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딸나무와 감사하는 마음

내면을 알차게 채워가는 요소는 미안한 마음과 감사하는 마음

등록 2007.06.15 19:38수정 2007.06.15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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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딸나무꽃 ⓒ 정기상

"꽃이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하고 있는 것 같다."

하얀 꽃이 얼굴처럼 보인다. 파란 하늘을 향해 감사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파리들의 뻔뻔함을 대신하여 미안하다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자신이 한 행동을 속까지 훤히 드러내놓고 감추는 것 없이 자신의 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숨기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믿음을 주지 못한다. 겉과 속이 같아야 신뢰감을 줄 수 있다.

산딸나무가 하얀 꽃을 피워내고 있는 곳은 전북 완주군의 대아 수목원이다. 6월의 햇살을 받아 반짝이고 있다. 초록색의 이파리는 꽃 뒤로 물러나 있다. 감사할 줄 모르는 마음을 대신해서 나타내고 있는 듯하다. 주변의 초록과 꽃의 하얀색이 대조가 된다. 확연하게 분별할 수 있도록 우뚝하다.

살다 보면 자만심으로 우쭐해지는 일이 허다하다.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자신감은 보기에 좋지만 그것은 넘어서는 오만은 보기에 딱하다. 작은 재주를 자랑하고 싶은 마음은 자신을 높여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추하게 보인다. 단지 스스로 그것을 느끼지 못할 뿐이다. 홀로 살 수 없는 존재가 바로 사람이다.

관계를 맺으면서 살아가는 사람을 존중하고 배려할 때 자신도 존중받을 수 있다. 그러나 독선은 그것을 가로막는다. 우쭐거리는 재미에 빠지게 되면 상대방을 무시하게 되고 낮춰보게 된다. 그렇게 되면 그것은 악순환이 되어 되돌아오는 것이다. 필연적으로 다툼이 생기게 되고 분쟁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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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하는 마음 ⓒ 정기상

자신을 조금만 들여다볼 수 있게 되면 이런 어리석음에서 어렵지 않게 벗어날 수 있다. 아만과 이기심이라는 욕심을 버리게 되면 모든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마음에 이것이 가득 차 있게 되고 나타내고 싶은 마음이 앞서게 되고 이런 마음은 나 자신의 실체를 볼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거울에 비친 모습이 참이 아니다. 그 모습은 비슷하게 보이기는 하지만 허상인 것이다. 그런데 우쭐거리는 마음이 앞서 있게 되면 그런 허상을 진짜 자신의 모습이라고 착각하게 되는 것이다. 그림자에 취해 자신을 표현하는데 급급하게 되고 결국 감사하는 마음이나 미안해하는 마음을 가질 수 없게 된다.

6월의 열기로 들떠 있는 초록의 이파리들처럼 자신을 제대로 볼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거울 속의 모습을 통해 자신의 그림자가 아닌 참모습을 볼 수 있는 마음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산딸나무의 꽃은 그런 마음을 표현하고 있었다. 감사하는 마음이 넘치고 있다. 지난날들의 모든 일들을 미안해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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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성 ⓒ 정기상

파란 하늘을 바라보면 하얗게 피어나 있는 꽃을 바라보면서 삶의 소중함을 실감하게 된다. 잘났다고 우쭐거리면 살아가는 것은 한 번뿐인 인생을 낭비하는 일이다. 내면을 알차게 채워가는 요소는 미안한 마음과 감사하는 마음이다. 그렇게 순간의 소중함을 인식하고 열심히 살아간다면 행복은 바로 내 안에 있음을 깨닫게 된다. 꽃이 곱다.

덧붙이는 글 | 사진은 전북 완주에서 촬영

덧붙이는 글 사진은 전북 완주에서 촬영
#산딸나무 #전북 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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