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의 김상훈, 배영준, 한재원FLUXUS
이 노래의 가사를 쓴 배영준은 최근 2집 음반을 발표한 그룹 W(Where the story ends)의 리더. 그는 '여름'하면 떠오르는 그룹 '코나'의 리더이기도 했다. W의 다른 두 멤버도 코나에서 함께 했던 동료들. 코나의 곡들 중에도 만화에서 소재를 가져온 듯한 곡들이 기억나는 것을 보니(스파이더맨의 위기, 마녀 여행을 떠나다 등) 그의 만화에 대한 관심은 아주 오래된 일인 것 같다.
실제로 어느 방송녹화 현장에서 '창조적인 음악을 만들기 위해 특별히 노력하는 것이 있는가'란 질문에 그는 '만화를 보거나 장난감을 수집하면서 음악적 영감을 얻는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농담으로 받아들인 관객들이 모두 웃음을 터뜨려버리기는 했지만….
"코나 시절 노래 중에 '슬픔이여 안녕'이란 곡도 있었어요. 그건 제가 아주 어릴 때 <어깨동무>란 잡지에 연재되던 만화 제목이에요. 가사를 쓸 때 문득 그 만화의 이미지가 떠오르더라고요. 제 기억엔 <어깨동무>에 연재되던 만화 중에 유일한 순정만화였던 것 같아요."
적어도 2주에 한 번은 홍대 앞의 만화서점에 들른다는 그는 고양이를 키우고 있는 여자친구와 함께 고양이에 관련된 만화가 보일 때마다 사 모은단다.
"실제로 고양이를 키우는 만화가들이 많다고 들었어요. 평소에 만화가란 직업에 대해서 일종의 경외감이랄까 존경심 같은 걸 가지고 있었고, 만화가들의 일상을 한 번쯤 음악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마침 신카이 마코토의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라는 짧은 애니메이션을 보게 됐어요. 거기서 영감을 얻어서 쓴 곡이 <만화가의 사려 깊은 고양이>예요."
코나 시절부터 W에 이르기까지 10년이 넘게 음악을 해오는 동안 그에게 만화는 함께 오랜 시간을 보낸 친구였고 음악적 영감의 보고였다. W 2집 앨범의 타이틀곡이었던 <쇼킹 핑크 로즈>도 야자와 아이의 '나나'에서 영감을 얻어서 만든 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