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활한 태평양의 야성을 내 품안에

고흥 남열해수욕장과 팔영산

등록 2007.06.23 12:05수정 2007.06.23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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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동항 ⓒ 최성민

좁은데다가 위 아래가 둘로 갈라져 있는 우리 땅 남쪽 반에서는 어디를 가더라도 같은 계절에 비슷한 풍광만을 만날 수 있다. 이색적인 것을 찾아 떠나는 여행의 묘미를 살릴 수 없는 이유이다. 그럼에도 이 여름에 대부분의 뭍이 보여주는 풍토와는 좀 다른 곳을 애써 찾고자 한다면 전남 고흥이 그 한 곳이다.

고흥은 태평양에 정면으로 닿아있어서 우선 광활하고 야성적인 바다가 피서객들에게 다른 곳과는 달리 우람한 기운을 불어넣어 준다. 요즘 특히 고흥이 뉴스에 오르내리고 있다. 우주센터가 완공단계에 있어서 올 연말이나 내년쯤엔 한국에서 최초로 인공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게 된다고 한다. 고흥 사람들은 '고흥'(高興 : 높은 데서 흥한다)이라는 이름 뜻에 원래 우주센터가 고흥에 오게 돼 있었다고 자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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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열 해수욕장 ⓒ 최성민

고흥 남열해수욕장이 신안 증도, 진도 가계, 장흥 수문해수욕장 등과 함께 전국에서 가장 먼저 6월 4일 문을 열었다. 고흥은 육지 최남단에 자리잡고 있어서 다른 지역과는 기온부터 확연히 다르다. 한겨울에도 보리싹이 새파랗게 자라고 유채꽃이 핀다. 또 가을에 심어 겨울에 싹이 터 자라는 마늘이 고흥의 특산물이다. 지금은 좀 철이 지났지만 6월 중순까지만 해도 고흥의 들녘은 마늘냄새로 가득했다. 상인들은 막 거두어 낸 마늘을 찻길에 짚더미처럼 쌓아놓고 외래객들에게 팔고 있었다.

고흥은 이밖에도 날씨가 따뜻한 덕에 유자가 나고 숲이 풍성하다. 이웃 마을 보성이 녹차가 유명한데도 녹차 재배하기에 날씨가 더 유리한 고흥에서 녹차가 전혀 나지 않는 이유는 녹차보다 다른 작물이 더 수익을 올려주기 때문이리라. 또 고흥이 바다에 면해 있어서 어업이 유리한 것도 한 이유이다. 이런 천혜의 조건 때문에 고흥은 여느 시골마을을 가더라도 사람과 집의 모습에서 윤택이 반짝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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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가사 ⓒ 최성민

고흥나들이에서 함께 들러볼만한 곳으로 녹동항, 소록도, 나로도, 팔영산, 그리고 피서지 남열해수욕장이 있다.

팔영산은 고흥군 점암면에 있는 도립공원으로서 산의 높이는 608m, 총 면적은 9.881㎢이다. 고흥군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중앙의 성주봉(聖主峯)을 비롯해 유영봉(幼影峯)·팔응봉(八應峯)·월출봉(月出峯)·천주봉(天主峯) 등 8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는데, 연이어 우뚝선 이 여덟 개의 봉우리가 우람한 기운을 느끼게 해 준다. 정상에 오르면 맑은 날 멀리 대마도까지 볼 수 있고, 눈앞에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의 절경이 다가온다.

팔영산의 본디 이름은 팔전산(八顚山)이었다. 지금 들으면 좀 허황된 얘기이지만, 중국 위왕의 세숫물에 8개의 봉우리가 비쳐 그 산세를 중국에까지 떨쳤다는 전설이 전해지면서부터 팔영산이라 불렀다고 한다. 지금은 왜소해졌지만 예전에 화엄사, 송광사, 대흥사와 함께 호남 4대 사찰로 꼽히던 능가사를 비롯하여 경관이 빼어난 신선대와 강산폭포 등 명소가 많다. 남동쪽 능선 계곡에 자연휴양림이 잘 조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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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영산 ⓒ 최성민

능가사는 산 북서쪽 기슭에 있는데, 1천 5백여 년 전 아도(阿道)가 세워 처음엔 보현사라 했던 것을 정현이 인도의 명산을 능가한다하여 능가사라 이름을 바꿨다고 한다. 능가사에는 13세기 말에 조각했다는 사천왕상과 범종(전남유형문화재 69), 그리고 능가사적비(전남유형문화재 70)가 있다. 능가사 주변에는 용의 눈이 아홉개 들어 있다는 구룡정이 있다.

팔영산 가까이에 용바위, 남열해수욕장, 유청신피난굴, 여호 바다 및 강산호 낚시터 등이 있다.

녹동항은 고흥의 바다 관문이다. 항구 바로 앞에는 소록도가 있다. 녹동항에서 떠나는 배들은 멀리는 제주도와 거문도까지, 연안으로는 소록도, 거금도, 완도 약산도, 금일도 등으로 떠난다. 지금 항구 앞에는 녹동-소록도-거금도를 잇는 거대한 다리가 건설중이다. 녹동항 주변바다는 특히 물이 맑아서 그 위에 떠있는 섬들이 마치 비취색 카펫에 박힌 보석처럼 아름답다. 녹동항에서 철부선을 타면 채 5분도 걸리지 않고 닿는 소록도는 오랜 세월 애환을 안고 있지만 중앙공원의 수목처럼 섬 전체가 늘 아름다움과 건강함을 잃지 않고 있다.

