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국 다시 부상... 암살-의문사로 얼룩

[2006년 러시아 10대뉴스]

등록 2006.12.28 13:22수정 2006.12.28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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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러시아가 보여준 한해는 어떤 모습일까? 러시아 언론들이 선정한 올 한해의 이슈를 중심으로 러시아의 2006년을 정리해 보고 진단해 보자.

@BRI@러시아판 <뉴스위크>는 올해를 '푸틴의 고립주의'라고 발표하며 푸틴의 독자적인 대외정책노선으로 모든 우방을 잃은 러시아를 '크레믈 섬'으로 묘사했다.

러시아 주간지 <블라스찌>는 올해 최고의 이슈를 여기자 안나 폴리트코프스카야 살해 사건으로 선정했다. 한편 러시아 월간 RBC는 올해의 어록으로 수르코프 대통령부 부장관이 소개한 '주권 민주주의'를 꼽았다.

이 신조어는 러시아의 민주주의는 서방의 '자유민주주의'를 반드시 추종할 필요는 없으며, 강한 국가 건설을 위한 '러시아식 민주주의'의 필요성을 강조한 말로 현재 러시아의 새로운 통치 이데올로기를 대변하는 언어로 자리잡았다.

러시아 주간 뉴스위크와 블라스찌 월간지 RBC 그리고 인터넷 BBC러시아가 발표한 2006 러시아 이슈를 중심으로 러시아의 올해 10대뉴스를 종합 정리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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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의 독극물에 중독돼 숨진 전 KGB 요원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 ⓒ <더타임스> 인터넷판

1. 러-우크라이나 가스분쟁(에너지 무기화 선전포고)

2006년 1월 1일 0시 러시아는 가스가격에 대한 의견차이로 합의점에 이루지 못하자 우크라이나로 향하는 가스관의 밸브를 잠근다. 새해벽두부터 가스공급중단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우크라이나 뿐만 아니라 가스의존도가 높은 동유럽 그리고 전세계에 보낸 러시아의 선전포고와 같은 새해 인사였다. 푸틴의 에너지 무기화 정책이 시작을 알리는 순간이였다.

2. 전 정보요원 리트비넨코 사망(푸틴정권 이미지 손상)

전직 FSB 요원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의 독살사건은 사건의 배경과 인물 그리고 정치적-경제적 이해가 어우러져 세계적인 이슈를 탄생시켰다. 서방언론은 냉전 시대부터 써온 KGB의 전형적인 정적제거 수단이라 주장하며 푸틴정권의 비도덕성과 인권탄압을 강력히 비난했고 러시아 정부는 서방언론의 정치적 도발이라고 주장하며 사건의 개입 가능성을 일축했다.

3. 그루지야산 와인수입 금지(친서방 노선 제재)

러시아의 대외정책은 그동안 '친구도 적도 없는' 정책을 펼쳐왔는데, 올 한해 만큼은 '친구'와 '적'을 확연히 구별했다. 러시아는 친서방-반러시아 국가에 대해서는 괘씸죄로 값비싼 가스와 경제적 제재를 단행했다. 러시아 국민들이 좋아하는 그루지야와 몰도바산 와인과 생수마저 금지시키며 옛 소련 국가들의 친서방 노선에 제재를 가했다.

4. 히딩크 감독 영입(유로 2008 우승 목표)

러시아 축구가 월드컵 본선에 오르지 못하자 러시아 축구협회는 올 5월 거장 히딩크 감독을 국가대표 감독으로 영입했다. 히딩크 감독은 2008 유럽축구선수권 우승을 목표로 러시아 축구의 재도약을 약속하며 러시아 축구의 부활을 다짐했다. 히딩크 감독 취임이후 러시아 국가대표팀의 성적은 2승 2무이며 얼마전 발표된 국제축구연맹 순위에서 22위로 올랐다.

5. 청부살인 공포(90년대 무정부 상태)

올 9월 안드레이 코즐로프 중앙은행 수석부총재가 암살된데 이어 국영 대외무역은행의 알렉산드르 플로힌 지점장이 피살당하는 등 올 한해 러시아 금융계인사들이 잇따라 살해되었다. 대부분 청부살인으로 범인이 잡혔음에도 불구하고 누가 애초에 살인을 지시했는지 알수가 없어 문제의 심각성과 우려를 증폭시켰다.

6. G8 정상회담 개최(제국의 부활)

올 7월 중순 러시아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주요 8개국(G8) 정상회담을 처음으로 의장자격으로 개최하였다. 푸틴 대통령은 에너지 대국의 지위를 십분 활용 '국제 에너지 안보'를 주요현황으로 다루며 회담내내 자신감 넘치는 행동과 발언으로 국민들에게 '제국의 부활'을 각인시켰고, 국제사회에서 러시아의 주가를 한껏 높였다.

7. 항공기 참사 잇따라(추락하는 러시아 항공)

올 한해만 3대의 러시아 여객기가 추락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올 5월 소치로 향하는 항공기가 추락하여 114명이 사망했고, 6월에는 이루크츠크 공항에서 착륙하다 사고가 발생하여 125명이 죽었다. 연이은 참사는 8월에도 발생하였는데, 도네츠크 상공에서 항공기가 추락하여 170명 승객 전원이 사망했다.

8. 극우민족주의(스킨헤드의 경고)

9월 러시아 서북쪽 카렐리야 지방에서 러시아인들과 중앙아시아와 카프카스 지방에서 이주해온 민족들간의 대충돌이 벌어지며 러시아 민족분쟁의 우려가 러시아 전역으로 퍼졌다. 특히 특히 올 11월 러시아 전지역에서 행해진 '러시아 행진' 집회에는 대규모 청년극우세력들과 스킨헤드, 나치주의자들이 참여하여 '외국인 모멸'이라는 광의적 '민족주의'로 러시아 전역을 물들였다.

9. 러시아 WTO가입 초읽기(2007년 7월 가입예정)

러시아는 지난 11월 베트남에서 열린 APEC정상회의 기간중 미국과 세계무역기구 가입을 위한 양자 협상에 서명하며 10년동안 끌어왔던 의견 대립에 종지부를 찍었댜. WTO 가입 최대 걸림돌이었 미국과의 협상이 성사됨에 따라 러시아는 내년 7월중으로 WTO 회원국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0. 여기자 살해(언론탄압/인권침해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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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러시아 대통령 ⓒ Emax

체첸문제의 심각성을 알리며 푸틴 정권을 비난했던 여기자 안타 폴리트코프스카야가 지난 10월 살해되자 러시아는 다시 한번 언론의 자유를 탄압하고 테러를 자행한다고 비난받았다. 지난 15년간 숨진 러시아 언론인들은 무려 211명에 이른다. '국경없는 기자회'는 푸틴 정권이후 언론의 탄압이 더욱더 가중되고 있다고 보고했다.

10+1. 2006년 올해의 인물은 푸틴 대통령(무소불위의 권력)

지난 26일 전(全)러시아여론조사센터(VCIOM)가 발표한 조사에 의하면 '2006년 올해의 인물'로 러시아 국민의 76%가 푸틴 대통령을 선정했다. 러시아의 정치인을 비롯 어느 유명 연예인 및 스포츠 스타도 35%가 넘는 지지를 받지 못했다.(러시아 최고 아이돌 스타 가수 디마빌란은 35%) 에너지 패권국으로 제국을 부활시킨 푸틴의 그칠줄 모르는 인기로 2006년은 '푸틴의 해'가 아닌듯 싶다. 2008년초 대선을 앞둔 2007년 푸틴의 행보가 그 어느때보다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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