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아더 "소란스런 한국인에겐 권위주의가 적합"

<한겨레>, 1947년 캐나다 비밀문서 발굴... 당시 일본 사령관과의 대화록 분석

등록 2005.10.25 09:50수정 2005.10.25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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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인천 중구 자유공원에 있는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 동상.

인천 중구 자유공원에 있는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 동상. ⓒ 오마이뉴스 권우성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전인 1947년, 맥아더 당시 일본 점령군 사령관이 한·일 양국을 비교하면서 한국에 대해서는 "민주주의 준비가 안됐다"고 평가한 반면 일본은 "민주주의를 할만한 자질이 있다"는 등의 상반된 평가를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겨레>는 25일 "맥아더 장군의 이런 발언은 허버트 노먼 캐나다 주일대표부 대표가 본국 정부에 보고한 비밀문서(캐나다 오타와 문서보관소 소장)에 담겨 있다"며 "문서 분석 결과 '맥아더 장군과의 대화'란 제목의 5쪽짜리 문서에는 동아시아 각국에 대한 맥아더 장군의 평가가 솔직하게 담겨있다"고 보도했다.

노먼 당시 주일대표부 대표에 따르면, 맥아더 장군은 당시 한국을 평가하면서 "한국인들은 민주주의를 할 준비가 돼있지 않다"며 "한국인들에겐 (권위적인) 강력한 통치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먼 대표는 "맥아더가 '일본인의 미군 점령 수용을 민주주의적 생활방식에 대한 심리적 성숙으로 간주하지만, 소란스런 한국인들에겐 민주주의 대신 권위주의 체제가 적합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반면 그는 일본에 대해서는 "민주주의를 할 자질이 있다"면서 "군사적 지도자만 제거되면 일본인들은 민주주의와 기독교 사상에 영향받기가 매우 쉬운 민족"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인에 대해 "본질적으로 일본인에 비해 더 무자비하다(ruthless)"면서 "유연하지 못하고 무자비한 민족이기 때문에 최대한의 단호함(firmness)을 가지고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먼 대표는 또 "맥아더 장군은 한국에서 법과 질서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모든 세력의 지지를 받는 우익 지도자 중 한 사람이 권력을 잡는 걸 선호했다"며 "그는 특히 한국 정부를 이끌 사람으로 이승만의 이름을 거론했다"고 전했다.

한편 노먼 대표는 "맥아더 장군은 '아시아가 세계의 중심이고, 아시아 민족들의 정치·사회운동이 차기 역사무대의 결정적 특징이 될 것'으로 아시아를 보고 있었다"고 밝혔다.


미래 세계역사의 핵심을 아시아로 봤던 맥아더 장군은 "일본이 민주국가로서 확고하게 선다면, 일본은 아시아의 결정적인 안전판으로 기능할 것이고 소련의 영향력 확대를 봉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노먼 대표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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