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의 '길 속의 길'김정규
길속에 길이 있다. 바쁜 사람이야 눈에 들어오질 않겠지만 조금만 여유를 가지면 길 속의 또 다른 길이 보인다. 대학로를 따라 걷다보면 예전과는 다른 쾌적한 인도를 만날 수 있다. 서울시에서 보행환경 개선 사업의 일환으로 차도를 좁히는 대신 인도를 넓혀 예술품도 놓아 걷기에 편하고 쾌적하게 꾸며 놓았다.
아침마다 출근을 하면서 나도 이 길을 걷는다. 바쁠 때는 '길 속의 길'을 따라 걷지 못하지만 조금의 시간의 여유나 마음의 여유가 주어져도 이 길을 따라 걸으며 출근한다.
'길 속의 길'을 만든 이의 생각은 사람들로 하여금 이 길을 걸으면서 여유를 느끼게 하기 위함일 것이리라. 반듯하고 곧은 길 대신에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나아가는 길을 걸으면서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마음의 여유를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배려일 것이다.
사실 현대인들은 괜히 바쁘다. 딱히 바쁜 일도 없는 사람들조차도 왠지 쫓기는 듯한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그 이유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들은 많지가 않다. 세상이 바쁘게 변하고 시간을 초 단위로 나누어 돈 계산을 하는 시대이다 보니 사람들 역시 분, 초를 다투며 살아가는 일에 익숙해져 간다. 물론 바쁜 사람들이야 그렇게 살아야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게 딱히 분, 초를 다투어야 할 만큼의 바쁜 일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