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서 귀국한 임종인 "자이툰 부대는 미군의 들러리"

"국회 이라크 현지 조사는 반쪽 짜리" 비판

등록 2004.12.02 20:25수정 2004.12.02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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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자이툰 부대 주둔지인 이라크 아르빌을 방문하고 귀국한 임종인 열린우리당 의원이 2일 오후 국회 브리핑실에서 `방문결과 파병연장을 반대하는 개인적인 입장에 변화가 없다`며 개인적인 방문소감을 밝혔다.

자이툰 부대 주둔지인 이라크 아르빌을 방문하고 귀국한 임종인 열린우리당 의원이 2일 오후 국회 브리핑실에서 `방문결과 파병연장을 반대하는 개인적인 입장에 변화가 없다`며 개인적인 방문소감을 밝혔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국회 '이라크 현지조사단'의 일원으로 '자이툰 부대' 파병지역인 이라크 아르빌을 방문하고 돌아온 임종인 열린우리당 의원은 2일 "한국군이 엄청난 비용을 감수하며 미국의 들러리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자이툰 부대의 즉각 철군을 촉구했다.

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이툰 부대는 결국 침략 전쟁에 동조하는 미국의 들러리 역할 만을 할 뿐이었다"며 "허허벌판에 집을 짓는 것을 보고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고 토로했다.

임 의원은 "아르빌은 전투 지역이 아니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아르빌은 쿠르드 자치 지역으로 이라크내 수니파와 시아파들로부터 오랜 기간 탄압을 받아온 지역. 때문에 주민들은 대부분 미군의 이라크전을 지지하고 있어 한국군에도 우호적이라는 것이 임 의원의 설명이다.

그러나 임 의원은 "태권도를 가르쳐주고 치과 의료 봉사를 하거나 호떡을 만들어주는 등 자이툰 부대는 지역 주민들과 우호적으로 지내고 있었지만, 이들이 미국의 침략전쟁을 위해 왜 그 곳에 있어야 하는지 회의적이었다"고 비판했다.

임 의원은 이어 "이라크 현지 정세는 전투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평화 재건이라는 파병의 명분 자체가 잘못됐다"며 "거짓 정보에 의한 명분 없는 침략 전쟁에 동조하지 말고 철군하는 것이 국익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의원은 또 "자이툰 부대 주둔 비용도 한국이 자비로 부담하고 있다"며 "미국은 북핵 문제나 용산 기지이전 비용 협상 등에서 전향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는 등 그동안 우리에게 해준 것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번 방문에서 아르빌 총리와 미군 및 미대사관 관계자들과 질의 시간을 가졌다는 임 의원은 "그들에게 한국에 이라크 파병 반대 여론이 우세함을 확실하게 전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임 의원을 비롯해 열린우리당의 조성태·안영근 의원, 한나라당의 박세환·황진하 의원 등 5명의 국회 '이라크 현지조사단'은 지난달 29일 서울을 출발, 이라크로 향했다. 그러나 3박 4일의 일정 중 대부분의 시간을 이동하는데 소비한 이들 조사단은 전투지역인 바그다드나 팔루자 등은 방문하지도 못한 채 단 하루동안 아르빌에 머물다 돌아왔다.

이에 대해 임 의원은 "이번 조사는 반쪽짜리 조사"라며 "이라크 전쟁에 우호적인 상층부 인사들을 주로 만났기 때문에 이라크 주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임 의원은 또 "현지조사 계획조차 없던 국방부가 당정을 협의하면서 문제제기를 받고 급히 계획을 세웠기 때문에 현지를 충분히 보기에는 시간이 너무 짧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이라크 파병 연장동의안에 반대하고 있는 임종인·김원웅·이인영·유승희·이광철·우원식 의원 등 일부 열린우리당 의원과 이영순 민주노동당 의원은 전원위원회 소집을 추진하기 위해 서명 운동에 돌입했다. 재적의원 4분의 1 이상의 동의로 전원위원회가 소집될 경우 파병연장 반대 의견은 한층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a 자이툰 부대원들.

자이툰 부대원들. ⓒ 국방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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