올해 전국에서 가장 먼저(6월 4일) 문을 연 남열해수욕장은 백사장 길이 700m, 수심은 1~2m로 고흥군 영남면 동남쪽에 있다. 모래가 곱고 바닷물이 맑지만 태평양에서 막힘없이 밀려오는 파도가 높아 주의해야 한다. 앞이 태평양으로 훤히 뚫려있는 수평선이 있어서 광활하고 야성미 넘치는 바다를 만끽할 수 있다. 백사장 뒤편에 30~40년 된 곰솔 250여 그루가 숲을 이루고 있으며 주차장과 야영장 수세식화장실 샤워장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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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앞바다 ⓒ 최성민

용이 승천하였다는 용바위와 용암해안 낚시터에서 바다낚시를 즐길 수 있고 팔영산휴양림, 능가사가 가까이 있다. 찾아가려면 과역면에서 해수욕장까지 버스를 타거나, 고흥읍에서 27번 국도를 따라 과역면소재지를 지나 점암면 삼거리를 지나 천학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영남면소재지를 지나 해안도로를 달리면 해수욕장이 나온다.

나로도는 행정구역상 고흥군 봉래면 신금리이다. 고흥읍에서 25km 떨어진 곳에 있는 섬으로 외나로도와 내나로도로 구성되어 있다. 연도교, 연육교 두개의 다리로 육지와 연결되어 차를 타고 간다. 나로도에는 나로도, 발포, 덕흥, 대전, 염포 해수욕장 등이 있다. 나로도 해수욕장은 완만한 경사와 300년 이상된 상록수림 300주가 만들어내는 시원한 그늘이 좋다. 발포해수욕장은 신경통, 부인병 등에 특효가 있는 모래찜찔용 황사가 길게 걸쳐 있고, 수심이 얕고 경사가 완만하다. 간조시에는 피조개 잡이의 재미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덧붙이는 글 | <순천 거쳐서 고흥가기>

순천에서 국도 2호선을 따라서 쭉 서쪽으로 가면 벌교에 닿는다. 벌교전에 고개 올라가는길에 흥양휴게소가 있고 주유소를 막지나면 오른쪽으로 벌교로 가는길이 있는데 이 길로 가지 말고 계속 직진하면 (긴 직선 도로) 고흥,벌교 진입로가 나온다. 이길로 내려서서 좌회전한다. 

계속 직진하면 4차선 도로가 앞에 보이고 4차로 밑을 지나서 4차선으로 진입하는 길이 나온다. 이 길로 올라가서 천천히 20분 정도 직진하면 고흥읍이 나온다. 고흥읍에서 4차선 도로가 끝난다. 계속 직진하여 3분쯤 가면 신호등있는 삼거리가 나온다. 신호등을 지나 20분 정도 계속 직진하면 내리막길이 나오고 녹동시내가 보인다. 

<광주에서 고흥가기>
 -호남고속도로 주암교차로 - 27번 국도 -
15번과 27번 공용국도 - 고흥 - 15번 국도 - 연육교 - 내나로도 - 
15번 국도 - 소영선착장

대중교통은

1)(직행버스)광주 - 고흥 / 15분 간격/ 2시간 20분 소요(105km)
2)(군내버스)고흥 - 외나로도(신금)/30분 간격/40분소요(35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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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비슷한 내용으로 전남일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순천 거쳐서 고흥가기>

순천에서 국도 2호선을 따라서 쭉 서쪽으로 가면 벌교에 닿는다. 벌교전에 고개 올라가는길에 흥양휴게소가 있고 주유소를 막지나면 오른쪽으로 벌교로 가는길이 있는데 이 길로 가지 말고 계속 직진하면 (긴 직선 도로) 고흥,벌교 진입로가 나온다. 이길로 내려서서 좌회전한다. 

계속 직진하면 4차선 도로가 앞에 보이고 4차로 밑을 지나서 4차선으로 진입하는 길이 나온다. 이 길로 올라가서 천천히 20분 정도 직진하면 고흥읍이 나온다. 고흥읍에서 4차선 도로가 끝난다. 계속 직진하여 3분쯤 가면 신호등있는 삼거리가 나온다. 신호등을 지나 20분 정도 계속 직진하면 내리막길이 나오고 녹동시내가 보인다. 

<광주에서 고흥가기>
 -호남고속도로 주암교차로 - 27번 국도 -
15번과 27번 공용국도 - 고흥 - 15번 국도 - 연육교 - 내나로도 - 
15번 국도 - 소영선착장

대중교통은

1)(직행버스)광주 - 고흥 / 15분 간격/ 2시간 20분 소요(105km)
2)(군내버스)고흥 - 외나로도(신금)/30분 간격/40분소요(35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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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비슷한 내용으로 전남일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고흥 #태평양 #유자 #남열해수욕장 #팔영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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