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조선운동 이래서 필요하다

[주장]<조선일보> 칼럼 '안티조선인 전국대회...'에 대한 반론

등록 2003.02.16 18:23수정 2003.02.16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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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유태종 사회부 차장대우는 14일자 <안티조선인 전국대회…>라는 칼럼을 통해 안티조선운동에 대해 비판적인 주장을 내놓았다. 그래서 필자는 이에 대한 반론을 내놓으려 한다.

<조선일보> 유태종 사회부 차장대우는 이 칼럼에서 조·중·동을 ‘수구 기득권 세력의 대변자’로 규정한 발제자가 "조·중·동이 여론시장의 70%를 점령한 상태에서 대다수 국민이 그들의 논조에 영향을 받는 상황을 그대로 둘 경우 노무현 정부의 개혁은 불가능하다"며 "조·중·동이라는 호족세력의 지배로부터 양민(신문 독자)을 해방시키는 절독 운동이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한 데 대해 "안티조선 사람들에게는 조·중·동 독자들이 옳고 그름을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는 교화(敎化)의 대상으로 보이는 것일까. 신문독자의 70%가 정말 바보라서 조·중·동을 구독하고 있다고 믿는 것일까"라며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었다.

그렇다. 구독자들은 바보가 아니다. 그러나 <조선일보>를 구독함으로써 바보가 되어간다고 해야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20세기 초 로망롤랑은 '오늘날의 신문은 거짓말의 소굴'이라고 고발했다. 독자의 십중팔구는 신문의 거짓말에 말려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21세기인 지금 로망롤랑의 말은 더욱 피부에 와 닿는다. 만일 이런 정치적인 편향성을 띤 왜곡된 보도를 안목 없이 볼 경우 심각한 정치 적인 거짓말에 속을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래서 구독자들이 바보가 되어간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유태종 차장대우는 또한 "평소 종이(paper)신문 시대의 종언(終焉)을 말하고 대선 직후 온라인을 통한 인터넷혁명을 자축했던 게 그들이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종이신문을 비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심지어 그들의 입맛에 맞는 기사를 써도 ‘무슨 꿍꿍이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음모론을 들고 나오는 심리상태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라며 비꼬았다.

하지만 유태종 차장대우의 주장은 설득력이 낮다. 왜냐하면 네티즌들이 인터넷혁명을 자축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수구언론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영향력이 줄어들까 노심초사하며 인터넷언론을 비난했던 주인공은 바로 그들이었다. 또한 비난에 있어서도 정당한 잘못에 의한 비판이 아닌 네티즌 한 사람의 잘못을 네티즌 전체의 잘못으로 싸잡아 비난하고, 어느 인터넷언론에 연루되어 있다는 것 하나로 모든 인터넷언론을 또 싸잡아 비난하는 작태를 해온 주인공 또한 그들이었다. 그렇다면 이제 수구종이신문을 비판해야 하는 이유가 되겠는가?

유태종 차장대우는 또 “특정 신문을 향한 이 같은 ‘왕따 전선(戰線)’에는 아이러니컬하게도 또 다른 일부 신문과 방송사들이 연합군으로 종종 등장한다. 일부 신문과 방송사는 자신의 부끄러운 과거는 아련한 로맨스로 묻어버리고, 남의 과거는 낡은 고리짝까지 들춰내며 비난을 퍼붓는다. 그래서 소위 ‘언론개혁’이란 명분 아래 정해진 먹이를 서로 많이 갈라 먹으려는 생존 경쟁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며 비판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그렇다면 과연 비난 받는 특정언론은 자신들의 잘못을 사과하고 반성하며 더 이상 비난 받지 않도록 했는가, 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다. 그리고 누가 가장 큰 잘못을 했는가?

"언론개혁이란 명분아래 정해진 먹이를 갈라먹는다”는 주장은 얼토당토한 말이다. 모방송사 대담에서 강준만 교수가 <조선일보>에 기고하는 어느 작가에게 했던 말이 생각난다. “자신이 비난 받으면 테러이고, 자신이 행하는 비방은 언론자유인가?"

언론은 진실을 보도하고 사건의 본질을 파헤침으로써 올바른 여론 형성과 사회 계도의 역할을 선도하는 중요한 매체이다. '언론은 제4의 권력'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 권력의 70%를 조,중,동이라는 세 신문사가 독점하고 있다. 또한 본연의 역할을 망각한 채, 왜곡보도와 편파보도를 일삼고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신문인 르몽드의 창간자 뵈브메리는 "언론은 진실을, 모든 진실을, 오직 진실만을 말해라"라고 하였다. 그러나 우리의 언론은 어떠한가? 왜곡과 과장, 날조마저 서슴지 않는, 반민주 정치권력에 편승하여 그들의 나팔수로 콤플렉스와 광기를 사회화하고 국가 폭력을 생산하는 주인공 노릇을 톡톡히 해왔다. 떠오르는 권력가에게는 아첨 보도를 일삼고 물러나는 권력자는 짓밟아버리는 작태를 그들이 해왔다.

독재와 어두운 반민주화의 역사를 함께 이끌어온 장본인, <조선일보>. 권력 편에 편승하여 왜곡과 편파보도를 일삼는 수구언론의 선두주자이며, 반공, 보수로 대표되는 <조선일보>의 기조는 이를 악용하는 정치인들과 정언유착하여 색깔론으로 진보정치인들을 빨갱이로 내몰아 정치권력에서 배제시키는 역할을 해왔다.

<조선일보>는 자신들이 언론의 역할인 비판적 언론활동을 제대로 해왔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문제는 그들이 생각하는 비판은 실제로는 비방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잘못을 고치기 위해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상대를 비방하기 위해서 기사를 써왔다고 해야 할 것이다.

또한 그것의 방식 또한 왜곡과 날조라는데 더 큰 문제가 있다. <조선일보>를 구독하는 이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거짓말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보이지 않는 권력'에 철저히 예속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안티조선운동이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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