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한 번 안 걸려서 건강하다? 천만의 말씀!

감기는 내 몸이 보다 큰 사고를 피하도록 배려해주는 '자연의 은총'

등록 2007.10.13 14:32수정 2007.10.13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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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하게 듣는 이야기 중에 “한겨울에도 감기 한번 앓은 적이 없는데…” 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이것은 평소에 건강한 몸인데 이번에는 재수가 없는 탓인지 이상하게 몸이 아프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이 말을 좀 곱씹어보면 그 속에는 자신의 건강에 대한 자신감내지는 오만함이 들어있습니다.


감기는 양방적인 관점에서는 바이러스에 의한 상기도 감염으로 인한 제 증상이라고 하고 한방에서는 한사(寒邪)가 몸에 들어와 내 몸의 정기(精氣)와 싸우는 과정으로 설명합니다. 이렇게 병증을 보는 관점이 다르기 때문에 치료방법이 다릅니다. 따라서 양방에서는 항바이러스제가 감기약이 되는 것이고 한방에서는 한사의 침입 정도에 따라 내 몸의 정기를 활성화시켜서 한사를 몰아내는 처방이 감기약이 됩니다.


양방 처방은 감기바이러스를 무력화시키는 것이 목적이므로 처방하는 약이 한가지일 수밖에 없지만 한방 처방은 내 몸의 정기를 활성화시키는 것이므로 그 사람의 몸 상태에 따라 맞춤처방이 되니 수없이 다양한 본초의 구성이 됩니다. 예컨대 한 수험생이 영어시험을 보았는데 점수가 나빠서 내용을 분석해보니 부정사에 관한 문제가 틀렸을 때 양의사는 부정사만 공부시키는 경우이고 한의사는 그 학생의 수준을 전반적으로 검토해서 영어공부시간을 늘리든지 혹은 영어선생님을 어찌하든지 혹은 집안환경을 바꾸어 주든지 등의 다양한 선택을 하는 경우와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들릴지 몰라도 감기바이러스는 변종이 심하여 실제로 양방에서는 감기약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감예방주사를 맞는 것은 이상한 일입니다. 물론 감기와 독감은 다른 병증이라고 말하지만 독감바이러스 역시 변종이 심하므로 미리 맞는 항바이러스제는 의미가 없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저도 궁금한 면이 많지만 일단 주제로 다시 돌아갑니다.

 

감기 신호? 내 몸이 환경에 잘 적응하고 있다는 증거

 

생명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우주의 기(氣)가 끊임없이 흘러들어오고 흘러나가야 합니다. 이 말은 생명체는 시시각각으로 끊임없이 변화할 수밖에 없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즉, 우리가 육체를 가지고 살아있다는 것은 우리의 육체가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우리를 둘러싼 환경도 역시 끊임없이 변하므로 우리의 육체가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는 환경의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자신을 변화시켜 적응해야 합니다.

 

어떤 이유로 이 적응력이 떨어지면 우리 육체는 우리에게 신호를 보냅니다. 그 신호들 가운데 비교적 큰 편에 속하는 것이 감기라는 병증입니다. 공기가 차다고 느끼거나 몸이 약간 춥다고 느끼는 것은 감성적이지만 가장 과학적이고 동시에 1차적인 신호입니다.

 

이것을 무시했을 때 감기라는 병증으로 호소하여 몸을 쉬도록 합니다. 따라서 감기증상은 내 몸이 외부환경의 변화에 적응하기 위하여 과도하게 소비한 에너지를 보충하게 하기 위한 기회를 가지라는 자연의 사랑인 것입니다.

 

만일 감기라는 병증이 없다면 우리 몸은 외부환경에 대한 적응을 하지 못할 경우에 몸을 이루는 기의 흐름이 갑자기 정상적인 운행을 하지 못하여 곧 바로 보다 큰 병증이나 심지어 죽음에 이르게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양방적인 해석을 덧붙인다면 바이러스는 우리 몸과 친하지 않으면(바이러스의 염기서열이 사람의 몸과 공통된 염기서열을 가지고 있어야 사람의 몸에서 살 수가 있다. 그러한 공통된 염기서열을 가지고 있지 않는 바이러스는 인체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한다) 우리 몸속에서 살아갈 수 없는데 이 말은 결국 감기바이러스도 우리 몸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즉 생태계측면에서 보면 감기바이러스는 인류가 살아가는데 필수적인 하부구조란 말입니다.

