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덕원사거리 골목길에서 '공공미술' 펼친다

주민과 함께하는 문화 "아트 인 시티 2007 - 인덕원 프로젝트"

등록 2007.08.10 11:32수정 2007.08.10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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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덕원프로젝트 홈페이지(http://cafe.naver.com/2007artga) ⓒ 인터넷화면 캡처

네온사인이 찬란한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 인덕원사거리 대로변 안쪽의 뒷골목. 이곳은 과거 많은 술집과 여관으로 향락지구라는 명예(?)를 안고 살았던 지역이지만 이제는 2차 산업들(미용실, 해장국집, 중국음식점, 부동산 등의 상점)이 자리하면서 상대적인 문화 소외지역이다.

이 골목길에 지난해부터 젊은이들이 들락거리기 시작했다. 이들은 골목을 누비고 다니며 때로는 귀찮게 이것저것 물어보더니 10월이 되자 동네 골목길에 낯선 설치미술 작품이 설치되었다. 최근엔 골목 귀퉁이 건물 지하에 미술관을 열고 아예 본거지를 차렸다.

이는 경기문화재단이 소외된 지역의 생활환경 개선을 위해 진행한 공모사업으로 600만원을 지원받아 펼친 작은 사업을 통해 동네에 일어난 자그마한 변화이다. 무미건조한 일상이 전부일 것 같은 골목에 미술이 파고들면서 활력이 넘치고 표정을 바꾸기 시작했다.

이는 작가들은 각자의 작업으로 삭막한 잿빛 건물의 상점 윈도우에, 올망졸망한 골목길에 파격적 '발상의 전환'을 시도하고, 무엇보다 교육을 통해 도시 안에 사는 주민들의 참여를 끌어내 삶을 바꾸고 뒷골목을 '거리미술관'으로 변신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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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덕원프로젝트' 사업설명회 ⓒ 최병렬

김월식(계원조형예술대학 매체예술학과 겸임교수) 작가를 중심으로 하는 이들이 올해에 공공미술추진위원회에서 주관하는 공공미술시범사업 '아트인시티 2007'에 선정돼 거금(?) 6000만원을 지원받자 '인덕원 프로젝트' 사업설명회를 지난 8일 현장에서 개최했다.

공공미술시범사업 '아트인시티'는 문화관광부 주최로 공공미술추진위원회가 주관하며 국무총리복권위원회,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하는 사업으로 사회양극화 해소를 위해 지난해 전국 11개 지역에서 사업을 추진했으며 올해에는 15개 지역에서 진행된다.

아트인시티 2007 '인덕원 프로젝트'의 사업설명회는 사업이 추진될 예정인 인덕원사거리 인근 뒷골목에 자리한 '인덕원미술관'에서 열렸다.

사업설명회에서 인덕원 프로젝트팀은 "이번 인덕원 프로젝트는 권순관 외 50여 명 작가들이 참여하여 상점, 거리, 놀이터를 대상으로 오는 11월까지 진행된다"고 말했다.

또 프로젝트팀은 "프로젝트 목적은 변두리 상가라는 커뮤니티의 주체적인 관계성 회복과 문화적으로 충만하는 동네 만들기로 자긍심 회복과 정주의식의 형성에 두고 주민의 주민들이 스스로 함께하는 문화의 학습과 교육 체험, 복지라는 측면에서 기획되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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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시, 시민단체, 작가 등 사업설명회 참석자들 ⓒ 최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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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덕원프로젝트 스탭진(왼쪽 두번째 책임기획 김월식 작가) ⓒ 최병렬

이들이 중점을 두고 있는 사안은 교육으로 상인과 주민들의 사진강좌를 통한 동네사진관과 동네영화관을 개점해 움직이는 학교 현장 작업과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마을 축제화(상가축제)로의 발전가능에 대한 워크숍, 지역네트워크를 통한 홍보 등을 진행한다.

