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찌와 지혜

모두에게 활용할 수 있는 힘이 지혜

등록 2007.06.02 18:29수정 2007.06.0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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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꼭 보석 같다.”

6월의 첫날에 햇살을 받아서 반짝이고 있는 버찌는 보석이었다. 그 색깔이 어찌나 빨간지 가슴이 설렐 정도다. 영롱하게 빛나고 있어 그 어떤 것보다도 영롱하고 아름답다. 나무 전체가 하나의 보석 전시장이었다. 오묘한 자연의 위대성을 새삼 실감하지 않을 수 없다. 심혈을 기울여서 전시한다고 하여도 저렇게 돋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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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찌 ⓒ 정기상

빠진 곳 없이 요소요소마다 배치하고 있다. 어떤 것은 녹색 이파리에 살짝 숨어 있으니, 더욱더 우뚝하다. 바람이 흔들릴 때마다 보였다가 감춰지는 모습이 무대 연출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햇살을 정면으로 받아 눈이 부시도록 반짝이는 것은 그것대로의 멋을 발산하고 있었다. 빨간 버찌는 마음을 흡인하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버찌가 반짝이고 있는 이곳은 옥정호(전북 임실군)의 한구석이다. 바람과 물 그리고 파란 하늘의 정기를 먹고 자라서인지, 그렇게 깨끗하고 맑을 수가 없다. 빨간 색깔은 속까지 훤하게 들여다보일 것만 같다. 감추는 것이 없으니, 더욱더 우뚝하게 다가오는 것이다. 그 속으로 한없이 빠져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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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 ⓒ 정기상

버찌를 바라보면서 지혜를 생각한다. 사람은 누구나 똑똑하다는 칭찬을 듣고 싶어한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잘났다는 말을 듣게 되면 기분이 좋아지고 우쭐해진다. 기고만장하여 더욱더 뻐기게 되고 으스대고 싶은 생각이 앞선다. 이런 기분을 마음껏 발휘하는 일은 결코 지혜롭다고 말할 수 없다.

총명한 것은 나쁜 것은 아니다. 사물의 깊이 있게 분석하고 파악함으로써 좀 더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생이란 결국 선택의 연속이라고 한다면 판단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인생의 질이 달라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명석한 분석력과 예리한 시각으로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고 그것에 대한 해결을 위한 판단을 해야 한다. 그래야 현명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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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 ⓒ 정기상

문제의 핵심을 정확하게 꿰뚫어 보는 것으로 옳은 판단을 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행복해질 수는 없다. 결코 지혜로운 사람이라고 할 수 없다. 지혜로운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그 결과에 대한 사용이다. 자신만을 위해서 사용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 모두를 위하는 쪽으로 활용해야 한다.

모든 것을 밝히는 것만이 최선은 아니다. 거짓말이 결코 권장한 일은 아니지만,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진실을 밝힘으로써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는다면 지혜로운 사람은 밖으로 발설하지 않고 입을 닫는 것이 지혜로운 삶인 것이다. 총명함과 지혜를 비슷한 것 같지만 사실은 많이 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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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명과 회향 ⓒ 정기상

마음을 잡고 놓아주질 않고 있는 빨간 보석 버찌를 바라보면서 똑똑함과 지혜를 생각해본다. 보기에 좋은 빨간 버찌를 먹게 되면, 그 맛은 아주 형편이 없다. 눈부시게 반짝이는 버찌의 속성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총명이고 그것을 모두에게 활용할 수 있는 힘을 가졌다면 그것이 바로 지혜다. 6월 첫날, 삶의 지혜를 생각하였다.<春城>

덧붙이는 글 | 사진은 전북 임실군 옥정호에서 촬영

덧붙이는 글 사진은 전북 임실군 옥정호에서 촬영
#버찌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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