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균 한나라당 '김희선 의원부친 친일행적진상규명조사단' 단장이 20일 오전 국회 중앙기자실에서 중국 현지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조사단은 이들에게 지난 1944년 김 의원 작은아버지의 결혼식 사진에 담긴 김일련의 모습을 보여준 뒤 '이 사람이 부친을 검거한 만주국 특무경찰 가나이 에이치가 맞다'는 확인을 거쳐 증언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사진을 본 뒤 조사단에게 "당시 독립운동했던 사람들은 숨어서 유격전을 해야 했기 때문에 공개적인 자리에서 이런 사진은 찍을 수조차 없었다"며 "특무경찰로 일했으니 이런 호화로운 사진도 찍을 수 있었던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조사단은 이날 당시 유하현 경찰 등 공직자 명단이 담긴 '만주관공리 일람표'도 공개했다. 조사단은 이 문서의 사본 중 '金井英一'이라고 적힌 부분을 가리키며 "당시 가나이 에이치(金井英一)로 창씨 개명하고 활동한 사람은 한 사람 뿐이었다는 게 현지인들의 증언이고 그 사람이 바로 김 의원의 아버지"라고 강조했다.
또한 조사단은 김 의원이 아버지가 시베리아 베르호얀스크 감옥에서 보낸 것이라며 공개했던 엽서도 거론하며 "러시아 대사관 등에 따르면 베르호얀스크 감옥은 항일운동을 했던 조선인을 탄압했던 친일행적자를 검거해 수용했던 곳으로 김 의원 아버지의 친일행적을 증명해주는 자료"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 부친 특무경찰 재직기록문서는 확인못해... 통외통위가 공문보내야"
그러나 조사단은 중국 유하현 당안실에 보관돼있는 김일련의 친일 행적과 재직기록, 검거한 독립군 조사활동 등이 적힌 재직기록문서는 직접 확인하지 못하고 증언을 통해 간접적으로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고정균 조사단장은 "국회의원 13명의 서명이 담긴 자료공개 요구 공문을 중국 길림성 정부에 보냈으나 길림성 정부에서 난색을 표했다"며 "지난해 <월간조선>의 관련 보도 이후 한국 정부의 고위 간부가 문서 유출에 강력히 항의해왔기 때문이라는 게 길림성 정부 한반도 책임자의 말"이라고 전했다.
또한 고 단장은 "그 대신 직접 당안 자료를 봤다는 중국 장성 출신 현직 교장인 노아무개씨를 만나 노씨의 증언을 들었다"며 녹취 내용도 공개했다.
이어 고 단장은 "길림성 정부로부터 한국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의 서명을 받아 한국 외교통상부를 통해 공문을 보내오면 공개가 가능할 것이라는 답을 듣고 왔다"며 "공문에 당사자인 김희선 의원의 사인까지 담기면 공개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고 단장은 "이 자료가 공개될 경우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유하현 독립군의 행적이 추가로 밝혀지는 성과도 올릴 수 있다"며 김 의원과 여당의 협조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조사단은 "김 의원은 이런 사실에 대해 책임을 지고 모든 공직에서 사퇴해야 한다"며 "김 의원은 더 이상 사실을 부인하거나 은폐하려고 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조사단은 현지 조사를 통해 입수한 문서 사본과 현지인의 증언이 담긴 녹화자료 등을 금명간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한나라당은 김 의원이 지난 17대 총선에서 자신을 독립운동가의 후손이라고 소개하는 등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며 김 의원을 선거법위반 혐의로 기소해달라는 취지로 서울고등법원에 재정신청을 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