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동솥김대갑
그러나 에가미 나미오의 주장은 고대 한국과 일본의 미스터리를 규명하는 하나의 가설일 뿐이다. 더군다나 에가미는 기마민족설을 주장하면서 '임나일본부'의 존재를 기정사실화하는 듯한 태도를 취한 터라 한국 입장에서는 다소 거북한 인물이기도 했다.
이런 에가미가 지난 1990년에 대성동 고분군 발굴현장을 방문해서 고대 일본과 밀접한 관련을 가진 어떤 유물을 보고 한편으로는 기쁨을, 한편으로는 착잡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기뻤던 이유는 학자였기 때문이었고, 착잡한 이유는 일본인이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도대체 어떤 유물이었기에 북방 유목민족의 역사와 문화에 해박한 식견을 가진 그가 그런 심정에 빠졌을까?
쇠의 바다인 김해시 구산동에 가면 김수로왕의 탄강지인 구지봉이 넉넉하면서도 안온한 자태를 지닌 채 김해 시내를 굽어보고 있다. 이 구지봉 정상에 오르면 우선 수로왕비인 허황후릉이 눈에 뜨이고, 부산에도 없는 국립박물관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지난 1998년 7월에 정식으로 개관한 이 박물관은 '국립김해박물관'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고고학 전문 박물관이라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1990년 대성동 고분군서 '파형동기' 발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