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회의, 전두환·노태우 서훈·훈장 박탈 의결

대통령에게 주는 무궁화대훈장만 제외... 이근안·조양호 등도 서훈 취소

등록 2006.03.21 17:20수정 2006.03.22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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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21일 오후 국무회의에서 12·12 군사반란과 5·18 민주화운동 무력진압에 관련된 두 전직 대통령의 서훈 취소를 의결했다. 이에 따라 20개의 훈장이 정부로 환수될 예정이다.
정부는 21일 오후 국무회의에서 12·12 군사반란과 5·18 민주화운동 무력진압에 관련된 두 전직 대통령의 서훈 취소를 의결했다. 이에 따라 20개의 훈장이 정부로 환수될 예정이다.오마이뉴스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의 서훈이 취소되고 훈장이 환수될 예정이다.

정부는 21일 오후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12·12 군사반란과 5·18 민주화운동 무력진압에 관련된 두 전직 대통령의 서훈을 모두 취소하기로 했다. 이번 서훈취소 결정에는 두 전직 대통령과 비리 경제사범, 반인권사범 등 모두 176명이 포함됐다.

두 전직 대통령은 지난 96년 대법원에서 군사반란 등 죄명으로 각각 무기징역과 17년형이 확정됐다. 이들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당선자 시절인 지난 97년 12월 21일 사면·복권됐지만, 2005년 6월 개정된 상훈법(8조1항)과 '5·18 민주화운동 등에 따른 특별법'에 따라 이번에 서훈이 취소됐다.

따라서 두 전직 대통령이 소유하고 있는 20개의 훈장도 정부로 환수될 예정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대통령 재임시절까지 건국훈장대한민국장(1983. 3. 11) 등 모두 9개를 받았다. 노태우 전 대통령도 내무부 장관 시절까지 청조근정훈장(1983. 10. 25) 등 모두 11개의 훈장을 받았다.

전두환·노태우, '무궁화대훈장'만 남아

다만 정부는 두 전직 대통령이 받은 '무궁화대훈장'은 서훈 취소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무궁화대훈장을 취소할 경우 대통령 재임 자체를 부정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무궁화대훈장은 대통령에게 수여되는 훈장으로, 영부인이나 우방국 국가원수나 영부인에게도 수여될 수 있다. 이번 서훈 취소와 관계없이 이들에 대한 전직 대통령 예우는 그대로 유지된다.
12.12 군사반란 등 서훈 취소 대상자

이름

취소 대상 서훈

전두환

보국훈장삼일장, 화랑무공훈장, 충무무공훈장, 을지무공훈장, 보국훈장천수장, 보국훈장국선장, 태극무공훈장, 수교훈장광화대장, 건국훈장대한민국장 (이상 9개)

노태우

보군훈장삼일장(2회), 화랑무공훈장(2회), 충무무공훈장, 인헌무공훈장, 보국훈장천수장, 보국훈장국선장, 을지무공훈장, 보국훈장통일장, 청조근정훈장 (이상 11개)

정호용

보국훈장삼일장, 화랑무공훈장(2회), 보국훈장천수장, 보국훈장국선장, 보국훈장통일장, 수교훈장광화장 (이상 7개)

황영시

화랑무공훈장(2회), 충무무공훈장(2회), 보국훈장삼일장, 무공포장, 보국훈장천수장, 보국훈장국선장, 보국훈장통일장, 수교훈장광화장, 청조근정훈장 (이상 11개)

이학봉

보국훈장광복장(2회), 화랑무공훈장, 인헌무공훈장, 보국훈장삼일장, 충무무공훈장

주영복

충무무공훈장(3회), 보국훈장광복장, 보국훈장천수장, 보국훈장국선장, 보국훈장통일장, 청조근정훈장 (이상 8개)

이희성

화랑무공훈장, 보국훈장광복장, 보국훈장천수장, 보국포장, 충무무공훈장, 을지무공훈장, 보국훈장국선장, 보국훈장통일장, 수교훈장광화장, 청조근정훈장(이상 10개)

허화평

보국훈장광복장, 화랑무공훈장, 인헌무공훈장, 보국훈장삼일장, 충무무공훈장(이상 5개)

차규헌

충무무공훈장, 보국포장, 화랑무공훈장, 을지무공훈장(2회), 보국훈장천수장, 보국훈장국선장, 보국훈장통일장(이상 8개)

허삼수

화랑무공훈장, 인헌무공훈장, 보국훈장삼일장, 보국훈장천수장, 충무무공훈장(이상 5개)

박희도

화랑무공훈장, 인헌무공훈장, 보국훈장삼일장, 충무무공훈장, 보국훈장국선장, 보국훈장통일장, 수교훈장광화장(이상 7개)

장기오

보국훈장삼일장, 보국훈장천수장, 충무무공훈장, 보국훈장국선장, 청조근정훈장(이상 5개)

