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길'마저 서러운 위안부 할머니

정서운 할머니 별세...장례비 걱정 등으로 '2일장'하려다 3일·시민사회장으로

등록 2004.02.26 11:04수정 2004.02.27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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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운 할머니가 진해 제일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모습. 채수영씨와 강동오씨가 지난해 성탄절 전날 저녁 정 할머니와 함께 보내고 있는 모습. ⓒ 오마이뉴스 윤성효


[2신:26일 밤 9시50분]

3일장, 시민사회장으로 하기로


26일 새벽에 별세한 정서운 할머니의 장례식은 3일장으로, '시민사회장(葬)'으로 열리게 됐다.

그동안 정 할머니의 간병을 해온 '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경남도민모임' 회원들은 지역 주요인사들이 모인 가운데, 유족측과 논의를 거쳐 이같이 결정했다.

26일 저녁 8시 현재 빈소가 마련된 진해 제일병원 영안실에는 소식을 듣고 달려온 인사들이 몰려들고 있다. 민주노동당 소속 이경숙 도의원을 비롯해, 열린사회희망연대 김영만 의장, 김주완 경남도민일보 노조 위원장 등이 참석해 있다. 그리고 여성단체연합회와 정대협 관계자들도 소식을 듣고 빈소를 찾고 있다.

강동오 매암차문화박물관장은 "처음 별세 소식을 듣고는 난감했고, 일부 친척들이 찾아와 2일장을 할 것을 제안했다"면서 "지역 인사들의 관심 속에 3일장으로 치르기로 했다"고 말했다. 장례위원회도 구성하기로 했는데, 지역 주요 인사들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곽준석 신부(진해)가 장례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서운 할머니의 별세 소식은 이날 오전 <오마이뉴스>를 통해 전국에 알려지면서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었으며, 장례비에 써달라며 네티즌들의 성금도 답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신:26일 낮 12시]

정 할머니 장례비 없어 2일장


마지막 가는 길도 서러운 정 할머니
장례비 부족해 '2일장'... 성금 모금중

정서운 할머니의 장례가 2일장으로 치러질 모양이다. 정 할머니의 유족들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3일장 대신 2일장으로 치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평소 정 할머니를 보살펴온 지인들을 비롯해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은 "정 할머니의 마지막 가는 길이라도 제대로 챙겨드리고 싶다"며 모금운동을 전개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

현재 정신대대책협의회를 비롯해 열린사회 희망연대, 여성단체연합 경남지부, 경남지역 천주교회 등에서 성금모금 등을 논의하고 있다.

3일장으로 결정될 경우 정 할머니의 장례식은 모레(28일) 치러질 예정이다.

□ 후원계좌 : 농협 818-12-307082(예금주 심인경)
일제시대 구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일본군 위안부)였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먼저 털어놓았던 정서운(83·진해)할머니가 힘겨운 투병 끝에 26일 오전 7시 경남 진해 제일병원에서 별세했다.

그동안 정 할머니를 돌봐온 '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경남도민모임(이하 경남도민모임)'의 강동오(39·매암차문화박물관장)씨 등 회원들은 정할머니의 장례식을 시민장(葬)으로 추진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강씨는 "며칠 전 병원에 들렀을 때만 해도 밝은 모습이었는데 오늘 서울출장 중에 비보를 들었다"며 "주변과 의논해 뜻있는 장례를 치르고 싶다"고 말했다.

고 정서운 할머니는 지난해 10월 침대에서 떨어져 대퇴부 골절상을 입고 마산 삼성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12월 진해 제일병원으로 옮겼다. 가족으로는 남편이 유일하고 슬하에 자녀는 없다. 그동안 경남도민모임은 자원봉사로 정할머니를 돌봐왔고 진해시에서는 간병인 비용을 지원하기도 했다.

병원에 입원한 정 할머니를 경남도민모임 채수영씨 등 회원들이 돌보고 있다는 사실은 지난해 10월 <오마이뉴스>를 통해 처음으로 알려졌다.

정 할머니는 하동 출신으로 일본이 '위안부는 없다'고 발뺌을 할 때 첫 공개 증언자로 나선 바 있다. 적지 않은 할머니들이 과거가 밝혀지는 사실을 꺼리고 있을 때 이를 두려워하지 않고 공개증언에 나섰던 것. 이후 정 할머니는 일본과 중국, 미국 등에서도 위안부 관련 공개증언을 했다.

정서운 할머니는 16살이던 1930년대 말 위안부로 끌려가 6년간 고초를 겪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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