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의원 아버지가 독립군 내 아버지 검거했다"

한나라당, 김희선 의원 부친 친일행적 증언 공개... 김 의원 "정치공세"

등록 2005.07.20 13:42수정 2005.07.20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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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선 "한나라당은 '월간조선당' 자인"
'부친 친일행적' 의혹 제기에 "정치공세" 반박

ⓒ오마이뉴스 이종호
한나라당이 김희선 열린우리당 의원 부친의 친일행적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한 데 대해 김 의원(사진)은 "한나라당의 파렴치한 정치공세를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20일 성명서에서 "한나라당 진상조사단의 기자회견은 한나라당이 '월간조선당'이라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고 역공을 폈다. 김 의원은 "조사단이 발표한 내용은 <월간조선>이 2004년 9월∼12월호와 2005년 6월·8월호에 보도한 내용을 편집한 것에 불과한 것"이라며 "오늘 공개된 문서의 출처는 <월간조선>이라고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또 한나라당을 향해 "올바른 과거사를 재정립하자는 시대적 요구를 거부하고, 편향되고 왜곡된 시각으로 점철된 특정 언론과 결탁해 허위사실을 그럴듯하게 포장, 국민들을 현혹함으로써 친일 역사 청산이라는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려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월간조선> 8월호의 보도내용은 <월간조선>이 작년 8월부터 이미 5차례에 걸쳐 보도했던 내용들을 다시 되풀이해서 보도하고 있는 것"이라며 "구체적인 사실 관계의 입증이나 확정적인 증거자료의 제시도 없이, 확인되지 않은 소수 증언자들의 추상적인 증언만을 확실한 증거인냥 그럴듯하게 포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본인이 확보한 중국 현지인의 증언에 따르면, 유하현 공안국에는 부친 김일련 씨의 일제하 창씨명인 '금산영일'에 관한 자료가 존재하지 않는데, <월간조선>측이 중국에 거주하는 조선족과 퇴직한 직원을 동원하여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금산영일이 일제특무'라는 문서를 떼어갔다"고 주장했다.

<월간조선>이 지난 4월 '중국 통화시 유하현 공안국 판공실에 요청해 공안국 직원이 공문서를 가져다 놓고 확인하면서 문서를 써주었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김 의원은 "유하현 공안국측은 <월간조선> 기자가 방문한 사실 자체가 없다고 했다"며 "<월간조선>은 최초 '금산영일'이 일제 특무라는 문서를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만들었음이 분명하다"고 못박았다.

한편 서영교 열린우리당 부대변인은 "<월간조선>이 김희선 의원 부친이 일제 특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내놓은 '공안국 재직증명서'는 공장(도장)에 있어야 할 별이 없는 등 가짜가 분명하다"며 "한나라당도 허점투성이 자료를 내놓으면서 국민을 우롱하지 말고 제대로 된 정치에나 신경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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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한나라당 의원이 20일 오전 국회 중앙기자실에서 김희선 의원부친 친일행적진상규명조사단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재오 한나라당 의원이 김희선 의원 부친 친일행적진상 조사 결과 친일의 증거로 44년 김 의원 부친이 동생 결혼식에 참석한 사진등을 제시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가네야마, 가나이 에이치라고 하는 조선인 특무는 유하현에 한 명밖에 없었어. 이름을 자주 바꾸고 변복을 하고 다니기도 하고 긴 장도를 차고 정복을 하고 다니기도 했어. 조선인 특무가 하는 일은 조선 사람들을 체포하고 조사했지. 잡히면 큰 칼로 목을 쳐서 유하강변 버드나무에 매달아 놨지."

한나라당이 김희선 열린우리당 의원 아버지의 친일행적 증거라며 공개한 증언의 일부다. 한나라당은 김 의원의 아버지가 1941년 가나이 에이치(金井英一)로 창씨 개명한 뒤 중국 유하현에서 일본 만주국 특무경찰로 활동했고 당시 김 의원 아버지에게 검거됐던 독립군의 후손을 만나 증언을 들었다며 비디오 테이프 등 자료를 공개했다.

또한 한나라당은 유하현 특무경찰 재직기록이 담긴 '만주관공리 일람표'와 유하현 '경무진행상황' 등 공문서 사본을 공개하고 이 문서에 담긴 '金井英一'이 바로 김 의원 아버지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사실은 그간 아버지가 독립운동가라고 주장해온 김 의원의 주장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으로 김 의원의 해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독립군이었던 내 부친, 김 의원 아버지에게 검거돼 옥살이 했다" 증언 입수

한나라당 '김희선의원 부친 김일련의 친일행적 진상규명조사단'(단장 고정균 한나라당 법률지원단 조사위원, 이하 조사단)은 20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만주국 특무경찰로 활동하던 김 의원의 아버지에게 검거됐다는 독립군 후손의 증언이 담긴 시디(CD)와 비디오테이프, 녹취록 등을 공개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독립군 참모장 최창도의 장남 최아무개(64)씨와 독립군 소대장 최진규의 장남 최아무개(78)씨 등은 자신들의 아버지가 김 의원의 아버지에게 검거됐다고 증언했다.