 

다시 맨 처음의 말로 돌아갑니다.  “감기 한번 앓지 않았던 내가…” 라는 말 속에 들어있는 감기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봅시다. 말 자체로만 가지고 보면 내 몸의 정기가 워낙 강하여 어떤 환경 변화에도 바로바로 적응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몸에 대한 과신이나 혹은 무시로 인하여 내 몸에서 호소하는 신호를 지금까지 들어주지 않았던 경우가 대부분일 것입니다.  

 

따라서 이런 분들이 아파서 의료기관을 찾을 때는 이미 몸이 많이 상한 후입니다. 작은 경고를 가볍게 여기면 나중에 큰 사고를 당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문제는 이런 분들의 생각의 틀입니다. 몸이 힘들어서 의료기관에 왔다면 그 순간부터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 대하여 겸손해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합니다.

 

여전히 옛날의 강한 의지와 몸체만 생각해서 자신이 무엇을 잘 못 생각해 왔는지 인지하려들지 않습니다. 당장 불편한 증상만 없어지면 다시 옛날처럼 건강한 줄 알고만 있습니다. 그래서 병은 스스로 만든다고 하나 봅니다.

 

인간의 모든 병증은 '자연의 은총'

 

몸이 건강하다는 것은 외부환경의 변화에 대해서 내 몸의 생명력을 보다 더 온전하게 유지시키기 위한 모든 기능이 활성화되어 있다는 상태를 뜻합니다. 무거운 것을 들 수 있다거나 오랫동안 일을 할 수 있다거나 혹은 몸속에 병원균이 없다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물론 이러한 체력이나 무병원균 상태는 내 몸의 상태를 알려주는 중요한 정보이긴 합니다만 그러나 아무리 힘이 좋고 내 몸속이 깨끗해도 적응력이 없어지면 곧 바로 중병에 들게 됩니다.

 

보다 실감나게 이 이치를 사회현상에 비유합니다. 어떤 사람이 강남에 아파트가 있고 금융이자로 생활하고 돈 쓸 일도 별로 없고 더구나 빚조차 하나도 없다면 요즘 많은 사람들의 이상형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사람이 변하는 경제환경에 적응하게 될지는 의문입니다. 현대의 합리적인 경제인이라면 금융기관으로부터 빚도 낼 줄 알아야 하고 현금과 부동산을 끊임없이 운용할 줄 알아야 하고 무엇보다도 현재 경제활동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만일 앞으로 오는 경제적인 변화에 이런 사람들이 살아남아 있을 확률은 매우 적습니다. 환경에 대응하는 적응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 사람의 경제건강은 안정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안정이란 평형을 말하는데 세상의 모든 평형은 동적(動的)인 평형인 것입니다

 

위의 예를 든 사람들의 병증에 대한 무지는 사회의 교육이 가장 책임이 크다고 봅니다. 즉 병이란 왜 있는지에 대한 생각은 없고 그저 당장 불편하니 없애야 된다는 생활편의주의적인 생각이 사회 전체에 물들어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특히 현대의 주류의학인 양의학의 영향이 가장 크다고 봅니다. 양의학이 개인의 균형적인 건강보다는 근세의 전쟁을 통하여 인적자원 동원을 위한 대량적인 효율성 측면만을 강조한 배경이 병증을 무조건 인간의 적으로만 각인시킨 결과로 봅니다.

 

모든 병증은 자연이 자연 스스로가 창조한 생명체에게 보다 더 오래 살 수 있게끔 안배해준 은총이라는 것을 다시 힘주어 말하고 싶습니다. 그 은총에 보답하기 위해서는 우리 몸에서 자신에게 끊임없이 호소하는 작은 신호들에게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이것이 최선의 웰빙입니다.

덧붙이는 글 | 할아버지한의원 사이트에도 등재합니다.

2007.10.13 14:32 ⓒ 2007 OhmyNews
덧붙이는 글 할아버지한의원 사이트에도 등재합니다.
#감기 #웰빙 #평형 #건강 #적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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