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였다!"네이버 화면 캡쳐
지나친 홍보성 기사에 대한 또다른 풍자라고 볼 수 있겠다. 이 말은 싱거운 내용의 기사를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제목을 이용해 많은 사람들이 보게 만드는 일부 기자들을 '낚시꾼', 혹은 '강태공'으로 지칭하면서 시작된 유행어다. 한동안 네티즌들은 떠들썩한 이슈가 화제가 되면, 기사의 제목에 자주 등장하는 '훈훈한 감동', '파문' 등의 단어를 빌어 가상 기사를 만들면서 신선한 유머감각을 자랑하기도 했다.
'낚였다'는 표현은 단순히 가상의 기사 제목을 댓글게시판에 작성하는 단계를 넘어 근거가 있다는 듯이 뉴스의 주소까지 첨부하며 보는 사람을 유혹하는 단계로 진화됐지만, 이 유혹을 이기지 못해 그 주소를 링크할 경우, '월척' 등의 단어가 한눈에 띄는 실제 낚시 관련 기사만이 보일 뿐이다.
낚시 관련 기사는 낚시 마니아들이 아니면 흥미를 유발하기 힘든 기사이기 때문에 댓글이 달리는 일이 드물지만, 유혹을 이기지 못해 주소를 링크한 일부 네티즌들이 허탈함과 자조적인 심정을 이기지 못하고, 웃으면서 '낚였다'는 표현을 달면서 낚시 관련 기사는 본의 아니게 많은 댓글이 달리는 '호강'을 누리기도 한다.
'낚였다'는 표현은 결국 기자들의 반성을 요구하는 풍자다. 선정적인 제목과 부실한 내용의 기사를 자주 작성하던 일부 기자의 경우 안티 카페가 생기는 홍역까지 치루고 있다. '낚시꾼'이라는 불명예스러운 호칭이 붙지 않으려면, 기자들에게 보다 더 성실한 취재와 확인과정을 거친 전문적인 기사 내용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교훈을 남긴다.
네티즌의 거침없는 표현의 장, 댓글게시판
인터넷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가볍게 무시하고 넘어갈 댓글게시판이지만, 댓글게시판은 이제 엄연한 대화의 장으로 자리 잡은지 오래다. 우리 사회가 민주화된 이후로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주관을 갖게 됐지만, 그 주관과 의견을 표현할 곳은 많지 않았다. '참모들이 눈과 귀를 가리고 있다'는 반대 여론의 지적에 '댓글까지 직접 확인하는데 무슨 소리냐'는 대통령의 반론이 화제가 됐을 정도로 댓글게시판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힘을 가진 대화의 장이 됐다.
물론 익명성을 이용한 지나친 명예훼손과 욕설 등의 부작용은 여전하지만, 이것은 지금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네티즌의 자성적인 움직임으로 인해 언젠가는 극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유명인들까지도 두려워한다는 댓글게시판이 성숙한 매너와 더불어 이렇듯 핵심을 꼬집는 날카로운 풍자로 그들을 더욱 두렵게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덧붙이는 글 | 오마이뉴스와 한겨레신문의 제 블로그에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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