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지 않은 만남, 중세 도시 '피렌체'

우여곡절 끝에 찾아간 '우피치 미술관'

등록 2007.05.23 10:05수정 2007.05.23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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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서 떼르미니 역으로 향하는 길 ⓒ 이한철

5일간의 로마 여행을 마치고 피렌체로 향했다. 로마에서 피렌체까지는 열차로 약 1시간 30분 정도 거리. 오후 늦게 열차를 타기 위해 짐을 꾸리고 떼르미니 역으로 향했다. 모든 짐을 짊어지고 역으로 향하는 동안 많은 추억들이 머릿속을 스쳐가고 있었다.

언제 다시 올 지 기약이 없기에 진한 아쉬움이 배어나왔다. 그러나 트레비 분수에서 이미 동전 한 개를 던지며 다시 오겠다는 다짐을 했기에 아쉬움 보다는 향후 일정에 대한 부푼 기대감을 가지려고 노력했다.

로마에서의 여행은 허둥지둥 많이도 헤맸지만 즐거운 여행이었기에 만족스러웠다. 마지막 날에도 로마 시내를 많이 걸어 다녔기 때문에 몸은 많이 지쳐 있었지만 여행 준비가 미진했던 터라 여행 책자를 뒤지면서 피렌체 일정을 점검하기에 바빴다.

피렌체에서의 첫 날 '숙소야 어디 있니?'

피렌체의 중악 역에 해당하는 산타 마리아 노벨라 역에 도착했을 때 시각은 저녁 8시를 넘기고 있었다. 시간이 늦어서인지 역은 생각했던 것만큼 붐비지는 않았다. 특히 떼르미니 역과는 규모가 작고 오래된 느낌이어서 조금은 푸근한 느낌도 들었다.

그러나 이런 저런 느낌 보다는 예약했던 유스호스텔을 찾는 것이 가장 급했다. 로마에서 이미 한참을 헤맸던 경험 때문에 바짝 긴장했고, 역시 생각처럼 쉽게 찾지는 못했다. 어두운 거리를 찾아 헤매다 겨우 호텔이 밀집돼 있는 거리를 발견, 그곳에서 숙소를 찾을 수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엉뚱한 곳에 있었다. 가뜩이나 영어에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태리식 영어로 안내를 받은 일행은 방을 찾느라 한참을 고생했다. 조금 더 시간이 걸렸다면 짜증도 많이 났을텐데 친절한 금발 미녀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늦은 시간이라 잠시 바람을 쐬고 들어와 금방 잠이 들었다. 다음 날은 우피치 미술관을 관람을 위해 아침 일찍 서둘러야 했다. 로마에서의 일정이 워낙 빡빡했던 데다 이동하느라 바싹 긴장한 탓에 무척이나 피곤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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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 마리아 노벨라 성당 ⓒ 이한철

우피치 미술관을 찾아서

아침 일찍 서둘러 우피치 미술관을 찾았다. 사물함 관리를 철저히 한 후 카메라와 간단한 소지품, 지도 등을 챙기고 우피치 미술관을 찾아 나섰다. 지도를 들고 찾아 나섰지만 쉽지 않았다. 우리는 산타 마리아 노벨라 성당 건물 뒤쪽에서 한참을 헤매고 있었다.

현지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가르쳐주는 방향이 제각각. 더 혼란스럽기만 해 결국 지도를 믿고 따라가 보기로 했다. 지도를 손으로 짚어가며 길을 따라갔다. 점점 감이 잡히자 자신감도 생기고 재미도 있었다.

한참을 따라가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한쪽 방향으로 우르르 몰려가는 것이 보였다. 순간적으로 우피치 미술관을 향하는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이제 지도를 접고 사람들이 가는 방향으로 따라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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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렌체, 베키오 다리 ⓒ 이한철

우피치 미술관으로 향하다 보면 아르노 강이 나오는데 아르노 강에 있는 여러 다리 중 가장 유명한 것이 베키오 다리다. 웅장하고 화려한 모습은커녕 어떻게 보면 허름해 보이기까지 하지만 다리 위에 상점이 들어서 있는 독특한 구조는 무척이나 인상 깊었다.

우피치 미술관에 도착하기 전에 보이는 넓게 트인 공간은 시뇨리아 광장이다. 과거에는 시민들이 토론을 벌이던 곳이라고 한다. 오전 9시도 채 되지 않은 시간임에도 많은 관광객들이 모여들고 있어 세계적인 미술관임을 실감케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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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뇨리아 광장과 베키오 궁전(왼쪽 위)의 모습 ⓒ 이한철

미술관? 공부한 만큼 얻는 것도 많다

커다란 우피치 미술관 옆으로는 베키오 궁전이 있는데 그 앞에는 헤라클레스와 다비드의 조각품이 양 옆에 우뚝 서 있다. 두 작품은 모두 모조품이지만 근육질의 완벽한 몸매를 뽐내고 있어 많은 관광객들의 카메라 세례를 받고 있었다.

우피치 미술관에는 무려 250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데 유명한 작품들은 3층에 주로 많이 몰려 있는 것이 특징이다. 워낙 큰 미술관인 만큼 중간 중간 휴식을 취해가며 천천히 돌아봐야 했다.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 보티첼리 등의 유명한 작품들이 있지만 사전 공부가 부족하다면 얻어 가는 것도 적다는 사실. 아쉽게도 공부가 부족했던 탓에 많은 것을 얻어오지 못했다. 그러나 여행 전 읽었던 관련 서적에서 봤던 그림이 나타날 때는 오래된 친구를 만난 듯 마냥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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넵튠의 분수와 다비드상 ⓒ 이한철

같은 카메라를 쓴다며 반갑게 인사하던 중년의 남미계 아저씨의 미소, 그리고 로마에 이어 다시 만나게 된 한국인 신혼부부 등 우피치 미술관에선 유독 기억에 남는 사람들도 많았다. 사람들 역시 유명한 미술품, 멋진 풍경 못지않게 여행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덧붙이는 글 | 2006년 9월에 다녀온 기록입니다. 이 기사는 SBS U포터 뉴스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2006년 9월에 다녀온 기록입니다. 이 기사는 SBS U포터 뉴스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피렌체 #우피치 #다비드 #유스호스텔 #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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