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제발 이렇게 입지 말자!

한복 예쁘게 입는 법

등록 2007.09.20 20:22수정 2007.09.27 11:06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이제 보름달이 휘영청 밝혀줄 한가위가 우리 코앞까지 다가왔다. 집집이 차례 준비, 고향에 가지고 갈 선물 준비로 전국이 들썩들썩 거리고 있다. 나 또한 차례준비를 위한 재료를 구입하려고 대형매장을 들렀다.


사람들의 손길이 닿길 기다리는 선물 포장들이 예쁘고도 질서정연하게 나열되어 있었고, 그 선물꾸러미들 속에서 좀 더 실속 있는 것을 찾으려는 눈길들이 바쁘게 왔다갔다거리고 있었다.


그 많은 인파 속에서 오래간만에 예쁜 색상의 한복이 나의 눈에 꽂혔다. 아뿔싸∼! 한복이 나의 시선을 집중시킨 것까지는 좋았는데, 우리 고유 한복의 전통미를 한방에 날려 버리는 장면이 포착되었다.

 

a

우리 고유 한복의 전통미를 한 방에 날려 버리는 장면이 포착되었다. ⓒ 문정

우리 고유 한복의 전통미를 한 방에 날려 버리는 장면이 포착되었다. ⓒ 문정

한복을 상자에서 바로 꺼내 입었는지 다리지도 않은 채 꼬깃꼬깃한 천연(?) 그대로 입고 있는 것이다. 속옷도 갖춰 입지 않고 기존의 셔츠 위에 덧입어서 안쪽의 색색의 옷이 다 보이기까지 하였다. 개량 한복을 입은 종업원, 전통한복을 입은 종업원 모두 다 갖춰 입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였다.


더더욱 심각한 것은 한복 신발(고무신·한복용 슬리퍼)도 갖추지 않고 싸구려 티가 펄펄 나는 검정 단화에다가 검정 바지가 한참이나 보이는 것이다. 분명히 성장을 다 마친 성인인데 한복을 구입하고 나서 갑자기 컸을 리도 없을텐데…. 새로운 한복 패션이 나왔나 의심이 들 정도였다.


만약에 외국인이 쇼핑하러 들렀다가 그 모습을 보고 돌아가서 그대로 전하고, 또 그대로 재연할까 두려웠고, 내 얼굴이 다 화끈거렸다. 자주 입어보지도 못하는 한복, 어쩌다 입어보는 한복을 이렇게 싸구려보다 더 못한 거렁뱅이 옷 취급을 하는지 정말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한복 고유의 느낌 즉, 단아함이라곤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대형할인매장마다 그것도 해마다 일 년에 두 번씩 연출되는 것을 보면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다. 차라리 한복을 입지나 말 것이지, 왜 돈을 써가면서까지 한국 고유의 전통미와 단아한 멋스러움을 깡그리 사라지게 만들어버리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명절 때만 되면 학교마다 예절 교육한다고 한복 구입하랴 빌리야 난리가 난다. 앞으로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할 게 아니라 대형마트 종업원을 대상으로 한복 입는 법에 대한 특강을 열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날이 갈수록 입을 일이 줄어드는 잔치 때나 집안의 큰 행사 때에만 간신히 입게 되는 한복, 한복 입는 법을 잘 배워서 이제는 좀 단아하게 입어보도록 했으면 좋겠다.


옷매무새가 깔끔한 사람에게 다가가서 상품을 상담받고 싶은 것은 나만 그런 것일까?

 

a

ⓒ 문정

ⓒ 문정

[한복 예쁘게 입는 법]


1. 속옷을 꼭 입자


한복의 맵시는 속옷을 제대로 갖춰 입었을 때 살아난다. 속적삼을 입으면 맵시가 살아날 뿐만 아니라 땀을 흡수하는 실용적인 효과도 겸한다. 치마 안에는 속바지와 속치마를 입을 것.


2. 치마는 오른쪽 자락이 위에 오게


치마를 입을 때 치마끈의 왼쪽 자락이 안으로 들어가고 오른쪽 자락이 위에 올라오게 한다. 겉자락을 왼손으로 잡을 수 있게 입는 것이 좋다(오른쪽으로 여미는 방법은 기생들이 입는 방법). 치마끈을 가슴 중앙에서 묶으면 저고리가 들뜨기 쉬우므로 약간 왼쪽으로 치우쳐 매듭을 묶는다.


3. 저고리를 입을 때는 반드시 주름을 잡아주어야


한복 저고리는 평면 재단이므로 겨드랑이 부분에 다트를 잡듯 주름을 잡아야 저고리가 들뜨지 않는다. 또한, 깃고대가 목에 닿는 느낌이 들게 앞으로 약간 잡아당겨 입어야 예쁘게 맵시가 잡힌다.


4. 버선과 고무신을 꼭 신는다


요즘에는 한복용 슬리퍼가 나와서 발도 편하고 버선을 신을 필요가 사라졌지만, 역시 한복에는 버선과 고무신이 제격이다. 치마가 바닥에서 3㎝ 정도만 올라가게 해서 고무신의 앞 코가 살짝 보이면 가장 보기가 좋다. 남자는 구두를 신어도 무방하다.

2007.09.20 20:22 ⓒ 2007 OhmyNews
#한복 입는 법 #개량한복 #대형할인매장 #전통한복 #한가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샌디에이고에 부는 'K-아줌마' 돌풍, 심상치 않네
  2. 2 경찰서에서 고3 아들에 보낸 우편물의 전말
  3. 3 '25만원 지원' 효과? 이 나라에서 이미 효과가 검증되었다
  4. 4 하이브-민희진 사태, 결국 '이게' 문제였다
  5. 5 용산에 끌려가고 이승만에게 박해받은 이순신 종손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