저 만든 후에 진흙을 발라서 만든 부처님을 모시고 벽화를 그려 놓았다. 막고굴을 제대로 볼려면 가이드가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어떤 굴은 가이드가 열쇠를 가지고 있어서 가이드가 없으면 구경을 하기가 어려운 곳도 있다.

그래서 다른 여행객들 틈에 섞여서 구경을 하곤 했다. 마침 한국에 있을 때 돈황의 막고굴에서 삼국시대의 인물이 벽화 속에서 발견되었다는 뉴스를 보고 갔기 때문에 직접 보고 싶어서 열심히 벽화를 보고 있는데 237호 굴에서 아마 신라인이라고 생각되는 듯한 벽화를 접할 수 있었다.

그곳에 적혀 있는 글을 그대로 옮겨 적으면 다음과 같다. '嘉慶二十三年五月十四日張成? 重畜各國王子' 이들 왕자 중에 신라의 왕자가 있는 듯했다 (이상은 확인되지 않은 본인의 생각으로 잘못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돈황의 막고굴 내의 벽화는 사람의 손이 닿는 곳 아래의 벽화는 많이 훼손되어 있는데 문화혁명 당시에 그렇게 되었다고 한다.

막고굴을 나와서 다시 돈황 시내로 들어 왔다. 시장에 있는 식당에서 간단히 점심을 먹고 다시 명사산으로 향했다.(명사산 입장료 - 50元, 낙타투어 요금 - 60元) 명사산은 돈황 시내에서 택시로 10분 정도의 거리에 있는 거대한 모래산이다.

먼저 낙타를 타고 명사산으로 향했다. 약 40분 정도 낙타를 타고 모래언덕을 넘어가면 명사산 아래에 도착하는데 그곳에서 내려 나무계단을 오르면 명사산 정상에 서게 된다. 정상에 서면 여기가 사막이라는 사실이 실감난다. 끝없이 펼쳐진 모래산이 장관을 이룬다.

그날은 바람이 비교적 잔잔해서 모래바람은 일어나지 않았고, 하늘은 맑고 곱게 빛나고 있었다. 내려올 땐 모래 썰매를 타고 내려오면 순식간에 밑으로 내려온다 (모래썰매 대여료 : 10元) 명사산을 내려와 다시 낙타를 타고 모래 언덕을 따라 가면 먼저 인공호가 나오고 그 너머에 월아천이 자리하고 있다.

월아천은 명사산 안에 있는 작은 오아시스로 수천 년을 내려오면서 한번도 마르지 않았다는 초생달 모양의 신비한 샘으로 주변의 정자와 나무들과 어우러져 한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하다.

덧붙이는 글 | [여행 메모] 둔황으로 가는길

■ 비행기 

둔황의 공항은 둔황 시내에서 12㎞ 정도의 비교적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다. 이곳으로 베이징에서 5시간 25분(월,목,토 각 1편), 자위관에서 40분(수,일요일에 1편씩 운행)이 소요된다. 란저우에서는 1시간 40분(매일 1~2편), 시안에서는 2시간 40분(매일 2편씩 운행)이 소요되는 항공편이 있다. 

■ 열차 

열차로 둔황에 가려면 둔황 시내로 연결된 열차편이 없기 때문에 우선 약 128㎞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류위안(柳園)역까지 간 뒤 다시 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란저우에서 류위안역까지는 특쾌로 25시간 10분이 소요된다. 베이징에서 온다면 약 55시간으로 3박 4일 정도 소요된다. 상하이에서라면 70시간.

■ 버스 

가까운 도시에서는 다른 교통수단보다는 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편하다(약 2시간 30분 소요, 2시간마다 운행). 주변의 주취안이나 자위관에서 버스로 올 경우 사막 안을 달리게 된다(약 7시간 소요).

덧붙이는 글 [여행 메모] 둔황으로 가는길

■ 비행기 

둔황의 공항은 둔황 시내에서 12㎞ 정도의 비교적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다. 이곳으로 베이징에서 5시간 25분(월,목,토 각 1편), 자위관에서 40분(수,일요일에 1편씩 운행)이 소요된다. 란저우에서는 1시간 40분(매일 1~2편), 시안에서는 2시간 40분(매일 2편씩 운행)이 소요되는 항공편이 있다. 

■ 열차 

열차로 둔황에 가려면 둔황 시내로 연결된 열차편이 없기 때문에 우선 약 128㎞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류위안(柳園)역까지 간 뒤 다시 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란저우에서 류위안역까지는 특쾌로 25시간 10분이 소요된다. 베이징에서 온다면 약 55시간으로 3박 4일 정도 소요된다. 상하이에서라면 70시간.

■ 버스 

가까운 도시에서는 다른 교통수단보다는 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편하다(약 2시간 30분 소요, 2시간마다 운행). 주변의 주취안이나 자위관에서 버스로 올 경우 사막 안을 달리게 된다(약 7시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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