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는 국가가 나서 통폐합... 사립대는 캠퍼스 확장?

우석대, 충북 진천에 제2캠퍼스 추진

등록 2007.06.20 19:32수정 2007.06.20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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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교육부가 대학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립대의 통폐합을 적극 유도하고 있는 가운데 사립대는 오히려 캠퍼스를 확장하고 있어 대조적인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전북지역에서는 전북대가 교육부의 정책에 따라 사활을 걸고 국립대 통합작업에 나서고 있지만, 사립대학인 우석대는 20일 충북 진천군과 제2캠퍼스 설립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특히 우석대는 지난해부터 제2캠퍼스 설립에 대해 자세한 언급을 자제할 뿐만 아니라 언론보도에 대해 추진사실 자체를 부인하더니, 극비리에 양해각서를 체결키로 해 향후 대학캠퍼스를 수도권에서 가까운 진천으로 옮기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마저 낳고 있다.

양해각서 체결에 하루 앞선 19일 충북 진천군은 유영훈 진천군수와 라종일 우석대 총장이 20일 우석대 본관 회의실에서 '진천캠퍼스 건립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고 밝혔다.

진천군에 따르면 우석대는 진천캠퍼스에 2009년부터 보건계열을 중심으로 10개 학과에서 신입생 500명을 모집해 전체 학생 2000여 명 수용규모로 건립하고, 500억원 이상을 투자해 부지를 매입한 뒤 이르면 내년부터 본격 공사에 들어간다는 것.

이에 따라 진천군도 양해각서 체결과 함께 캠퍼스 건립지원단을 구성해 개교에 필요한 각종 행정절차와 캠퍼스 주변의 진입로 및 상·하수도, 전기·통신 공사 등 기반시설 구축 지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진천군의 주장에 대해 우석대 측은 19일까지도 굳게 입을 다물었다.

우석대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면서 "진천군의 발표내용도 확인은 아마도 진천군의 희망사항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우석대는 양해각서 체결 당일 지역일간지 <전민일보>를 통해 '캠퍼스 이전 의혹'이 제기되자 '우석대학교 진천 제2캠퍼스 조성 취지 및 향후계획'이라는 긴급 문건을 배포했다.

이 문건에는 "중부권 거점도시로 발전하고 있는 진천 지역에 21세기 첨단유망학과를 중심으로 한 캠퍼스를 조성, 운영함으로써 지역성을 탈피"한다는 내용과 "수도권 입학자원을 적극 수용함으로써 대학 장기발전의 토대 마련"이라는 문구가 들어있다.

우석대 스스로 제2캠퍼스를 중심캠퍼스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우회적으로 시인한 셈이다.

또 우석대는 교육인적자원부의 제2캠퍼스 조성계획 승인과 캠퍼스 건설예정지 확정 및 교육시설지구 지정, 교사건축허가 등의 행정절차와 학령인구 변화, 대학 외부 환경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늦어도 2012학년도부터 신입생을 모집한다는 계획이다.

제2캠퍼스의 조성에 따른 파급효과에 대해서는 "캠퍼스 이전이 아닌 확장의 개념으로써 캠퍼스 조성에 따른 인구이동이나 본 캠퍼스 규모 축소 등이 없어, 사실상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게 우석대 측의 해명이다.

그러나 우석대가 본교가 있는 전북권이 아니라 보다 수도권에 가까운 충북 진천에 제2캠퍼스를 설치하려는 배경을 시원하게 설명하지는 못하고 있다.

일단 현재 전주캠퍼스의 학과와 모집정원의 분배가 없이 제2캠퍼스를 추진한다는 것은 새로운 대학을 설립한다는 말과 같다. 그렇지 않고 현재의 규모에서 제2캠퍼스를 세운다면 전주캠퍼스의 축소 내지는 장기적인 전략 차원에서 캠퍼스 이전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90년대 이후 수도권 인근 사립대의 난립을 부추겼다는 비판의 한복판에 서 있는 교육부가 쉽게 우석대의 제2캠퍼스 설립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되는 부분이다.

이런 상황에 대해 교육부 사립대학지원과 관계자는 "제2캠퍼스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먼저 위치변경계획승인신청을 해 타당성을 검토해야 되는데 현재 접수된 서류는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언급할 내용이 없다"면서 "언론보도를 통해 우석대 소식을 들었을뿐 현재는 내부 사정에 지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교육부는 신입생 감소와 대학경쟁력 강화를 명분으로 국립대 통폐합을 강력하게 추진하는 상황에서 사립대가 제2캠퍼스를 설립하려고 나서는 것에 대해 신중한 판단을 내리지 않는다면 '오락가락 행정'이라는 비난을 피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민일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전민일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우석대 #전북 #진천군 #양해각서(MOU) #사립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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