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으로 몰고 있는 입시교육은 사회적 타살이다

정부는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입시경쟁을 철폐하라!

등록 2007.09.04 20:58수정 2007.09.04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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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곳곳에서 카드빚으로, 생활고로, 자본의 탄압으로, 한미 F.T.A개방으로 인한 죽음이 잇따르고 있는 이런 가운데, 입시와 학벌문제로 인한 죽음 소식은 다시 한 번 이 나라가 우리 국민에게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경종을 울리게 한다.

수능시험을 80여 일 앞두고 지난 2007년 8월 27일, 광주 J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한 여고생(3학년)이 투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관할 광주광역시 광산구경찰서 조사에 따르면 집안사정 때문에 과외도 못 받고 학원도 다니지 못하면서 성적이 많이 떨어져 힘들어하며 평소에도 성적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심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고인은 "내가 너무 이기적이어서 나 편한대로 행동해서 미안하다. 어느 누구도 나에게 잘못한 것 없다. 지금까지 잘 버텨왔지만 계속 버틸 자신이 없다"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친구들과 인터넷에서 소통하던 모듬일기에서도 성적에 대한 고민과 교육현실에 대한 답답함을 호소하였다. 꽃다운 나이에 생명을 마감하였다. 한 숨 쉴 틈 없이 최근 8월28일 경남 창원 한 고등학생도 입시교육에 못이겨 생을 마감하였다. 매년 입시철이 되면 어김없이 벌어지는 성적비관 죽음은 우리 사회의 부조리한 학벌사회 구조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도대체 무엇이 고인(故人)을 자살까지 이르게 하였는가?

개인의 나약함 때문이 아니다. 좋은 대학에 입학하여 명문학벌을 얻어야만 성공적인 사회적 삶이 가능한 현실, 학벌 없이 사회적 차별을 감수해야만 하는 불합리한 사회현실, 그리하여 학벌사회로 진입하기 위한 비정한 학벌경쟁을 해야 하는 현실을 이 사회가 모두에게 강요하고 있다. 성적을 비관한 청소년들의 죽음은 우리 사회 입시경쟁이 젊은이들의 생명을 포기할 만큼 심각한 상황에 이르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고인의 죽음은 절대 자살이 아니다. 이들df 죽음에까지 이르게 한 것은 비인간적인 삶과 공부를 강요하는 교육자와 청소년들을 보호하겠다고 공언하면서도 아무런 대책 없이 희생자 수만 통계하는 정부가 만들어 낸 '사회적 타살'이다. 계속된 이러한 죽음에 대해 정부의 관심이나 진상조사는 철저히 개인적인 문제로 치부하며, 또 하나의 청소년 문제를 만들어내고 있다.

우리 현장을 들여다보자. 우리에게 익숙한 '0교시', 야간강제학습를 비롯해 클럽활동, 방과 후 활동, 보충수업으로 교과목수업을 인위적으로 진행하는 등 범법행위를 통해 학교현장에서도 입시경쟁에 한 몫 기여하고 있다. 또한 늦은 밤 하교 길 도로 한 복판에 많은 입시학원 차들이 장사진을 이루며, 자식사랑 부모 욕심을 단편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언제까지 학생들의 교육향상이란 명분으로 실력·명문 간판을 내세우기 위해 학생들을 도구적 수단으로 이용하고 방치할 것인가!


정부와 교육자가 입시경쟁을 방치하는 것은 학생들 사이에 인간성 파괴, 교육에 대한 불안감을 조성하여, 학벌사회를 유지하기 위함이다. 사회적 불평등을 지속하는 입시교육은 범죄다. 문제해결의 주체인 정부는 단순한 구호수준을 넘어서 이제 보다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실효성 있는 정책의 추진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그리고 이런 차별과 무분별한 경쟁을 빚어내는 학력, 학벌사회와 입시경쟁교육에 반대하며, 더 이상 청소년들을 죽음으로 내몰지 않기 위해 국민 모두가 정부에 요구해야 한다.

언론 역시 소중한 생명 앞에 간과하지 않을 것이며, 고인의 뜻인 청소년의 인간다운 삶을 회복하는 그 날까지 문제의식을 잃지 말아야 할 것이다. 결코 눈을 감지 못했을 고인의 죽음에 깊은 애도를 표한며....

○ 2007년도 성적비관 사회적 타살관련 언론보도
[광주일보] 2007년 2월 21일 보도, ‘성적비관’ 고교생 자살
[매일신문] 2007년 4월 26일 보도, 성적비관 여중생 스스로 목숨끊어
[뉴시스] 2007년 5월 2일 보도, 고교생 인천지하철서 투신 자살
[1318VIRUS] 2007년 5월 29일 보도, “광주 아파트서 여고생 투신자살”
[연합뉴스] 2007년 6월 23일 보도, 외고3년생 아파트 투신 자살
[SBS] 2007년 7월 24일 보도, 고교생, 성적비관 자살
[SBS] 2007년 8월 1일 보도, 성적비관 자살한 아들따라 아버지도 자살
[1318VIRUS] 2007년 8월 28일 보도, 성적비관 고3 여학생 투신자살
[오마이뉴스] 2007년 8월 30일 보도, 창원 17살 고등학생의 자살, 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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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캡처


"바보같은 나는 공부하는 목적이 오직 시험보기 위한 것이라는 것을 깨닳은건 얼마 되지 않았다. 그 전까진 공부한 것을 확인해보기 위한 수단으로 시험이란게 존재한다고 믿었다. 그런데 그게 아닌것 같다. '공부를 위한 시험' 이 아니라 '시험을 위한 공부'를 우리가 하고 있잖아. 선생님들은 시험에 나오는 것만 가르쳐주시고 시험에 나오지 않는 건 배울 필요가 없는 것이다. 학교에선 시험을 빼면 아무런 의미 없는 교육을 하고 있다."-2007년 8월 27일 목숨을 끊은 고인이 평소 고3생활 하면서 느낀 점을 일기 형식으로 남긴 글.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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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윤성효


2007년 8월 28일 목숨을 끊은 당일 학교에서 나눠 준 '통지서'에 "죽은 사람은 말이 없다"는 메모를 남겼다. <오마이뉴스>
#사회적 타살 #입시경쟁 #성적비관 #광주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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