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과 한국교회, 서로 '러브콜'

간증하는 등 활발한 활동 펼쳐... 목회자들, 차기 대통령감 적당 '화답'

등록 2007.08.29 15:17수정 2007.08.29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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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선에서 일부 목사는 이명박 후보를 공공연하게 지지하고, 이 후보도 이에 화답하듯 교계 행사에 참석해 신앙 간증을 하기도 하였다. ⓒ ⓒ뉴스앤조이 신철민

이명박 후보가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된 뒤 처음 공식 방문한 곳이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회장 이용규 목사)다. 그리고 조계종과 천주교를 방문해, 지관 조계장 총무원장과 김수환 추기경을 차례로 만났다. 이 같은 행보는 이번 대선에서 이 후보가 종교계에 쏟는 열정이 얼마만큼인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이명박 후보는 잘 알려져 있듯이 교회 장로다. 이번 대선에서 일부 목사는 이 후보를 공공연하게 지지하고 있다. 그는 교회에서 신앙 간증을 하기도 하고, 교계 행사에 참석해 축사 등의 발언을 많이 해왔다. 그래서 그럴까. 특히 교계 행사에서 그의 발언이 파장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았다.

'서울을 하나님께 봉헌하겠다'

제일 유명한 것이 서울시 봉헌 발언이다. 2004년 당시 서울시장이었던 이명박 후보는 5월 30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청년학생 연합기도회'에 참석해, "서울의 회복과 부흥을 꿈꾸고 기도하는 서울 기독 청년들의 마음과 정성을 담아 수도 서울을 하나님께 봉헌합니다"란 내용의 봉헌서를 낭독했다.

이 후보의 이 발언이 보도가 된 뒤 파문은 일파만파 번져나갔다. 불교계는 물론, 같은 기독교에서도 이 후보의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행사를 주최한 'Again1907 in Seoul' 쪽은 '서울 봉헌' 발언에 대해 "종교적, 국가적 차원보다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서울의 변화로 이 나라가 새로워질 수 있다는 생각 아래 진행된 것이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주최측은 일부 언론이 이 후보의 발언을 정치적으로 이용했다고 항변했지만, 비판 여론은 가라앉지 않았다.

결국 이 후보는 발언을 한 뒤 두 달여 만에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는 인터넷에 올린 사과문에서 "평소에도 편견 없이 여러 종교 행사에 참가했다"며 이번 기도회의 의미를 "그 중 하나일 뿐"이라고 제한했다. 또 이번 행사에 어떤 종교적 편향이나 정치적 목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명박 후보는 "이번 일로 시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정중히 사과를 드린다"며 "종교적 화합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시민을 위한 시정에 더욱 매진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 사건이 잠잠해질 즈음, 이 후보는 다시 한번 소신을 밝힌다. 그는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봉헌 발언을 간섭하는 것은 타종교 배타 행위라고 말했다. 이런 내용이 알려지자, 불교계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불교계는 "이명박 시장은 당장 공직을 떠나라"며 "공직자로서의 종교적 중립보다 개인의 종교적 신념이 더 절실하면, 이명박 시장은 종교 지도자의 길로 떳떳이 가라"고 주장했다.

청계천 개통도 하나님의 뜻?

이명박 후보의 설화는 계속된다. 이번에는 청계천이 주인공. 이 후보는 2005년 9월 12일 한기총이 주최한 청계천 복원 준공 감사예배에 참석해 "청계천 복원은 시장 개인이나 공직자들의 능력으로 이루어진 게 아니라, 보이지 않게 드려진 무릎기도를 하나님께서 받으시고 이루신 것이다"고 말했다. 이날 예배에는 조용기·김삼환·김장환 목사 등 교계 인사가 두루 참여했다.

같은 해 11월 11일에는 연세중앙교회(목사 윤석전)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해, 간증을 했다.

윤석전 목사는 "지난번에 서울시를 하나님께 봉헌한다고 말했다가 이방 종교로부터 많은 지탄을 받았지만, 우리는 모두 '이명박 장로님이 역시 장로구나' 하고 생각했다"면서 "앞으로 이 어른이 큰일을 한다면 우리나라 어떻게 될 것인가를 꿈만 꿔도 행복하다. 이런 분이 우리나라를 얼마나 좋은 나라로 만들 것인가 생각만 해도 50년이 앞당겨지는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이 후보 역시 이에 화답하듯 "저는 시장이기 이전에 장로였기에 장로 시장이 어떻게 저렇게 할까 하는 소리를 들을까봐 늘 걱정해왔지만, (저를 위해) 많은 분들이 기도해주셨다"고 말했다. "청계천 복원한다고 했을 때 22만명 상인이 머리를 깎고 항의했는데, 그들의 마음이 이명박을 믿어보자고 다잡은 놀라운 역사가 일어났다"며 "하나님이 해주신 것이기에 청계천 준공식을 할 때 먼저 목사님을 모시고 준공예배를 드리고 테이프를 끊었다"고 밝혔다. "여러분이 더 많이 기도해주시면, 제가 남은 임기를 무사히 마치고 그 앞길은 하나님께 맡기겠다"고도 말했다.

이명박 후보는 이보다 앞선 2005년 8월 27일 '기독교사회복지엑스포2005' 폐막식에 참석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사회에서 도움이 필요한 곳에 가장 많이 봉사해온 기독교가 힘을 모아 더 큰 봉사를 하기 위해 이 행사를 열었다"며 "기독교는 우리 사회에서 존경받는 종교가 될 것이다"고 외쳐 환호를 받았다.

또 같은 해 11월 15일에는 종교교회에서 열린 세계감리교대회 준비 예배에도 참석해, "기독교대회인 동시에 세계대회인 WMC가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전폭 지원하겠다"는 말로 박수를 얻었다. 게다가 그는 "서울시가 공식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지만, 관할 구청을 통해 인원을 동원해 길거리 청소를 하는 등의 도움을 주겠다. 또 교회 주변에 민박을 적극 유치하겠다"며 구체적인 약속까지 했다.

한국교회도 이명박에게 '러브콜'

이명박 후보만 한국교회에 구애를 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교회 역시, 이명박 후보에게 계속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월간 <목회와신학>이 목회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약 65%가 이 후보를 차기 대통령 감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기독교개혁운동(한기운, 대표 한성진 교수)은 2007년 6월 21일 이명박 후보를 한나라당 경선에서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금란교회는 교회 홈페이지 대문에 이명박 후보의 팬클럽인 '명사랑'의 배너를 걸었다가, <뉴스앤조이>의 보도가 나간 뒤 삭제했다.

<기독교TV>의 구본홍 부사장은 아예 이명박 후보 캠프에 참여했다. 구 부사장은 '특정 종교방송사 임원임이 이 전 시장과의 관계에서 오해를 살 수 있지 않냐'는 질문에 구 부사장은 "MBC 기자 시절부터 이 전 시장과 개인적인 관계가 이어져서 캠프와 관련이 있는 것이지, 1년 조금 넘게 있었던 기독교TV 부사장으로서 참석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뉴스앤조이(www.newsnjoy.co.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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