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우드, PC게임계의 거목 쓰러지다

미 게임유통사 Electronic Arts(EA), 스튜디오 통폐합의 일환으로 웨스트우드 폐쇄 결정

등록 2003.02.04 20:00수정 2003.02.04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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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stwood Studios
Westwood StudiosWestwood
'베스트셀러 PC게임'으로 기네스북에 오른 최초의 게임, 1998년까지 우리나라 단일게임 판매량 1위, PC방 이전의 사이버 까페를 낳은 작품, 실시간 전략 게임의 아버지….

스타크래프트인가?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물론 아니다. 이는 바로 웨스트우드 스튜디오의 커맨드 앤 퀀커(Command & Conquer, 이하 C&C) 시리즈로서 1995년 가을에 처음 발매되었으며, 두번째 작인 C&C 레드앨럿까지 전세계 도합 1천만장 이상 판매된 PC게임계의 명작이다. 또한 웨스트우드는 이에 앞서 소설 <듄>을 모태로 한 최초의 전략게임인 <듄2>를 1992년 발매하여 현재 가장 인기있는 게임 장르 중 하나인 실시간 전략(Real Time Strategy, 이하 RTS) 분야를 만들어낸 일등 공신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웨스트우드가 없었으면 지금의 블리져드나 RTS 장르인 스타크래프트도 없다는 말이다.

그러나 웨스트우드는 1998년 여름, 거대유통사인 일렉트로닉 아츠(이하 EA)에 인수된 이후 독립성을 잃고 흔들리기 시작했다. 최대 라이벌인 블리져드는 한발앞서 1998년 3월, 자사 RTS 3번째 작품인 스타크래프트 발매 이후 한창 주가를 올리며 대한민국을 '스타크 열풍'에 휩싸이게 했던 것에 반하여, EA로 넘어간 웨스트우드는 차기작 개발 도중 수석 디자이너였던 Erik Yeo가 사퇴하는 등 진통을 겪다가 99년 8월 드디어 C&C 타이베리안선을 출시하지만, '스타크래프트 킬러'로서 당초의 엄청났던 기대에 못미친 결과를 낳고 말았다.

이후 우리나라에서 블리져드의 작품에 계속 밀리는 모습을 보여주었음에도 발매작마다 마니아를 양산하여왔던 웨스트우드였으나 결국 EA의 스튜디오 통폐합 계획으로 오는 3월 31일 문닫게 된다고 한다. 표면적인 이유는 2002년 10월 발매된 어쓰 앤 비욘드(Earth & Beyond) 이후 새로운 개발 프로젝트가 없었다는 것. 그러나 2002년 초 C&C 레니게이드 출시 이후 대대적인 정리해고를 벌였고 웨스트우드에서 추진하였던 C&C 레니게이드2 등의 새로운 계획을 EA가 막아왔다는 점에서 이는 설득력이 없다. 또한 불프로그, 오리진 등 유수의 제작사들이 EA에 인수되고 나서 개발자들은 나가버리고 회사는 결국 흡수되어 사라지던 과거가 있었기에 이번 웨스트우드 폐쇄도 마찬가지 맥락으로 보여진다.

이러한 EA측의 복안은 웨스트우드와 EA퍼시픽(구 웨스트우드 퍼시픽으로서 웨스트우드의 제 2 스튜디오였음)을 문닫고 직원들을 끌어모아 로스엔젤레스의 EA 스튜디오(EA LA)를 거대하게 키운다는 것. 그러나 EA LA조차도 2002년 초 2015란 제작팀이 개발하여 EA를 통해 출시한 2차대전 배경의 액션 게임인 <메달 오브 아너>가 대박 조짐을 보이자 이를 탐낸 EA가 2015를 내쫓고 만든 팀이다. 결국 EA는 가능성있는 제작사들을 흡수, 통합하여 유통뿐만 아니라 게임제작의 왕좌까리 노리는 것이겠지만 과연 불프로그의 파퓰러스나 오리진의 울티마, 웨스트우드의 C&C, 녹스, 블레이드 런너 같은 명작들을 기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회사를 흡수, 합병할 수는 있어도 창의력까지 흡수, 합병할 수는 없다.

덧붙이는 글 | 웨스트우드의 제 2 스튜디오였던 EA 퍼시픽에서 개발한 C&C 시리즈의 최신작인 C&C 제너럴스는 예정대로 2월 11일 발매되며 추후 EA 퍼시픽 내지 EA LA에서 지속적으로 서비스할 예정이라고 한다.

덧붙이는 글 웨스트우드의 제 2 스튜디오였던 EA 퍼시픽에서 개발한 C&C 시리즈의 최신작인 C&C 제너럴스는 예정대로 2월 11일 발매되며 추후 EA 퍼시픽 내지 EA LA에서 지속적으로 서비스할 예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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