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한국교회, 미국으로 선교 떠나라

미국 침략주의 편승한 선교... 부시가 하나님인가?

등록 2007.09.07 12:19수정 2007.09.07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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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받는 예수. 예수와 그의 제자들은 당대 최강 로마제국의 박해를 받았다. 오늘날 한국교회는 예수와 그의 제자들처럼 당대 세계최강에 맞서고 있는가? 사진은 경기도 하남시 구산성지에서 찍은 것이다. ⓒ 김종성

박해받는 예수. 예수와 그의 제자들은 당대 최강 로마제국의 박해를 받았다. 오늘날 한국교회는 예수와 그의 제자들처럼 당대 세계최강에 맞서고 있는가? 사진은 경기도 하남시 구산성지에서 찍은 것이다. ⓒ 김종성

오늘날 한국교회는 이미 세계적 교회가 되어 있다. 날로 신자가 줄어드는 서양교회와 달리, 한국교회는 여전히 녹녹치 않은 교세를 자랑하고 있다.

 

이 넘치는 에너지가 바탕이 되어 지금 한국교회는 세계 선교활동에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수많은 국내 교인들의 재정적 지원 위에서 젊은 선교사들이 믿지 않는 이방의 나라들 속으로 뛰어들고 있다.

 

이러한 한국교회의 선교활동에 있어서 정신적·이념적 바탕이 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힌 직후의 초기 기독교가 전개한 선교활동이다. 해외선교의 꿈을 안고 있는 젊은 기독교인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것은 초기 기독교 선교사들의 용기 있고 전투적인 선교활동일 것이다.

 

헬라어가 유창한 외국 태생 유대인으로서 적극적 전도활동을 벌이다가 돌에 맞아 죽은 '최초의 순교사' 스데반 집사(신약성경 사도행전 7장 59절).

 

예수의 수제자로서 예수를 세 번이나 부정했지만 나중에는 더 열심히 그리고 미친 듯이 로마시를 중심으로 선교하다가 끝내 순교하고 만 사도 베드로.

 

유대교 율법학자이자 헬레니즘 학자로서 한때 스데반을 죽이는 데에 가담했으나 기독교로 개종한 후에는 소아시아·시리아·그리스 그리고 로마 등지에서 오히려 더 열심히 예수를 전파하다가 네로의 박해 때에 순교를 당한 사도 바울.

 

오늘날 한국교회는 자신들의 해외선교가 용감한 초기 선교사들의 맥을 잇는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죽음의 위험을 무릅쓰고 중동이나 중국 등에 잠입해서 복음을 전파할 수 있는 것은, 한국교회의 지원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무엇보다도 위와 같은 확신이 밑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확신이 있기에, 한국교회는 최근의 아프간 인질사태에 대한 국내외적 비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위험지역에 대한 선교의 열정을 뜨겁게 불태울 수 있는 것이다. 아마 한국사회가 위험지역 선교를 비판하면 할수록, 한국교회 지도부는 이를 사탄 마귀의 준동쯤으로 치부하면서 위험지역 선교를 더욱 더 독려할지 모른다.

 

"하나님의 복음을 모르고 사탄 마귀에게 홀린 이방인들의 독설은 들을 필요도 없으니, 젊은 형제자매님들은 그럴수록 더욱 더 열심히 중동과 중국 등을 복음화시키는 데에 주저하지 마십시오"라고 말이다. 그리고는 "초기 기독교에서도 오늘날 우리처럼 헌신적이고 모험적인 선교활동을 했습니다"라면서 젊은 선교사들의 가슴에 아예 불을 붙일지도 모른다.

 

로마제국 중심으로 뛰어든 초기 기독교인들

 

그러나 한국교회가 간과하고 있는 것 한 가지가 있다. 그것은 오늘날 한국교회의 해외선교와 초기 교회의 해외선교에는 중대한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그것은 무엇일까?

 

스데반의 경우는 예외이지만, 베드로·바울 등을 포함한 1세기의 선교사들은 당대 세계최강 로마제국을 향해 선교의 길을 떠났다. 베드로와 바울 등 초기 교회의 선교사들은 로마제국의 세계전략에 편승하기보다는 로마제국 자체를 개종시키려는 모험의 길을 기꺼이 선택했다. 그리고 그들은 그 때문에 결국 순교까지 당하고 말았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초기 교회가 뚫고자 한 선교대상은 로마제국이 장차 점령하고자 하는 지역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오늘날의 표현으로 하자면, 초기 교인들은 탈레반이 거주하는 지역이나 반미감정이 득실한 지역으로 선교여행을 떠난 것이 아니었다. 그들이 목표로 삼은 선교지역은 진짜로 무시무시한 당대 최강 로마제국이었다.