최세창

보국훈장삼일장, 보국훈장천수장, 보국훈장국선장, 보국훈장통일장, 수교훈장광화장(이상 5개)

장세동

화랑무공훈장, 보국포장, 을지무공훈장, 보국훈장천수장, 보국훈장통일장, 청조근정훈장(이상 6개)

신윤희

보국훈장삼일장, 충무무공훈장, 보국훈장천수장(이상 3개)

박종규

화랑무공훈장, 체육훈장기린장(이상 2개)

ⓒ 오마이뉴스 김영균

정부는 또 두 전직 대통령 외에 정호용·황영시 등 같은 죄명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서훈자 14명의 서훈도 취소하기로 했다. 아울러 5·18 민주화운동 무력진압에 앞장섰던 박준병·임수원·이학봉 등 67명에 대해서도 훈장을 환수하기로 했다. 이들 중에는 지난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무력진압 당시 숨진 장교 3명과 사병 19명도 포함됐다.


고문기술자로 악명 높은 이근안씨도 이번에 서훈이 취소됐다. 그는 군사정권에 충성한 대가로 86년 옥조근정훈장을 받았다.
고문기술자로 악명 높은 이근안씨도 이번에 서훈이 취소됐다. 그는 군사정권에 충성한 대가로 86년 옥조근정훈장을 받았다.연합뉴스 신영근
지난 1997년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고정간첩 고영복 전 서울대 명예교수와 '고문기술자' 이근안씨,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 등도 서훈이 취소됐다. 고 전 교수는 군사정권 시절인 80년대 국무총리 정책자문위원, 보건사회부 사회보장심의위원 등을 역임하고, 94년에는 문공체신부 산하 한국문화정책개발원 원장(차관급)까지 지냈다. 퇴임시 국민훈장목련장(1993. 8. 31)을 받을 정도로 친정부 인사로 분류돼 왔다.

하지만 97년 36년간 남한에서 활동해온 '부부 고정간첩'이라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큰 충격을 줬다. 고 전 교수는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형이 확정돼 서훈이 취소됐다.


고 전 교수와 함께 국가안전을 위협한 명목으로 형이 확정된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 등 6명에 대해서도 서훈 취소와 함께 훈장 회수 조치가 취해졌다.

악명 높은 고문기술자 이근안씨는 군사정권에 충성한 대가로 옥조근정훈장(1986. 10. 21)을 받았지만, 반인권범죄를 저지른 사실이 밝혀져 훈장이 회수된다. 또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에 대한 금탑산업훈장(1994. 8. 2)도 서훈이 취소됐다.

고정간첩 고영복, 고문기술자 이근안씨 등도 서훈 취소

이밖에 '몸통-깃털론'으로 유명한 홍인길(1996. 6. 3. 황조근정훈장)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등 각종 비리에 연루돼 실형을 받은 공직자, 김선홍(1989. 4. 25. 금탑산업훈장 등) 전 기아자동차 회장, 전락원(1988. 2. 4. 국민포장) 전 파라이스그룹 회장 등도 취소 대상에 올랐다. 서훈 취소 대상이 된 공직자와 경제인은 모두 87명에 이른다.

한편 정부는 21일 결정된 서훈 취소 대상자에게 조만간 취소 사실을 통보한 뒤 훈장 등을 환수 조치할 계획이다. 행자부 상훈과 관계자는 "기존 서훈자에 대한 범죄사실 조회를 주기적으로 실시해 서훈 취소 요건 해당자에 대해서는 서훈 취소를 주기적으로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기타 주요 서훈 취소 대상자들

이름관련 사건취소대상 서훈

고영복

부부 고정간첩단 사건

국민훈장목련장

김계원

10. 26 박정희 시해 사건

충무무공훈장(2회), 화랑무공훈장, 을지무공훈장, 무공포장, 보국훈장천수장, 보국훈장국선장, 보국훈장통일장, 수교훈장홍인장, 수교훈장광화장(이상 10개)

김재규

10. 26 박정희 시해 사건

충무무공훈장(4회), 보국훈장국선장, 을지무공훈장, 보국훈장통일장, 청조근정훈장(이상 8개)

강창성

신군부 협력 거부 4년형 선고

화랑무공훈장(2회), 충무무공훈장, 보국훈장광복장, 보국훈장천수장, 보국포장, 보국훈장국선장, 을지무공훈장(이상 8개)

김선홍

'97 기아자동차 부도 분식회계

철탑산업훈장, 동탑산업훈장, 은탑산업훈장, 금탑산업훈장(이상 4개)

이근안

반인권적 고문 자행

옥조근정훈장

이기호

대북송금특검 유죄

홍조근정훈장, 청조근정훈장(이상 2개)

전락원

세금포탈

국민포장

조양호

불법정치자금 제공

금탑산업훈장

홍인길

불법정치자금 모집

황조근정훈장

 

ⓒ 오마이뉴스 김영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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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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