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 판매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일명 박신양 돼지 저금통이인우
지난 주말 한 친구의 식당 개업식에서도 커다란 돼지 저금통을 기념 사은품으로 손님들에게 나눠주고 있었는데 남녀 연인끼리 온 손님들에게만 주는 것이지만 특별히 내게 주는 이유는 빨리 결혼을 하라는 이유에서란다. 순간 움찔했다.
아무튼 집으로 돌아오는 열차 안에서의 내 모습은 스스로도 눈에 띄었는데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쳐다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내 스스로가 왜 그렇게도 느꼈는지는 아마도 핑크색 돼지저금통이 가지는 텔레비전 드라마 속의 이미지를 내가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돼지저금통을 든 내 모습이 남들의 시선에 초점이 되는 것이 두려운 나머지 나는 열차에서 내리고 말았다. 그리고는 큰 누님댁으로 발길을 향했다. 조카에게 저금통을 주고 갈 생각으로 말이다. 그렇게 친구의 식당 개업 선물로 받은 박신양의 돼지 저금통은 조카 녀석의 거대한 저금통이 되었다.
저금통을 들고 집에 들어서자 누님은 "마침 하나 사려던 참인데 잘됐다"면서 그동안 모았던 몇 마리의 돼지들을 거실로 데리고 나왔다. 그리고는 박신양의 돼지 저금통으로 옮겨 넣기 시작했는데 무려 한 시간이 넘는 대규모(?) 이사작전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