이들은 "김 의원 아버지 등 조선인 특무가 하는 일은 말이 통하는 같은 조선 사람들(독립군)을 체포해 조사하는 일이었다"며 "(독립군 등 조선인을) 엄청 많이 죽여 구덩이를 파고 시신을 한꺼번에 쳐넣었다"고 밝혔다.

조사단에 의하면 이들은 "독립군이었던 부친은 김 의원 아버지에 의해 검거된 뒤 징역을 산 후 탄광 등에서 일하다 망가진 무릎 등 후유증으로 평생 고생만 하다 돌아가셨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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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균 한나라당 '김희선 의원부친 친일행적진상규명조사단' 단장이 20일 오전 국회 중앙기자실에서 중국 현지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조사단은 이들에게 지난 1944년 김 의원 작은아버지의 결혼식 사진에 담긴 김일련의 모습을 보여준 뒤 '이 사람이 부친을 검거한 만주국 특무경찰 가나이 에이치가 맞다'는 확인을 거쳐 증언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사진을 본 뒤 조사단에게 "당시 독립운동했던 사람들은 숨어서 유격전을 해야 했기 때문에 공개적인 자리에서 이런 사진은 찍을 수조차 없었다"며 "특무경찰로 일했으니 이런 호화로운 사진도 찍을 수 있었던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조사단은 이날 당시 유하현 경찰 등 공직자 명단이 담긴 '만주관공리 일람표'도 공개했다. 조사단은 이 문서의 사본 중 '金井英一'이라고 적힌 부분을 가리키며 "당시 가나이 에이치(金井英一)로 창씨 개명하고 활동한 사람은 한 사람 뿐이었다는 게 현지인들의 증언이고 그 사람이 바로 김 의원의 아버지"라고 강조했다.

또한 조사단은 김 의원이 아버지가 시베리아 베르호얀스크 감옥에서 보낸 것이라며 공개했던 엽서도 거론하며 "러시아 대사관 등에 따르면 베르호얀스크 감옥은 항일운동을 했던 조선인을 탄압했던 친일행적자를 검거해 수용했던 곳으로 김 의원 아버지의 친일행적을 증명해주는 자료"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 부친 특무경찰 재직기록문서는 확인못해... 통외통위가 공문보내야"

그러나 조사단은 중국 유하현 당안실에 보관돼있는 김일련의 친일 행적과 재직기록, 검거한 독립군 조사활동 등이 적힌 재직기록문서는 직접 확인하지 못하고 증언을 통해 간접적으로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고정균 조사단장은 "국회의원 13명의 서명이 담긴 자료공개 요구 공문을 중국 길림성 정부에 보냈으나 길림성 정부에서 난색을 표했다"며 "지난해 <월간조선>의 관련 보도 이후 한국 정부의 고위 간부가 문서 유출에 강력히 항의해왔기 때문이라는 게 길림성 정부 한반도 책임자의 말"이라고 전했다.

또한 고 단장은 "그 대신 직접 당안 자료를 봤다는 중국 장성 출신 현직 교장인 노아무개씨를 만나 노씨의 증언을 들었다"며 녹취 내용도 공개했다.

이어 고 단장은 "길림성 정부로부터 한국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의 서명을 받아 한국 외교통상부를 통해 공문을 보내오면 공개가 가능할 것이라는 답을 듣고 왔다"며 "공문에 당사자인 김희선 의원의 사인까지 담기면 공개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고 단장은 "이 자료가 공개될 경우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유하현 독립군의 행적이 추가로 밝혀지는 성과도 올릴 수 있다"며 김 의원과 여당의 협조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조사단은 "김 의원은 이런 사실에 대해 책임을 지고 모든 공직에서 사퇴해야 한다"며 "김 의원은 더 이상 사실을 부인하거나 은폐하려고 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조사단은 현지 조사를 통해 입수한 문서 사본과 현지인의 증언이 담긴 녹화자료 등을 금명간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한나라당은 김 의원이 지난 17대 총선에서 자신을 독립운동가의 후손이라고 소개하는 등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며 김 의원을 선거법위반 혐의로 기소해달라는 취지로 서울고등법원에 재정신청을 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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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김희선 의원 부친 친일행적 진상규명조사단'은 44년 김의원 부친이 동생결혼식에 참석한 사진을 증거로 제시하며 당시 독립운동가들이 결혼식에 참석해 사진을 찍는 일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빨간 원안에 있는 사람이 김희선 의원의 부친이며, 안고 있는 아이는 김 의원의 오빠(사망)라고 주장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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