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시꽃과 휴식

휴식은 살아 있는 이의 권리

등록 2007.06.14 20:15수정 2007.06.14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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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시꽃이 활짝 피었구나.”

눈처럼 하얗다. 어디에서 찾아왔을까. 눈부시게 빛나고 있어서 정면으로 바라볼 수조차 없다. 어찌나 고운지 감탄사가 저절로 터져 나온다. 천사의 모습은 바로 저런 모습이 아닐까. 하얀 색깔로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고 있는 접시꽃에 수많은 손님들이 분주하게 활동하고 있었다. 꿀을 취하고 있는 벌에서부터 시작하여 여유를 즐기는 곤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동물들이 움직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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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시꽃 ⓒ 정기상

하얀 접시꽃이 우뚝한 이곳은 전북 군산에 위치하고 있는 은파 유원지다. 호수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고 있는 풍광 좋은 곳이다. 시민들이 바쁜 일상에서 잠시 빗겨 설 수 있는 휴식처이다. 삶의 스트레스를 씻어낼 수 있는 곳이기에 오아시스와 같은 곳이다. 거기에 흰 꽃이 피어 있느니 그렇게 돋보일 수가 없다.

벌들의 모습을 통해 상반된 생각을 하게 된다. 하나는 분주하게 일하는 즐거움이고 다른 하나는 달콤한 휴식에 대한 바람이다. 벌들의 양 다리에는 보기에도 무거울 정도로 많은 꽃가루들이 묻어 있다.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통해서 근로를 기쁨을 생각하지만 아울러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편하게 쉬는 권리도 기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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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 ⓒ 정기상

사람들은 일하지 않고는 살 수가 없다. 그렇지만 일하는 것은 필연적으로 힘이 필요하다. 일을 통해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재화를 얻을 수 있지만 대시 그에 상응하는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 따라서 일을 함으로서 얻는 소득은 즐거움이지만, 노동의 대가를 치우어야 한다. 노동은 스트레스로 작용하게 되고 이를 해소하지 않으면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일을 통해 얻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이 바로 휴식이다. 휴식이란 쉽게 말하면 쉼이다. 그렇지만 쉼이 무엇일까. 그것은 생각을 버리는 것을 말한다. 의지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몸이 하자는 대로 하는 것을 말한다. 나를 풀어서 삶의 기쁨을 누리게 하는 것이 바로 휴식인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말처럼 그렇게 쉽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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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적 사랑 ⓒ 정기상

휴식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오히려 스트레스를 더 받게 된다. 자신을 돌아다보면서 능력을 한계를 느끼게 되면, 쉬고 있어도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다른 사람에 비해서 자신이 너무 초라하다는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힘들어지는 것이다. 이는 아주 심각한 문제이다. 열정이 넘치던 시기에는 모르지만 생각이 깊어지면 누구나 겪게 된다.

부족한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이 바로 자신이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 휴식은 없다. 자신의 좋은 점만을 사랑하게 되면 완전한 휴식을 취할 수 없다. 부족한 것도 바로 나 자신이라는 것을 깨닫고 부족하지만 그것 자체를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을 가져야 비로소 진정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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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리 ⓒ 정기상

하얀 접시꽃이 6월의 햇살에 반짝이고 있다. 그 속에서 역동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벌의 모습을 통해서 일의 즐거움과 휴식의 기쁨을 동시에 맛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경이로운 세상에서 자신의 권리를 충분히 누리고 있으니, 감동이다. 휴식 또한 살아 있는 이의 권리이니, 생각을 버리고 즐길 때이다.<春城>

덧붙이는 글 | 사진은 전북 군산의 은파 유원지에서 촬영

덧붙이는 글 사진은 전북 군산의 은파 유원지에서 촬영
#접시꽃 #휴식 #권리 #은파 유원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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