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노래에 취한 듯한 표정으로 열창을 하고 있는 테너 심송학 교수지요하
지난 12일(토) 오후 '태안문예회관' 대공연장에서는 특별하면서도 조촐한 음악 행사가 있었다. '태안군민을 위한 테너 심송학 교수 초청 음악회'라는 이름의 행사였다.
'재경태안군향우회(회장 류상배)'가 주최하고 태안군이 후원한 행사로서, 태안 출신 유일한 성악가인 테너 심송학(경북대학교 예술대학 교수)씨가 5년 만에 다시 고향을 찾아 고향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자리였다.
심송학 교수의 최초 고향 방문 독창회는 2002년 10월 22일에 있었다. 나는 그때 고교 졸업 후 36년 만에 그를 처음 만날 수 있었고, 또 고교 시절 이후 처음으로 그의 육성 노래를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태안문예회관 대공연장을 가득 메운 관객 앞에서 심송학 교수의 고향 방문 독창회를 축하하는 시를 낭송하여 그 행사를 더욱 의미 있게 했다.
성악가 심송학 교수는 태안읍 남문리 '정주내'라는 마을의 '뒷골'에서 태어났다. 천수만의 물줄기가 닿던 곳이었고, 어선들이 닻을 내리고 안전하게 머물던 곳이었다. 옛날에는 천수만의 갯물이 태안 읍내 코앞에까지 닿았음을 알게 하는 정주내(碇舟川)의 건너편(뒷골)에서 태어나고 자란 그는 고향 이름을 떠올리면 절로 '평온'을 느낀다고 했다.
고향에서 고등학교까지 마친 그는 태안고등학교 출신으로서는 최초로 서울대에 진학한 사람이다. 서울대 음대에서 한국 최초 소프라노 교수였던 정훈모 여사의 제자가 되어 본격적으로 성악을 공부했고, 대학 졸업 후 독일로 가서 하이델베르크 만하임 음악대학원에 입학, 최고 점수로 졸업했다.
1982년 귀국 후 모교인 서울대 음대와 이화여대에서 강의를 하다가 1983년 3월 경북대학교 예술대학 음악학과 교수로 발령 받아 오늘에 이르고 있다. 1990년대 중·후반 경북대 예술대학 학장을 역임한 그는 지금까지 15회의 '학구적인' 독창회를 열고 있는데, 서울 세종문화회관과 예술의 전당, 프랑스와 일본 등지에서 가진 독창회 목록 안에는 '제13회 독창회(2002년 충남 태안 문화예술회관) : 고향방문 예술가곡 독창회'라는 항목도 있다.
활발한 해외 연주(미국·일본·독일·중국·인도 등)를 통한 문화외교 공로로 정부 표창을 받기도 한 그는 서정성이 넘치는 곱고 아름다운 음성으로 노래하며, 감정 표현과 음악성이 뛰어난 성악가로 평가받는다. 세속적이지 않은 정갈한 품성, 늘 연구하는 교수, 연구 업적이 튼실한 음악학자라는 평가도 있다.
매년 일본에서 열리는 오페라 '마담 버터플라이' 국제 콩쿠르의 심사위원들은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유명한 음악인들이다. 그 심사위원 중에 한국 사람으로는 유일하게 심송학 교수가 참여하고 있는 것도 특기할 만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