 

죽음을 무릅쓴 초기 교회의 선교는 로마제국의 박해를 불러왔지만, 이 같은 수난에도 굴하지 않고 용기 있고 헌신적으로 복음을 전파한 결과로 기독교는 끝내 로마제국에 안착할 수 있게 되었다. 콘스탄티누스 황제(재위 306~337년)는 밀라노칙령을 통해 기독교를 공인했고, 테오도시우스 황제(재위 379~395년)는 기독교를 아예 국교로 선포해버렸다. 

 

이처럼 초기 교회는 세계 최강 로마제국에 정면으로 맞서 로마제국을 개종시키기 위한 도전에 나섰으며, 그 과정에서 감내한 숱한 순교가 바탕이 되어 기독교를 세계적 종교로 만드는 데에 필요한 초석을 놓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에 반해, 현재의 한국교회는 어떠한가? 물론 지도부가 아닌 개별적인 선교사들은 하나님의 복음을 이방인 지역에 전파하겠다는 신념 하나로 중동과 중국 등지로 떠나고 있다. 하지만, 전체적 구도를 놓고 볼 때에, 한국교회의 선교전략은 사실 미국의 세계패권전략에 부응 내지는 편승하는 측면이 있음을 결코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미국의 세계패권에 순응하지 않는 나라들은 세계관이나 가치관 자체가 미국과 다른 나라들이다. 중동처럼 이슬람을 신봉하고 있거나 아니면 중국처럼 동양적 가치관을 포기하지 않는 나라들이다.

 

국제정치적 관점에서 볼 때에, 그런 지역을 향한 대대적 선교는 서양적 가치관 혹은 미국적 가치관을 전파해서 그 지역 사람들의 정신적 방어벽을 무너뜨리는 정치적 효과를 낳을 수 있다. 전투는 군인과의 싸움이라면, 선교는 민간인과의 싸움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과 미군이 진입하기 전에 미리 터를 다지는 것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일일 것이다.

 

물론 그런 곳도 언젠가는 선교가 필요한 지역이겠지만, 미국이 패권 장악을 위해 공세를 강화하는 시점에서 그런 지역을 상대로 조직적 선교를 벌인다면, 그 누구라도 그 같은 선교의 순수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사실 이런 지역에 가서 하는 선교는 그리 위험하다고 볼 수도 없다. 물론 개별적 선교사들은 경우에 따라 죽임을 당할 수도 있지만, 미국의 세계패권전략을 돕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한국교회 자체는 그로 인해 손해를 볼 일이 별로 없을 것이다. 결국 불쌍한 것은 믿음과 열정만 갖고 떠나는 젊은 선교사들일 것이다. 이 대목에서 갑자기 가미가제 특공대와 그들을 보낸 나라가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미국이 석유지배를 위해 눈독을 들이고 있는 중동이나, 미국이 앞으로 꼭 굴복시키려 하는 중국 등지를 향한 선교활동이 별로 대단할 것도, 또 용감할 것도 없는 이유는 그것이 세계 최강 미국의 이익을 침해하는 것이 아닌데다가 도리어 미국의 세계전략에 편승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싫어하는 나라들을 꼭꼭 집어내서 선교를 하고 있다면, 그런 선교에 대해 과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까?

 

초기 교회는 하나님과 예수를 반대하는 나라들을 상대로 목숨 걸고 선교를 했는데, 오늘날 한국교회는 미국과 조지 부시를 반대하는 나라들을 상대로 선교를 하고 있으니, 한국교회의 '하나님'은 대체 누구인가 하는 점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 교회, '반미적 세계관' 무너뜨리는데 앞장

 

이처럼 세계최강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선교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오늘날 한국교회의 선교는 베드로·바울 당시의 초기 교회의 선교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초기 교회는 로마제국의 세계관을 무너뜨리고 그곳에 하나님 나라의 가치관을 심기 위해 순교를 무릅쓰고 로마제국에 뛰어들었지만, 한국교회는 반미지역의 세계관을 무너뜨리고 그곳에 조지 부시 나라의 가치관을 심는 것으로 오인될 만한 그런 선교활동을 하고 있다. 이러니, 한국교회가 초기 교회와 똑같다고 할 수 있을까?

 

만약 한국교회가 순수한 선교활동을 생각하고 있다면, 중동·중국뿐만 아니라 미국도 선교대상지역에 넣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미국이야말로 정말로 하나님의 복음이 꼭 필요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또 미국에는 대량살상을 서슴지 않은 한 인물이 있어서 그에게는 하나님의 복음이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인류의 사랑과 평화를 깨는 군대와 세계전략이 바로 미국에서 나오고 있으니, 미국이야말로 하나님의 말씀이 꼭 필요한 지역이 아니겠는가. 세계평화의 최대 장애물이 바로 미국인데, 미국을 빼놓고 어떻게 선교를 생각할 수 있겠는가?

