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살아있는 쉼터, 죽도봉 공원

지난 8일, 때 아닌 무더위로 피서인파 북적

등록 2007.05.09 09:13수정 2007.05.09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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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죽도봉 공원 '연자루' ⓒ 조찬현

때 아닌 무더위로 공원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그늘을 찾아 공원으로 모여드는 사람들, 공원 길가에 돗자리를 깔고 누워있는 가족, 등나무 아래에는 아주머니들이 삼삼오오 모여 한가롭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어버이날인 8일 찾아간 전남 순천의 죽도봉 공원은 힘겹게 공원길을 오르는 사람들이 자주 눈에 띈다. 이른 더위에 시민들은 축 늘어져 나무그늘을 찾아 발걸음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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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시아 꽃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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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시아 꽃 활짝 핀 공원길 ⓒ 조찬현

아카시아 꽃 활짝 핀 공원길을 조금만 걸어도 이내 도로를 감싸고 있는 향기에 취한다. 신이대와 아카시아 숲길을 지나면 그림 같은 누각의 연자루를 만난다. 연자루 누각 지붕에는 비둘기 떼 한가롭고, 대청마루에는 할머니들이 삥 둘러 눕고 기대어 망중한을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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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마루에 삥 둘러 눕고 기대어 망중한을 즐기고 있는 할머니들 ⓒ 조찬현

산죽과 동백 숲이 우거지고 봉우리가 바다에 둥둥 떠 있는 섬을 닮아 죽도봉이라 불리는 죽도봉 공원. 이곳에 오르면 순천 시가지의 풍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산책과 휴식처로 더없이 좋은 곳이다.

친목 회원 9명과 함께 죽도봉 공원을 처음 찾았다는 허윤자(78·조례동) 할머니는 더위를 식히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라며 만족해한다.

"더위를 식히러 왔는데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한 달에 한 번씩 갑장(동갑내기)을 만나 점심 먹고 맥주 한 잔하면서 놀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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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더위에 나무그늘에서 쉬고 있는 할머니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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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두샘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는 사람들 ⓒ 조찬현

용두샘 부근의 숲 그늘에는 할머니 일행이 장구 장단에 맞춰 간드러진 노랫가락을 뽑아댄다. 약수터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끝없이 이어진다. 현충탑으로 이르는 길가에는 쌍둥이 자매가 늘어지게 낮잠을 즐기고, 엄마는 아이에게 우유를 먹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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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자매는 늘어지게 낮잠을 즐기고 엄마는 아이에게 우유를 먹이고 있다. ⓒ 조찬현

길 가던 할머니는 쌍둥이 키우느라 아기 엄마가 고생이 많다며 걱정스런 눈길을 거두지 못한다. 가게 앞으로 비둘기 무리가 떼 지어 날아든다. 아이는 뒤뚱대며 비둘기를 쫒는다. 엄마는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아이와 함께 하느라 여념이 없다. 비둘기 한 마리 푸드덕 하늘로 날아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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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뒤뚱대며 비둘기를 쫒자, 비둘기 한 마리 푸드덕 하늘로 날아오른다. ⓒ 조찬현

숲속에는 꾀꼬리 울음소리 청아하고, 노인은 가게 앞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흥겹게 춤사위를 펼친다. 누군가 저 노인 또 왔다고 말하자 연이어 사람들의 박수가 이어지며 한바탕 여흥이 이어진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U포터뉴스에도 보냅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U포터뉴스에도 보냅니다.
#죽도봉공원 #연자루 #용두샘 #순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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