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인시대 신드롬 중고등학교 강타

'날 오야붕이라 불러라'

등록 2002.11.22 11:01수정 2002.11.22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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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S

야인시대의 강풍이 중고등학교를 휩쓸고 있다. 야인시대를 보지 못하면 왕따가 되고, 극중 등장인물들의 폭력적인 모습을 그대로 모방하는 등 야인시대 신드롬을 앓고있는 것. 한 조사기관의 집계에 따르면 ‘야인시대’가 10대 시청자 점유율 가운데 6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중고등학생들의 집중적인 관심을 보이면서 여러 가지 변화의 바람을 몰고 있다.

'짱'에서 '오야붕'으로

야인시대 신드롬은 호칭의 변화를 가져왔다. 최고의 주먹을 일컫는 일진, 넘버원, 원빵, 짱,캡 등 종전까지의 호칭은 '오야붕'으로 통일되었다. 학생들끼리 서로 대놓고 구마적, 쌍칼, 왕발, 하야시라 부르며 조폭분위기를 즐기는가 하면 각 교실마다 종로, 명동, 혼마시 등 패를 나누어 폭력적인 행동을 모방하거나, 이를 적발, 처벌하려는 교사를 '미와경부'라 부르며 피해 다닌다.

특히 ‘긴또깡’을 독특한 억양으로 외치며 김두한을 괴롭히는 미와 경부의 말투는 인기절정이며, 잔뜩 힘을 주고 고개를 건들거리며 근엄하게 내뱉는‘어깨 스타일’의 말투 역시 유행이다.

학생들의 교복패션에도 변화의 물결이 일고있다. 딱 달라붙는 쫄바지 패션에 운동화를 신던 종전의 모습은 통이 약간 넓은 기지바지에 정장구두로 바뀌었다. 이름하여 '오야붕' 스타일. 날씨가 추워지면서 꺼내 입기 시작한 코트 역시 복고풍으로 바뀌었다.

종전의 심플한 스타일에서 더블트렌치나 정통 브리티시 스타일로 바뀐 것. 양모(K고, 17)군은 “요즘 교복은 세미정장 스타일이기 때문에 손쉽게 극중 패션을 따라할 수 있다. 특히 학생들 사이에 베이지색 더블버튼 코트가 유행이다. 일부 학생들은 와이쳐츠 깃을 교복 바깥으로 꺼낸체 어깨에 힘주며 다니기도 한다”고 했다.

ⓒ SBS
'김두한 모르면 왕따'

야인시대의 히어로 김두한의 인기에 힘입어 ‘긴또깡 마니아’도 등장했다. 공부는 뒤로한 체 조폭 공부에 한창인 것. 드라마 자체가 화제다 보니 해당인물에 대한 배경이나 스토리를 알기 위해 영화‘장군의 아들’은 물론 김두한에 대한 다양한 관련 서적을 탐독, 교실안팎에서 드라마와 비교하며 열변을 토한다.

또한 쉬는 시간만 되면 돌려차기, 날라차기와 같은 드라마속 김두한의 현란한 발차기를 선보이는가 하면 무술을 배우기 위해 인근 격투기 도장문을 두드리기도 한다. 특히 드라마가 방영되는 야간자율학습 시간만 되면 월담(?)하는 학생들이 급격히 늘고 있어 담당 교사들도 골치를 썩고 있다.

서울시 강동구에 위치한 K고등학교의 한 교사는 “구마적과 김두한이 대결을 벌일 당시, 야간자율학습에서 도망간 학생들이 유난히 많았다. 앞으로 본격적인 김두한의 활약상이 펼쳐지면서 이 같은 현상은 더욱 커질 것이기에 각별한 주의와 지도가 필요하다”고 했다.

야인시대 신드롬에 대한 이같은 우려는 학생들에게 그릇된 가치관을 형성하기에 더욱 심각하다. 드라마 속 조선 주먹들의 폭력이 종로를 차지하려는 일본 야쿠자에 맞서기 위한 것이므로 정당하다는 논리가 학생들 사이에 퍼지고 있기 때문. 이와 같이 왜곡된 폭력의 미화는 올바른 가치관을 확립해야할 청소년들에게 유해하다. 이에 시청률 지상주의를 뛰어넘는 제작진의 용단과 이같은 폭력성을 규제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가이드라인의 제시가 필요하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문화일보 온라인신문 '지키'에도 실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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