 

한국교회가 정말로 하나님의 보호하심을 믿고 또 하나님의 복음을 온 세상에 전파하는 데에 관심이 있다면, 베드로와 바울이 그러했던 것처럼 '현대판 로마제국'인 미국의 부당한 세계패권에 맞서 미국을 개종시키기 위한 선교를 벌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억류를 당하더라도 백악관에서 당하고 순교를 하더라도 미국에서 순교를 해야, 그것이 진정 예수와 베드로·바울의 명맥을 잇는 진정한 순교가 되지 않겠는가?

 

아마 이 대목에서 이렇게 질문하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른다. "로마제국은 본래 기독교를 믿지 않는 나라였지만, 미국은 기독교를 믿는 나라가 아니냐? 그런 나라를 상대로 무슨 선교가 필요한가?"라고 말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다시 질문하고 싶다. 미국이 과연 하나님과 기독교를 올바로 믿는 나라냐고 말이다. 조지 부시의 나라 미국이 하는 행위가 과연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이냐고 말이다.

 

기독교를 믿는가 여부는 단순히 교회에 다니느냐 여부만으로는 판단될 수 없다. 겉으로는 교회에 열심히 다니지만, 속으로는 사탄 마귀보다도 더 사악한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주일에는 경건하지만, 나머지 6일 동안에는 전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많다. 그런 사람들을 과연 진정한 기독교인이라고 할 수 있을까?

 

기독교의 최고 가치관은 사랑이고 또 평화다. 그런데 석유와 패권을 얻기 위해 전쟁을 서슴지 않는 조지 부시와 미국에게서 과연 사랑과 평화라는 기독교적 가치관을 느낄 수 있을까? "행함이 없는 믿음은 그 자체가 죽은 것"이라고 야고보서 2장 17절은 말한다. 그래서 조지 부시와 미국의 믿음은 죽은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조지 부시와 미국은 진정한 기독교도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겉으로는 하나님을 믿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전혀 기독교인이 아닌 사람들이 있다면, 하나님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보다도 그런 사람들이 1차적 선교대상이 되어야 할 것이다.

 

예수도 바로 그렇게 선교했다. 그는 하나님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파한 게 아니라, 하나님을 안다고 자부하는 유대인들에게 먼저 복음을 전파했다. 그의 제자들도 유대인들에게 먼저 복음을 전파한 다음에 이방인들을 향해 떠났다.

 

이처럼 현대 교회가 세계최강 미국을 1차적 선교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는 말은 성경적으로 보아도 결코 틀리지 않은 말일 것이다. 그렇게 하는 것이 세계최강 로마제국에 맞서 과감한 선교활동을 벌인 초기 교회의 맥을 잇는 행동이 될 것이다.

 

미국을 신뢰하지 말고 하나님을 신뢰하라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초기 교회는 로마제국의 칼끝에 정면으로 맞서 순교를 무릅쓰고 로마제국을 상대로 선교활동을 전개한 결과로 결국 로마제국을 개종시키는 데에 성공했다. 그래서 그것은 진정으로 '위험한 선교'였다.

 

하지만, 한국교회는 미합중국의 총구 옆에 서서 미국의 적들을 상대로 선교활동을 수행함으로써 미국의 악행을 도리어 부채질하는 측면이 없지 않다. 그래서 그것은 어쩌면 하나도 위험할 것이 없는 선교인지도 모른다. 초기 교회는 불속으로 다이빙했지만, 한국 교회는 물속으로 다이빙하고 있다고 해도 비유해도 괜찮을까.

 

한국교회가 정말로 온 세상을 하나님의 나라로 만들고 싶다면, 이제 다음 세 가지를 해야 한다.

 

첫째, 미국의 세계패권전략과 관계없이 그리고 미국을 지지하건 반대하건 간에 하나님을 올바로 믿지 않은 사람들을 향해 선교여행을 떠나야 할 것이다.

 

둘째, 사랑과 평화라는 기독교적 가치관에 가장 큰 장애물은 미국이므로, 미국의 반기독교적·반인류적 행태를 일소하기 위해 미국을 용기 있게 비판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셋째, 미국을 신뢰하지 말고 하나님을 신뢰해야 한다. 솔직히 말해서, 지금까지의 한국교회는 미국이 도와주실 것이라고 믿고 중동·중국 등의 세계관에 대항했다. 이제 앞으로의 한국교회는 진짜 하나님이 도와주실 것이라고 믿고 미국의 세계관에 용감하게 대항해야 할 것이다.

 

한국교회가 그렇게 한다면, 한국 선교사들이 백악관에 억류되어 순교의 위험에 처하더라도 한국은 물론 전 세계의 모든 인류가 한국교회의 용기를 칭찬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한다면, 지금처럼 온 국민들이 해외선교를 비판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또 무엇보다도 그것이 하나님과 예수를 올바로 믿는 사람들의 행동일 것이다.

2007.09.07 12:19 ⓒ 2007 OhmyNews
#아프간인질사태 #기독교 #교회 #선교 #미국패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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