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군, 골프장 불법진입로 16년간 방치 '말썽'

"60억원 민자유치로 골칫거리 해결했다"고 되레 자랑

등록 2007.09.10 17:28수정 2007.09.10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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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군 왜관읍 매원리 동정천 제방을 16년간 불법으로 사용해 온 ㅍ골프장 진입도로. ⓒ 이성원


경북 칠곡군이 왜관읍 매원리 동정천 제방 등의 불법 개설도로를 16년간 방치해 오다가 뒤늦게 골프장 사업체에 정식도로 개설을 맡겨 골칫거리를 해결했다며 되레 자랑하고 있어 무책임한 행정을 펴고 있다는 지적이다.

왜관읍 매원교∼ㅍ골프장 인근 도로 약3㎞ 구간은 동정천 제방 등을 포장해 지난 1991년부터 무단으로 사용해 온 도로이다. 이 도로는 당시 (주)매원개발 경북CC(현 ㅍCC)가 골프장을 건설하면서 하천제방과 인근 농지를 이용해 임시용 공사로로 개통했었다.

그러나 경북CC측은 골프장 공사가 끝나고도 도시계획도로를 새로 내지 않고 기존의 동정천 제방-농지의 임시도로로 골프장 준공승인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칠곡군의 행정적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당시 매원2리 마을회관 3층 회의실에서 열린 도로개설과 관련한 주민공청회에 참석했던 매원리 이모주민은 이모군수(1993년 3월∼1994년 5월 재임)가 주민공청회에서 법대로 어떻게 하나, 공사용 임시도로를 새마을사업으로 골프장 진입로로 허가하려고 하니 주민 여러분들이 협조해 달라고 부탁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군수가 골프장 사용허가를 해주는 대신 2년내 골프장측을 통해 도시계획도로를 정식으로 개설해 줄 것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골프장 사용승인후 진입도로를 개설하겠다는 조건부 허가였다. 그리고 주민들은 골프장 진입로와 함께 농지 쪽으로 농로를 만들어 줄 것을 요구했고, 군에 반영될 것으로 믿어왔다.

그러나 경북CC는 약속대로 2년이 지났지만 도시계획도로를 신설하지 않았고, 이후 경북CC와 경북CC를 인수한 ㅍCC는 14년이 지나도록 정식도로를 내지 않고 제방위 임시가설도로를 사용하고 있다.

칠곡군은 ㅍCC가 이같이 정식 진입로를 개설하지 않았음에도 특별한 제재조치를 가하지 않아 골프장영업을 지금껏 버젓이 해왔다는데 대해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군은 뒤늦게 왜관 봉계리에 현재 골프장공사를 추진하고 있는 CJ파라다이스CC 및 이미 영업중인 ㅍCC에 정식 진입도로 건설비용 60억원을 부담시켜 놓고 16년간의 골칫거리를 해결한 것처럼 자랑하고 있다.

군은 군도 14호선인 왜관읍 매원∼봉계리 구간 4.95㎞에 대해 폭 10m 2차로 공사를 오는 2008년말까지 시행하며 총사업비는 60여억원은 전액 민간자본이 투입된다고 밝혔다.
군은 우선 내년 7월말 완공 목표로 매원리 입구∼반송이 마을까지 총연장 1.87㎞ 구간에 대해 ㅍCC(골프장 영업중)와 파라다이스CC(골프장 허가신청중)에 각각 10억원씩 부담시켜 사업을 시행한다.

농로를 겸하는 봉계리 인근 농경지 2구간은 650m로 올 하반기에 착공할 예정이며, 총사업비 10억원은 파라다이스CC가 부담한다.

이어 3구간은 봉계리에서 봉계지를 연결하는 골프장 예정지 진입도로(총연장 1천538m)로, 이 일대 골프장 사업시행사인 파라다이스CC에서 사업비 25억여원을 부담, 공사를 완료해 칠곡군에 기부채납하는 방식으로 칠곡군, (주)한길, (주)CJ파라다이스가 협약을 체결했다고 군관계자는 밝혔다.

그러나 CJ파라다이스측은 당국이 파미힐스 골프장 진입로 문제와 관련, 지금까지 조용하다가 파라다이스 골프장사업을 추진하니까 진입로 허가조건을 앞세워 ㅍCC와 함께 공동으로 도시계획도로 개설사업비(각각 10억원씩)를 부담시켜 골프장사업을 위해 여기에 응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칠곡군 박달호 건설과장은 31일 이에 대해 "골프장사업자는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골프장을 건설하는 만큼 진입로는 사업자가 부담하는 것이 당연하며 군이 이들의 민간자본을 유치, 도로를 내게 됐으니 좋게 봐달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성원 기자는 경북일보 사회부 기자 출신으로 현재 칠곡신문 편집국장입니다.


덧붙이는 글 이성원 기자는 경북일보 사회부 기자 출신으로 현재 칠곡신문 편집국장입니다.
#왜관 골프장 불법진입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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