또 프로세스아트와 커뮤니티아트를 계획한 작가들의 사전 리서치와 작업진행을 통해 이루어진 결과물을 10월 발표·전시회를 통해 아카이브화 하여 전시하고 함께 하는 동안 개발된 거리극 형태의 퍼포먼스 공연 등도 펼친다는 계획이다.

책임기획을 맡은 김월식 작가는 "지역(동네)이 기반인 문화예술교육과 커뮤니티 형성을 통한 자체 축제화 만들기를 돕고 기능성 디자인, 아트를 구현함으로써 거리와 상점 골목길 모두가 문화적으로 열려있는 전시장의 역할을 하도록 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또 김 작가는 "미술을 거리와 상점, 커뮤니티에 결합함으로 주민들에게 다양한 체험을 가능케 하여 풍부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 공공미술의 영역과 동네 구성원들의 만남을 통해 변두리 골목 상가의 문화적 가치에 대한 인식의 장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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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덕원프로젝트 사업설명회 중에서 ⓒ 최병렬

'인덕원 프로젝트'팀이 제시한 작업 계획서에 의하면 '변두리 상가 미술관'으로 생동감 있는 거리와 상점을 연출하는 Drawing in side, 작은 간판과 쇼윈도를 독특하게 재탄생시키는 image street, 배달과 유통의 디자인적 메커니즘인 달리는 행복 등이 있다.

또 교육, 퍼포먼스, 댄스, 연극, 작업장의 기능을 모두 갖춘 이동형 학교(수레형으로 기획자가 직접 제작)를 중심으로 각 골목과 상가를 돌아다니며 거리극이나 퍼포먼스 대로는 포럼이나 세미나 등도 진행하는 '변두리 상가의 걸어다니는 학교'도 운영된다.

이 밖에도 유흥가 중심의 인덕원사거리 뒷골목이라는 동네 특성에 맞게 '아버지와 함께하는 요리', '인덕원에 딴스 홀을 허하라'를 비롯해 동네 풍경, 가족·노인·영정사진을 찍는 우리 동네 사진관과 우리 동네 영화관을 통해 문화적 체험과 커뮤니티를 형성시킨다.

'아트인시티'는 작가와 시민의 건강한 '관계맺기'라는 점에서 골목길 상점 상인들과 동네 주민들이 작가를 추천하거나 자신이 스스로 작가로 참여할 수 있으며, 현재를 살아가는 이의 흔적 기록과 시각적·청각적 변형을 거쳐 생활과 어우러지는 미술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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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덕원프로젝트팀이 제작한 치킨상점 홍보용 차량 ⓒ 최병렬

한편 경기도 안양에서는 이미 지난 2003년 석수동의 낙후된 재래시장 골목에 보충대리공간 '스톤앤워터' 공간이 들어서면서 안양천프로젝트, 석수시장프로젝트 등 생활 속의 예술의 장을 펼쳐 공공-지역문화를 활성화하는 사회적 아젠다로 이목을 집중시켜 왔다.

특히 안양천프로젝트의 성공은 공감을 얻으며 안양시에 의한 전국 최초의 공공예술프로젝트로 이어지고, 시의 핵심사업으로 자리하면서 안양시가 공공예술이란 개념을 도시화에 접목하는 계기로 이어지며, 예술 바이러스가 안양 전체를 감염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안양시도 지난 2005년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를 통해 과거의 안양유원지를 예술공원으로 재탄생시키고, 최근에서 문화관광부의 공공디자인 시범사업 도시로 선정되어 도시 내 공공시설 전반에 공공예술에 이어 공공디자인을 심는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인덕원 프로젝트는 도심 뒷골목에서의 공공미술이란 무엇이고 어때야 하는가에 대해 많은 질문과 화두를 던지면서 새로운 도전이자 진전이고 발상의 전환을 제시하고 있다. 그 논의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점에서 앞으로의 실험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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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덕원프로젝트가 진행되는 안양 인덕원사거리 지도 ⓒ 인터넷캡처

덧붙이는 글 | 최병렬 기자는 안양지역시민연대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최병렬 기자는 안양지역시민연대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안양 #인덕원 #인덕원프로젝트 #공공미술 #아트인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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